메뉴 건너뛰기

그외 딱 한번만 커뮤를 일기장으로 쓰고 싶은 중기
748 9
2020.07.05 01:00
748 9
10년동안 괴롭힘을 당한 사람의 글을 봤다
피해자만 항상 기억에 고통스러워해야 하는게 너무 좆같다
나는 마음 속에 억울함이 많은 사람인가보다
어렸을 때부터 그랬다
누가 내 마음을 이해해주면 눈물부터 나고
따뜻한 말 한마디가 너무 좋아서 나도 남들에게 따뜻한 말을 하고 싶다고 생각했던 것 같다
마음 속에 억울한 게 많아서
하고 싶은 말이 많아서 그랬던 거였나?
다 괜찮아진 것 같아도 마음 속에 한번 진 응어리는 그냥 풀 수 없이 영원히 짊어지고 가야 하는 것 같다
괜찮아진 줄 알았고 걔네들 앞에 서면 내가 떳떳해질 수 있다는 사실에 이젠 걔네랑 동등한 위치에 서있을 수 있다는 생각에
그럼 다 괜찮아진 거지 나 괜찮아진 거지 생각했는데
사실 그런 생각을 하는 것부터가 안괜찮은 거였다
억울하고 분하고 슬프고 서러워서
내가 무슨 잘못을 해서 얼굴에 교과서 모서리를 맞고 모두가 그걸 보면서 깔깔대고
문자로 따돌림당하는 애 말 아무도 안 믿어준다는 말을 들었어야 했는지
선생님은 왜 그것도 모르고 예전에 친구였지만 지금은 날 괴롭히던 애가 무리에서 틀어지니까
걔를 잘 부탁한다고 했던 건지
내가 몇년동안 혼자 좋아한 걸 알면서 딱 하루 사귀고 차고 나서 나한테 말하기도 했다
걔도 열등감이었던 걸까 차라리 그랬으면 이해라도 할 수 있을 것 같다 등신같이
신경쓴다는 게, 의식한다는 게 이미 난 괜찮지 않은 거라는 걸 오늘 알았다
지금 약간 열세살로 돌아간 것 같다
10년도 넘게 지났는데
그 동안 그 느낌이 안 살아나서 잊은 줄 알았는데 그냥 잊은 척 한 거였다
절대 안지워지는 상처였다니 좀 충격이다
10년동안 한 노력이 전부 다 물거품이 된 느낌 그렇게 잊으려고 노력했는데
그래도 괜찮아질거야
그래야만 한다 날 괴롭혔던 걔네는 십년에 한번도 내 생각 안할 테니까 아니 평생 안할테니까
너무 좆같다 상처는 나만 받았는데 묻는 것도 나 혼자 해야 한다는게
너무너무너무너무너무 억울하다 억울해서 소리지르고 싶다
그래도 해야한다
안그러면 다치고 망가지는 건 나 하나기 때문에
나는 다시는.... 그 애들한테 휘둘리고 싶지 않다 감정적으로
걔들을 여전히 내 인생에서 그렇게 큰 존재로 남겨두고 싶지가 않다
걔네가 망했다고 해도 그럴 줄 알았다는 한마디 남기고 돌아서서 내 일을 할 줄 아는 사람이 되고 싶다
노력할 거고
흉터는 지울 수 없는 거겠지만
어떻게 하면 정말, 흉터를 흉터로만 남겨두고 살 수 있는 걸까
아직도 곳곳에 남아있는 것 같다 맨날 스스로 가스라이팅하는 성격, 남한테 맞춰주려고만 하는 저자세에 사람 못 믿으면서 사람한테 사랑받고만 싶어하고 그 누구에게도 상처주고 상처받고 싶지 않은 마음에 결국 아무 것도 못하고 아무 것도 아닌 것처럼 그렇게 무색무취의 사람으로 기억 속에서 사라져버리게 되는 것
다 박박 지워버리고 싶은데 안된다
너무 답답하다 뭔가 이걸 리셋 할 수 있다면 리셋해버리고 싶다
매일 내일은 다른 사람이 될 거라고 다짐하고 그렇게 못한다
내일은 진짜 그렇게 할 거야
하고 싶은 대로 다 말하고 다 하고 살 거야
억울하게 안 살아야지 눈치 안봐야지 내 할 말 다 하고 살아야지
이렇게 하면 조금이라도 날 덜 싫어할까봐 행동하는 스스로가 싫다
모든 게 내 잘못은 아니다 다른 사람의 잘못까지 떠안지 말자 나는 그만큼 모자라고 쓸모없는 사람이 아닐거야
서러운 마음을 가지고 사는 건 진짜 힘든 일인데 가장 큰 이유는 자기연민에 빠지기 때문인 것 같다
내가 이렇게 불쌍해, 난 정말 불쌍한 사람이야
그런 생각하기 싫어서
마음 한 구석에 그런 마음 숨겨두기 싫어서 자기 불행에 빠져서 다른 사람 못 보는 사람이 되고 싶지 않아서 자기 연민 하기 싫다
근데 하게 된다
하지 말자 진짜
나는 불쌍한 사람 아니고 이해받아야 되는 사람 아니고 아픈 사람 아니고 그냥 평범한 사람이야
딱 평범한 사람이다 상처가 있지만 가볍게 생각할 거다 그냥 무릎 까진 상처 정도
모두가 다 달고 사는 달리다가 넘어진 상처 정도로
걔네들을 넘겨버리고 싶다 그렇게 할 거다
다시 달려야지 좋은 친구들이 있고 내가 잘되길 바라는 내가 있고 엄마가 있으니까
오늘까지만 힘들고 오늘까지만 그 때 열세살 멍하니 죽고싶다고 생각했던 그 마음을 기억하고
내일부터는 평소처럼
아니 평소보다는 조금 더 하고 싶은 말 다 하고 사는 사람이 되자
더는 억울해하기 싫다
터트리는 폭탄 잔해에 내가 상처나더라도
목록 스크랩 (0)
댓글 9
댓글 더 보기
새 댓글 확인하기

번호 카테고리 제목 날짜 조회
이벤트 공지 [🥔스킨푸드 X 더쿠🥔] 패드맛집 신제품 <스킨푸드 감자패드> 체험 이벤트 425 00:08 6,084
공지 ┴┬┴┬┴┬┴ 4/20(토) 오전 8시 서버 작업 공지 ┴┬┴┬┴┬┴ 04.19 13,289
공지 ▀▄▀▄▀【필독】 비밀번호 변경 권장 공지 ▀▄▀▄▀ 04.09 335,334
공지 공지접기 기능 개선안내 [📢4월 1일 부로 공지 접힘 기능의 공지 읽음 여부 저장방식이 변경되어서 새로 읽어줘야 접힙니다.📢] 23.11.01 2,803,519
공지 비밀번호 초기화 관련 안내 23.06.25 3,594,876
공지 ◤더쿠 이용 규칙◢ 20.04.29 20,118,178
공지 성별관련 공지 (언급금지단어 필수!! 확인) 16.05.21 21,073,986
모든 공지 확인하기()
178962 그외 초6이 학군지에서 영문법을 하나도 모른다면 3 04:33 124
178961 그외 층간소음때문에 이사왔는데 윗집이 만만치 않은 후기 1 03:11 122
178960 그외 부모님 건강검진 해드리려고 하는데 어디가 제일 나은지 추천받고 싶은 중기 00:47 61
178959 그외 조울증 완치 된 덬 있는지 궁금한 후기 00:36 68
178958 그외 망한 썸이 생각나서 너무 속상한 후기 5 00:35 351
178957 그외 얼굴 특정부위가 벌레 기어 다니는 느낌이 나는 초기 5 00:01 425
178956 그외 다들 과거 회상하면서 후회하는지 궁금한 초기 7 04.19 205
178955 그외 정말 정치적 의도 없음x1000)의대증원반대하는 이유와 명분이 뭐야? 8 04.19 642
178954 그외 가족이 아픈데 내가 쉬고 놀아도 되는걸까..초기 4 04.19 424
178953 그외 엄마랑 안 맞는 덬들은 어떻게 사는지 궁금한 후기 10 04.19 417
178952 그외 직장인덬들 일주일에 몇 번 밖에 나가는지 궁금한 후기 11 04.19 516
178951 음식 망고시루 간단 후기 5 04.19 1,233
178950 그외 우울증인간 연애가 힘든 중기(한탄주의 5 04.19 575
178949 그외 정신과 3번째로 바꿔본 중기 04.19 153
178948 그외 유시민의 나의 한국현대사를 읽고있는 후기 3 04.19 348
178947 그외 여덬들 남의집에서 생리대 어떻게 처리하는지 궁금한 후기 29 04.19 1,498
178946 음식 공주옷입고 핑크리본소금빵 머근후기 11 04.19 1,208
178945 그외 며칠 동안 바디워시 없이 only 물로만 씻어본 후기 8 04.19 1,034
178944 그외 대학병원에서 서울대 아니면 방법이 없다는데 이미 서울대에서 전원 거절당한 중기 7 04.19 1,237
178943 그외 운동해서 왜 좋은지 어떤 효과 봤는지 알려주면 좋겠는 초기.. 17 04.19 69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