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니면 원래 이런 인간이었나?
윗집은 유치원 다니는 자신의 아이들 탓을 하지만
누구보다 시끄러운 건 애 엄마고
그걸 받아들이지를 못함
가장 큰 스트레스는 애가 잠깐 뛰어다니는 그 순간이 아니라
이른 새벽이건 늦은 밤이건 가리지 않고 쿵쿵거리며 걸어다니는 애엄마야
남들 자는 시간에 뭘 그리고 하는지 물건을 계속해서 떨어트리고
문을 쾅쾅닫는 윗집 여자가 제일 큰 문제인데
본인은 본인이 아닌 애 탓만하면서
애 있으니까 이해하라는 말만 함
민원 넣으면 경비실을 못살게 굴고
그럼 나는 경비실에 미안해서 더이상 민원 안 넣음
흔히들 발망치라고 하는거
안 겪어본 사람들은 그거 걸어다니면 얼마나 걸어다닌다고 그래
네가 예민한거다 참아라
낮에는 참아라
이른 아침에는 참아라
참아라는 말밖엔 안 하고
저 사람들이 저녁에는 안 걸어다니나?
늦은 밤에는 알아서 발뒷꿈치 들고 살살걸어?
나는 언제까지 참아야 되나 싶다
처음에는 나도 낮에는 그럴 수 있지 하고 참았지
그런데 이제는 낮에도 참아주기 싫어
조금만 쿵쿵거려도 스트레스 받고
즐겁던 일도 즐겁지 않아짐
저 소음을 견디고 어떻게든 살아야 하니까
외출도 해보고 비싼 노이즈캔슬링 헤드셋도 사서 끼고
이어플러그도 착용함
그결과로 얻은건 장시간 헤드셋 착용으로 목 관절이 아픈거랑
이어플러그 때문에 생긴 귓속의 상처
그리고 나날이 날카로워지는 성격뿐임
언제까지 참아야 되나 너무 괴롭다
가끔 너무 스트레스받아서 더쿠에 글 썼다가
욕먹은 적도 있고, 위로받은적도 있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디 털어놓을 곳이 없어서
너무 괴로우니까 글 쓰고 간다
누군가는 너같이 예민해서 살겠냐 하겠지만
나도 처음부터 예민했던 게 아님
몇년동안 지속적인 소음에 시달리면
부처라도 돌아 앉을거라 장담함
그리고 나는 발망치가 생활소음이라고 생각하지 않아
조금만 아랫집을 배려해준다면 걸음걸이를 못고치면
슬리퍼라도 신어줄텐데
오늘도 나는 그냥 윗집이 제발 이사가주기만을 바라는 거 말고 할 수 있는 게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