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는 독실한 크리스천임. 나는 어렸을 때부터 교회 다녔고 20대초까지 다니다가 더 이상 안 다니겠다고 결심하곤 거의 10년째 안 다님. 앞으로도 교회 다닐 일 없는 사람임.
내가 교회를 안 다닌 직후부터 지금까지 엄마는 나를 열심히 전도하려고 하심..
그때마다 불편해서 내가 솔직하게 얘기한 적도 많음.
종교는 내 선택이라고 생각하고, 내가 교회를 안 다닌다고 해서 엄마가 잘못한 거 아니고, 엄마 믿음이 실패한 것도 아니며 별개라고 설득함.
그리고 내가 언젠가 마음이 열리게 되면 그때 다니겠다고 말씀드림..
엄마가 평소에는 교회 얘길 잘 안하는데 유독 꾸준히 하는 때가 있다면
내가 고민을 얘기할 때임..ㅠㅠ
나는 경도우울증이 있어서 최근에 정신과도 다녀보기 시작했고
스스로가 생각하기에 열등감도 많고 자기 혐오도 심해서 괴로운 날들이 많음.
어렸을 때부터 안 좋은 기억들이 많아서 그걸 알아주고 이해해주는 엄마한테 주로 속마음을 털어놓음.
근데 문제는 내가 꺼이꺼이 울면서 한 오분 얘기하면
엄마는 잠깐 공감해주고 토닥해주다가..
엄마도 그럴때가 있다면서 그럴때에는 하나님을 찾는다고 말함..ㅠㅠㅠ
그러고선 하나님 얘기를 한 이삼십분 계속하는데 듣다보면 눈물도 말라버리고 그냥 끊을 타이밍을 계속 찾게 됨..
예전에도 이럴 때 부담스럽다고 말했을 때 엄마가 상처받은 적이 있긴 함..
그런데 정말 너무 부담스럽고 불편하고…
그리고 엄마가 내가 마음 아픈 걸 마치 전도할 기회로 여기는 것 같아서
내 고민이 엄마한텐 별 거 아닌가 싶기도 하고..
다시 한 번 솔직하게 얘기하는 게 나을까 아니면 엄마한테는 앞으로 고민을 말하지 말까 싶음
가까운 사람이 없어서 엄마가 아니면 딱히 말할 사람이 없긴 해
혼자서라도 삭이는 게 나을까..
덬들의 생각이 궁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