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짜.. '사소한 충격이지만 머릿속이 하얘지고 말이 안나오는 경험'이었다...
어제, 그러니까 주말에 서울 한 장소에서 열린 대회에 진행 알바(일일 알바)로 일했었어.
뭐 학생들 스펙 쌓거나 그런 무거운 분위기의 대회는 아니었어. 그랬으면 나도 훨씬 더 긴장했을 거고, 상황 하나하나 더 주의집중해서 봤을 거야. 정말로.
그 상황도 그렇게 벙 쪄서 넘기지는 않았을 거 같아. 차라리 '죄송합니다. 정말 죄송합니다'를 외치고 말지....(나도 관련 분야 여기저기 돌아다니는 학생임.)
진행하는 업체 측에서 뭘 어떻게 일정을 짠 건지 모르겠지만 교육 10분 받고 투입되자마자 행사장 세팅 + 들어오시는 학부모/학생들 안내 + 대회 진행 상황 공유 및 내가 진행 맡은 조 그에 맞게 대회 진행까지 다 해야 했음.
맡은 조 인원 구성을 보니 유치원/초등학교 저학년 40여명. (왜 이렇게 짰는지는 몰라. 경험 많으신 분은 나보다 더 많이 맡으셨어)
그렇게 어찌어찌 진행하고 있었어. 너무 인원이 많기도 했고 대회장에 학부모님들 자꾸 들어오셔서 중간에 '학부모님들 나가 주세요. 학생들이 자기 힘으로 해결하는 것도 다 경험입니다' 따위의 안내방송 나오기도 했음.
물론 나는 그 사이에 내가 맡은 조에서 '화장실 어디예요?' '엄마아빠한테 갔다와도 돼요?' '언제 다음 단계 시작해요?' '쟤 규칙 어겼어요!' 등등 온갖 돌발상황 해결 + 경기 진행상황 기록하고 다음 단계 준비도 해야 했어.
그렇게 정신없이 돌아다니고 있는데 갑자기 뒤에서 누가 나를 퍽! 치더라. 깜짝 놀라 돌아보니 학부모님이셨어.
30대 정도 돼 보이시는 어머님이 '저기요! 애들 저기 손들고 있는 거 안보여요? 빨리 가요!' 식으로 얘기하시더라고... 그 때 순간적으로 머리가 하얘지면서 진짜 허겁지겁 그쪽으로 갔음. 가 보니까 그냥 단순하게 누가 이겼다, 졌다, 다음 단계 언제냐 정도...
해결하고 다시 돌아다니고 있는데(아직 놀란 상태) 갑자기 또 '퍽' 하고 맞는 느낌이 났어. 또 그분이시더라고...
이번에는 진짜 머릿속이 순간 멍... 해지더라.
'지금 뭐하는 거예요? 애들 저기서 서로 문제 의논하고 있잖아요!'
(내 담당 조가 아닌 다른 조. 담당 선생님이 다른 애들 보느라 잠시 다른 쪽 보고 계신 거 같았어)
또 그쪽 허겁지겁 가서 하지 말라고 하고...
나름 알바 경험 진짜 많고, 해온 알바 종류만 6-7종류인데 이런 일은 처음이라 그냥 주저리해봤다...
그냥... 하루 지났고 곧 이번 주도 끝나는데 아무리 해도 그 순간이 계속 생각나서 썼어...
내가 거기서 뭘 어떻게 해야 했을까, 아이들 묻는 걸 적당히 무시했어야 했나, 하나하나 신경쓰려 한 게 잘못이었나... 자꾸 별 생각 다 들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