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옥시라도 궁금해 하는 덬들이 있을까 써보는 후기의 후기
나덬은 전화를 무서워함
그래서 전화 배달하던 시절에는 꼭 대본을 적어두고 배달을 시켜먹음
그게 아니면 머릿속에서 세번 시뮬레이션을 돌리고 시켰음
그래서 나덬은 덬들이 적어준 질문들중에 후보를 몇개 돌라서 열심히 외웠음
영어단어는 어떤 좋아하는지 언제부터 영어공부를 하게 된건지 같은 질문들
그런데 막상 출근을 하고 할아버지를 만나니 질문이 잘 안나오기도 하고
그런 질문을 위한 대화유도가 필요하다는 사실도 깨달음
참 쉬운게 하나도 없는 것 같음
그래서 그 댓글들중에 따뜻한 두유를 하나 사서 드려보는게 어떻냐는 댓글을 봐서
후다닥 바로 옆에 편의점에서 두유를 하나 사서 건네드렸음
물론 할아버지는 거절하심
하지만 나덬은 사탕의리를 들먹이며 주머니에 쏙 넣어주고 회사로 둥당둥당 걸어감
내가 대화에 재주가 없는 걸 할아버지께서는 아신 것 같음 머지?
일단 할아버지 옆에 앉아있으면 잘 지냈냐고 물어봐주심
그럼 내가 대충 어제 뭐했다고 말하면 그때부터 대화가 풀림
내가 너무 걱정을 많이 했던 건가 싶음
가끔 침묵이 돌면 그제서야 덬들이 달았던 질문들을 하나씩 떠올리면서 물어보곤 했음
영어는 중학생 때 부터 공부하셨다고 함
남북전쟁중이었는데 근처에 미군이 있었나 그래서 (미안. 내가 귀가 안좋음) 더 접할 기회가 많았다고 함
좋아하는 단어는 물어보지 못했지만
햄릿의 to be or not to be? 라는 대사를 좋아하시는 것 같았음
비록 출근길은 주옥같아도 할아버지 오셨나 궁금하고 걱정대서 일찍감
할아버지는 아시는 것도 많고 일화도 많고 듣다보면 재밌음
이렇게 많은 걸 알고 썰도 많은데 듣는 사람이 없으면 진짜 심심할 것 같음
정부는 전국 썰풀이 대회 만들어줘야댐
10분정도 얘기하고 회사 들가면 딱 좋음
여기에 쓸 수는 없지만 이런저런 개인적인 이야기도 하고
고민도 말해보고 덬들 덕분에 매일 10분씩 재밌었음
요즘 고민은 할아버지가 자꾸 나덬에게 뭘 사주려고 하는 것임
나덬은 아침잠이 많아서 아아를 겨울에도 주입하지 않으면 정신이 안깨는 인간인데
매번 커피를 사가지고 오는게 신경쓰이신건지
수요일부터 커피를 사주겠다고 으름장을 놓더니
목요일 금요일 커피를 진짜로 편의점에서 사주심
나덬도 사회인인데 가오가 안섬
두유가 커피 두잔으로 돌아오다니 이건 등가교환법칙에 어긋나는 일임
그리고 나는 할아버지를 만나서 좋은건데
커피를 마시기 위해 할아버지를 만나는 걸로 바뀌게 댈까바 걱정댐
덬들은 모르지만 나덬은 아주 음험한 놈이라
목요일에 커피사주셨다고 금요일에 호옥시 커피사주시나? 하고 생각이 드는 덬임
항시 경계하지 않으면 아주 나쁜 사람됨
그래서 어케 이걸 거절할까 머리 굴리고 있는 요즘임
내 고민에 친절하게 댓 달아준 덬들 넘 고마움
댓글 안 지웠음 좋겠음 근데 지우고 싶다면 어쩔 수 없지
+) 할아버지는 단 걸 좋아하시는데 최근 입덕 과자는 고소미래. 비슷한 과자 없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