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타는 버스는
사람이 그렇게 많은 편이 아니라
9시쯤에도 대부분 앉아서 가.
근데 큰 시장을 지나서 가는데
오늘 이른 아침부터 장 본 할매 세 분이 짐을 가지고 타셨어.
두 분은 뒤에 한 분은 내 앞에 앉으셨는데.
내 앞에 앉으신 분 짐에서 물이 새더라고.
예상으론 생선을 사신 것 같았지.
난 그냥 있었는데 건너쪽에서
물 샌다고 알려주신거.
그러니까 할매가 당황하시면서 어쩌지어쩌지 하시는데
사실 내 가방엔 두루마리 휴지가 있었거든.
왜 그런게 있냐고 묻진 마.
초과민한 대장을 가진 자의 준비성이니..
어쨌든 이 휴지를 드리고 싶은데
성격상 어리바리 까고 지켜만 보는데
할매가 예쁜 꽃 그려진 손수건을 목에서 휙휙 푸시더니
그걸로 닦으시려는거.
그래서 그 꽃을 지켜야겠다!는 생각으로
할모니 제게 휴지가!!! 이러고
두루마리를 꺼냈지.
마침 오늘 새거 꺼내왔다고 한다....
그러고 할매랑 나랑 둘이 흘러나온 물을 닦았어.
할매가 고맙다고 고구마 하나 주셨는데
생고구마인건 함정..
출근해서 생고구마 깎아 먹었는데 달았던 건 자랑..
ㅋㅋㅋㅋㅋ
휴.
안닦고 그대로 내리셨을 수도 있는데
(바닥에 커피같은 거 흘리고 튀는 인사들 많자넝.)
일어나서 바닥을 다 닦고 정리 하셔서
그게 당연한거라고 해도
할매 멋지셨어.
오늘도 이렇게 배우고 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