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작년 초부터 본격적으로 우울증이 시작됐어.
일차적으로 점점 무기력해지고, 현실 감각도 없어지고 뭘 하든 흥미가 없어졌어.
하루 종일 방안에 아무것도 안 하고 틀어박혀있어도 아무렇지가 않더라고
그러다가 문득 내가 없어져도 괜찮겠다는 생각이 들었고, 어느 순간부터는 구체적으로 방법을 생각하고, 실천하기 직전까지 갔었어.
그 와중에 작년 여름에 어디 말할 곳도 없고 더 이상은 도저히 못 버티겠어서 홀린 듯이 정신과를 찾아서 전화해서 진료문의하고 감.
처음에 진료할 때는 꽤 길게 상담했었어.
내가 구구절절 이야기하면 중간 중간 의사쌤이 물어보시는 식으로 진행됐고(진료시작부터 계속 울었는데 의사쌤이 너무 잘 들어주셔서 엄청 울면서도 끝까지 다 이야기했어.)
우울증 검사도 했는데 심한 우울증이라고 하시더라. 내 상태가 정상적이지 않다는 건 알고 있었는데 막상 말로 들으니까 만감이 교차했었다.....
그렇게 진료끝나고 약 처방 받고 집에옴.
약 효과를 느낀건 복용한지 3~4주쯤 되고나서 부터였어.
확실히 잡생각이 덜 나고, 상황이 크게 달라진게 없어도 기분자체가 괜찮아졌어.
기분이 괜찮아지니까 뭘 해볼까라는 생각이 조금씩 들더라. 전에는 운동할 힘도 없었는데 밖에 나가서 운동도 시작했어.
그렇게 일주일에 한번 병원 꾸준히 다니면서 지금은 정말 많이 좋아짐. 자책하는 사고방식이나, 상황을 왜곡해서 받아들이는건 아직도 있지만 약+상담으로 확실히 덜해졌고
감정기복도 덜해서 되게 머리가 산뜻해진 느낌이야.
작년에 한 일 중에 제일 잘한 일이 내 발로 병원 간 일이라고 생각해
혹시라도 우울증같다거나 우울증으로 병원 고민하고 있는 덬들은 꼭 한번 병원진료 받았으면 좋겠어. 우리모두 힘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