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집은 원래 4인(부모님/오빠/나) 가족이었고
오빠가 결혼을 했다가 이혼을 하면서 지금 5살 조카를 포함해 5명이서 살고있음
거의 돌 지날무렵부터 키웠었고 5살부터 받아주는 유치원에 입학한지 1년이 다되어감..
4살까지 다니던 어린이집에서는 전혀 이런일이 없었는데
최근들어서 조카가 "친구들이 놀려요"라고 얘기하는 일이 잦아지길래
그냥 애들이 머리가 커가면서 장난치며 자연스럽게 생기는 일이겠거니 싶었다
근데 오늘 둘이 같이 앉아서 짱구를 보고 있었는데 왜, 짱구가 5명?이렇게 몰려다니잖아
그거 보면서 "뫄뫄는 유치원에서 친구들이랑 뭐하고 놀아?" 물어보니까 "혼자 놀아요" 이렇게 대답함
솔직히 거기까지는 전혀 신경쓰이지 않았음
마음 맞는 친구 없으면 혼자 놀 수도 있지 생각했는데 그 뒤에 더 물어본 내가 너무 어리석었음
"고모는 뫄뫄랑 놀면 너~무 재밌는데 친구들은 왜그럴까?"
"제가 싫대요"
여기서 끊었어야했는데 "왜"라고 물으니까 조카가 너무도 덤덤하게 대답을 했어
"우리 엄마가 없어서요"
순간적으로 아무 말도 안 나왔어. 저딴 질문을 한 내가 너무 바보같았고 조카한테 너무 미안했어
평소에 엄마 없다는 표시 안내려고 옷차림 같은 것도 정말 깔끔하게 입혔고
소풍 갈 때면 새벽부터 일어나서 인터넷에서 본 예쁜 캐릭터 도시락도 싸줬고
'엄마, 아빠'랑 가지는 못하지만 '고모, 아빠'랑 놀이공원도 자주 가고 신경써서 키웠다고 생각했는데
전혀 생각지도 못한 곳에서 이렇게 바가지가 새고 있을 줄은 꿈에도 몰랐음
등하원도 내 차로 하고 각종 운동회나 행사도 참여 안하는 편이라 도대체 어떻게 친구들이 알았는지도 놀랍고..
힘들게 일하시는 선생님들 고충 이해하지만 이런 일이 있었다면 왜 진작 얘기 안해주셨는지도 속상하고..
무엇보다도 5살 애기들이 "너 엄마 없으니까 싫어, 안 놀아"라고
아무렇지 않게 무서운 말을 쉽게 내뱉는다는 게 너무 슬펐어
애 아빠가 재혼할 가능성은 너무 낮아서
앞으로 내 조카가 저런 말을 평생 들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하니까 벌써 우울하고 그래..
어떻게 얘길해줘야 상처를 덜 받을까.. 진짜 내 멘탈이 완전 조각조각 난 것 같은 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