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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외 누가 날 좀 살려줬으면 좋겠는 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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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6.05 14: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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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때문에 회사에서 잘린지 오늘로 딱 두달 차야.

회사가 어려워져서 어쩔 수 없이 그만 나와야 겠다고 이야기하셨지만(이것도 팩트긴 해).. 사실은 내가 회사 다니면서 우울증이랑 공황장애가 너무 심해져서 제정신 못 잡고 있었거든.. 화장실에서 막 울고 복도에서 덜덜 떨면서 울고.. 퇴사하면서 가족들한테 우울증 있는거 들켜버려서 가족들은 내 걱정만 해..

그렇게 지내던 와중 다 놓고 떠나고 싶어서, 독하게 마음 먹고 가족들한테 나 사실 엄마 아빠를 사랑하지 않는 영악한 애다. 사랑하는 척 했을 뿐이다 나 사라질거다 왜 날 낳았냐 이제 모르는 척 해달라고 울면서 발악했어

사실 이렇게 말하고 내가 사라져 버리면 가족들이랑 연락을 끊고, 내가 없어져도 날 미워하는 마음이 클테니 그닥 내 소식이 들려오지 않아도 걱정하지 않겠구나 싶었거든

근데 지금 생각해보면 왜 그랬는지 모르겠어 나 진짜 엄청난 불효녀다.. 정신적으로 심각하게 문제가 생겨버렸는지도 모르겠다.

그랬더니 갑자기 왜 그러냐고 엄마가 울면서 너는 내 딸도 아니지만(위에 내가 했던 얘기 때문에) 살아야 한다고 119에 전화해서 응급실도 다녀왔어.. 온 몸을 묶더라고.. 검사 비용도 만만찮게 나올거라며 나한테 얘기하는데 그때 무서워서 빌었어 제발 제발 집에 보내달라고.. 근 두달 간 저지른 불효와 미친 짓들을 하나하나 곱씹자면 정말 또 다시 미쳐버릴 것 같아..

그냥.. 시간은 흐르고 어쩌다 보니 집에서 쉰지 두달이나 됐는데 아무것도 할 수가 없고 매일 잠만 자.. 그냥 내가 다 못난 것 같아.. 다른 친구들은 이제 졸업하고 자리잡아서 연봉 5~7천 받고 일하는 것 같더라고.

나는 고등학교 졸업하고 바로 취업한 거라서 걔네 절반 정도만 받고 일했거든.. 그러니까, 말하자면 열등감도 생겨버렸어.

고등학교 때는 지금 내가 일하고 있는 분야 관련된 상도 받고,
선생님들도 난 잘할 거라고, 재능 있는 친구라고 해주셔서 자신감 있게 취업했다? 근데 현실은..ㅋㅋ 사회에 나오니까 난 그저 우물 안 개구리였고, 못생기고 사회생활 못하는 일개 사원 나부랭이에 불과했어. 언제든 대체 가능한 인력이었고..

나 참 한심하지? 걔들도 나름대로 열심히 노력해서 학교에 간거고 나는 나대로 그냥 그렇게 살았으니까 당연히 연봉에 차이가 있는건데.. 왜 자꾸 비교하며 가족들에게 그리고 나에게 죄책감을 느끼는 건지.. 그 전에 남들 다 하는 회사생활 뭐 그리 어렵다고 미쳐버린 건지..

내가 다시 회사에 들어간다고 해서 행복할지 모르겠어. 그치만 이 일이 아니면 할 수 있는 게 없고, 대학에 가는 것도 솔직히 무서워.. 또래들 다 졸업했는데 수능 다시 공부해서 가면 화석이라고 하나? 아무튼 나이 많은 사람 취급 받을 것 같기도 하고 개인적으로 정말 공부 머리도 없고.. (반 석차 중하위 급이었어 매번ㅋㅋㅋ).. 그냥 앞으로의 인생을 어떻게 살아가야 할지.. 다들 나아가는데 혼자 머물러서 굴 파고 있는 게 너무 한심하게 느껴진다.

한심하게 들릴지 모르겠지만 이런 나도 장녀라고 가족의 앞날이 걱정돼.. 부모님이 많이 아프셔. 내가 부모님 두 분 다 책임져야 하고, 막내는 아직 어리거든.. 모은 돈은 딱 3천 있다..ㅋㅋ 엄마 아빠가 대학 가라고 했을때 갈 걸 그랬어.. 원체 대학에 관심이 없어서 집안이 어렵다는 얘기 듣고는 바로 특성화로 전향했는데 학자금대출 나오는 줄 알았더라면.. 그리고 대학 가서 돈 버는 게 고등학교 졸업하고 바로 취업하는 것보다 더 많이 벌 수 있다는 걸 몰랐어..

인생이 너무 후회된다.. 누구도 날 기억하지 못하게 한 다음 세상에 폐끼치지 않고 조용히 가고 싶어. 그런데, 가능하다면, 나 성공해서 우리 가족들 행복하게 해줄 수 있다면 조온나 살고 싶어..

무능하고 아무 짝에도 쓸모 없는 나 좀 잡아줘

아니면 진짜 제발 신이 있다면 나 좀 데려가줬으면 좋겠어
먼지만큼 있는 내 전 재산 다 가져가도 좋으니, 장기 기부도 할테니 그냥 내가 세상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모든 것들을 다 할테니 주변인들한테 상처주지 않게, 내 존재가 애초에 없었던 것처럼 모든걸 다 지우고 떠날 수 있게 해 줬으면 좋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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