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몇 년 전에 우울증을 좀 크게 앓았어
직장도 잘리고 자궁 쪽이 좀 아프고 그래서 남친이랑 파혼하고 그런 시기가 있었거든
근데 막상 나는 이상하지 않았어
그냥.... 그냥 살았어
음 내가 좀 이상한가 했던 날은 비 오는 날 2호선 타고 한강 건널 때였어
추적추적 비는 내리는데 한강은 뿌옇고 흐리고 탁하고
순간 아 저 속에 들어가도 될 것 같은 느낌?
나 하나 들어간다고 세상은 크게 달라질 것도 없을 거고 내 속이 너무 조용해질 것 같은 거야
그날 이후로 열한시쯤 잠들어서 새벽 두시에 깨서 해 뜰 때까지 영문도 모르고 울기도 하고 그랬어
직접적인 시도가 있었던 건 아닌데 그 뒤로 비가 오면 좀 가라앉고 이대로 죽을 수도 있겠다? 이런 생각도 했음
꼭 죽어야지 이런 게 아니라 그냥 그래도 상관은 없지 않나 하는 거
한번에 안 좋은 일이 너무 겹치니까 가족들이 걱정이 됐나봐 자취방을 정리하고 가족들이랑 같이 사는데
내가 너무 아무렇지 않은 게 이상ㅎㅏ다고 언니가 먼저 상담 받자고 함
그때는 지금하고 좀 다르게 우울증이라고 하면 정신병처럼 보던 때고 솔직히 언니 빼고 우리 가족 나 포함 다 그랬거든
그리고 나도 그게 우울증이라고 생각 못 했던 게
내가 내 우울을 잘 몰랐어
그냥 원래 그렇게 사는 건줄 알았지
난 거부했는데 언니가 엄마아빠 설득해서 나도 어어어 하면서 병원에 갔어
그게 겨울이었는데 어느 봄엔가
내가 넘 지나가듯 얘기해서 기억이 안 났는데 언니가 해준 얘기로는 봄일 거야
그날따라 언니 차가 고장 나고 아빠는 수술 후라 아직 차 운전 못하실 때고 그래서 가족이 다 같이 지하철을 탔대
상담 받고 봄이라 날씨도 좋으니까 기분 전환 하자고 같이 한강에 갔음
난 기억이 안 나는데 내가 먼저 가보자고 했다더라고?
내가 언니랑 같이 강변에 있다가 강에 돌멩이를 툭 차서 넣었대
처음엔 언니가 그냥 장난인 줄 알았는데
뭔가 생각하면서 던지는 것 같아서 나한테 돌 왜 던지냐고 물어봄
근데 내가ㅠㅠ
응 한강 얼마나 깊은지 궁금해
이랬다는 거야
그리고 나서 얼마 안 지났을 때
여름 오기 전에 비가 미친듯이 쏟아진 날이 있었음
엄마도 일 나가기 전에 장마가 일찍 지나 했던 날로 기억해
엄마 나가고 삼십분? 한시간? 있다가 언니가 갑자기 헐레벌떡 들어오는 거임
분명 직장에 있을 시간인데....
언니가 나를 딱 보는데 그 느낌 있잖아
아 얘가 안 죽었구나 살아 있구나 자살 안 했구나 하는 안도감
그걸 느끼는데 내가 돌아버렸음
나 그렇게 정신병자 같냐고 병원에서도 많이 나아졌다고 하지 않았냐고 막 소리 지르고 울었어
그런데 언니가 나 우는 거 다 받아주고 나서 이러는 거야
감기 환자가 집에 있는데 비가 오면 찬 기운 안 들어오게 창문 닫으러 집에 일찍 와야 하는 거라고
자기도 그런 거랑 같다고
심한 감기든 가벼운 감기든 상관 없이 그냥 걱정이 되는 거라고
아 이 사람 나를 이만큼 사랑해주는구나 아껴주는구나 느껴지고 그런데도 뭐가 그렇게 서럽던지ㅋㅋ 꺽꺽 울었어
그날 이후로 우울증도 차도가 보였음
나도 좀 마음을 달리 먹었구
지금은 나도 다시 직장도 구해서 지금은 재택근무 중이야ㅋㅋ
아직 남친은 없지만ㅋㅋㅋ
언니랑 말다툼도 하고 아침에 누가 화장실 먼저 쓰냐 이런 걸로 투닥거리고 그래
오늘은 언니 마중 나가야겠음
좀 우울한 얘기인데 읽어줘서 고마워!
직장도 잘리고 자궁 쪽이 좀 아프고 그래서 남친이랑 파혼하고 그런 시기가 있었거든
근데 막상 나는 이상하지 않았어
그냥.... 그냥 살았어
음 내가 좀 이상한가 했던 날은 비 오는 날 2호선 타고 한강 건널 때였어
추적추적 비는 내리는데 한강은 뿌옇고 흐리고 탁하고
순간 아 저 속에 들어가도 될 것 같은 느낌?
나 하나 들어간다고 세상은 크게 달라질 것도 없을 거고 내 속이 너무 조용해질 것 같은 거야
그날 이후로 열한시쯤 잠들어서 새벽 두시에 깨서 해 뜰 때까지 영문도 모르고 울기도 하고 그랬어
직접적인 시도가 있었던 건 아닌데 그 뒤로 비가 오면 좀 가라앉고 이대로 죽을 수도 있겠다? 이런 생각도 했음
꼭 죽어야지 이런 게 아니라 그냥 그래도 상관은 없지 않나 하는 거
한번에 안 좋은 일이 너무 겹치니까 가족들이 걱정이 됐나봐 자취방을 정리하고 가족들이랑 같이 사는데
내가 너무 아무렇지 않은 게 이상ㅎㅏ다고 언니가 먼저 상담 받자고 함
그때는 지금하고 좀 다르게 우울증이라고 하면 정신병처럼 보던 때고 솔직히 언니 빼고 우리 가족 나 포함 다 그랬거든
그리고 나도 그게 우울증이라고 생각 못 했던 게
내가 내 우울을 잘 몰랐어
그냥 원래 그렇게 사는 건줄 알았지
난 거부했는데 언니가 엄마아빠 설득해서 나도 어어어 하면서 병원에 갔어
그게 겨울이었는데 어느 봄엔가
내가 넘 지나가듯 얘기해서 기억이 안 났는데 언니가 해준 얘기로는 봄일 거야
그날따라 언니 차가 고장 나고 아빠는 수술 후라 아직 차 운전 못하실 때고 그래서 가족이 다 같이 지하철을 탔대
상담 받고 봄이라 날씨도 좋으니까 기분 전환 하자고 같이 한강에 갔음
난 기억이 안 나는데 내가 먼저 가보자고 했다더라고?
내가 언니랑 같이 강변에 있다가 강에 돌멩이를 툭 차서 넣었대
처음엔 언니가 그냥 장난인 줄 알았는데
뭔가 생각하면서 던지는 것 같아서 나한테 돌 왜 던지냐고 물어봄
근데 내가ㅠㅠ
응 한강 얼마나 깊은지 궁금해
이랬다는 거야
그리고 나서 얼마 안 지났을 때
여름 오기 전에 비가 미친듯이 쏟아진 날이 있었음
엄마도 일 나가기 전에 장마가 일찍 지나 했던 날로 기억해
엄마 나가고 삼십분? 한시간? 있다가 언니가 갑자기 헐레벌떡 들어오는 거임
분명 직장에 있을 시간인데....
언니가 나를 딱 보는데 그 느낌 있잖아
아 얘가 안 죽었구나 살아 있구나 자살 안 했구나 하는 안도감
그걸 느끼는데 내가 돌아버렸음
나 그렇게 정신병자 같냐고 병원에서도 많이 나아졌다고 하지 않았냐고 막 소리 지르고 울었어
그런데 언니가 나 우는 거 다 받아주고 나서 이러는 거야
감기 환자가 집에 있는데 비가 오면 찬 기운 안 들어오게 창문 닫으러 집에 일찍 와야 하는 거라고
자기도 그런 거랑 같다고
심한 감기든 가벼운 감기든 상관 없이 그냥 걱정이 되는 거라고
아 이 사람 나를 이만큼 사랑해주는구나 아껴주는구나 느껴지고 그런데도 뭐가 그렇게 서럽던지ㅋㅋ 꺽꺽 울었어
그날 이후로 우울증도 차도가 보였음
나도 좀 마음을 달리 먹었구
지금은 나도 다시 직장도 구해서 지금은 재택근무 중이야ㅋㅋ
아직 남친은 없지만ㅋㅋㅋ
언니랑 말다툼도 하고 아침에 누가 화장실 먼저 쓰냐 이런 걸로 투닥거리고 그래
오늘은 언니 마중 나가야겠음
좀 우울한 얘기인데 읽어줘서 고마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