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나덬은 알바를 하고 있는데 수제 디저트집이라 가격대가 있는 편이야. 가격을 듣고 비싸다면서 발을 돌리는 사람들도 꽤 있어.
대형 마트에 가면 널리고 널린 게 디저트고 가나 초콜릿 같은 거 천원이면 사니까 가나 초콜릿 다섯개 정도 먹을 수 있는 돈이 나 알바하는 곳에선 제일 작은 디저트 하나 값이거든.
요새 나덬도 돈을 많이 안 쓰려고 하는 중이라 좀 덜 쓰고 좀 더 아끼면서 생활하고 있어서 공감이 가면서도, 공감이 가서 문득 서글픈 거야.
물론 디저트를 사지 않고 가게를 나갔던 사람들도 저마다의 이유가 있을테고, 그게 꼭 내 경우와 같지는 않을 거란 걸 알아. 그래서 내 경우란 게 뭐냐면, 내가 요새 옷이나 화장품이나 여타 날 꾸미는데에 돈을 안 써.
전에는 꽤 아니 많이 쓰던 편이었는데 어느 순간 이게 다 무슨 소용이 있지 싶더라고. 내가 부츠를 사고 핸드메이드 코트를 사 입고 신데렐라 클리닉을 받아도 나는 난데. 내가 다른 사람이 되지 않는 이상 나는 그저 핸드메이드 코트를 입고 부츠를 신은 나일 뿐인데. 싶더라.
그래서 좀 더 저축을 하기로 했어. 엄청나게 막연하게 느껴지는 미래란 걸 위해 그래보기로 했지. 그렇게 매 순간 가성비 각 재는 생활을 하고 있었어.
근데, 삶이 풍요롭기 위해서는 살아가는데 필요한 최소한의 비용 이외에도 내가 좋아하는 일들을 할 수 있는 여윳돈이 필요하잖아.
지금 이 순간 내가 먹고 싶은 디저트를 참고 대형 마트에 가서 값싼 걸로 고르고... 그렇게 사는 나는 무엇으로 살아가지? 어디에서 낙을 찾지? 싶은 거야.
돈 모으는 즐거움? 먹고 싶은 거 참고 하고 싶은 거 참는 게 즐거움인가? 싶었어.
현타가 와서 날 위한 투자도 멈췄었는데, 우리는 오늘 가장 젊다는 말이 있잖아. 인생에서 가장 젊은 이 시기를 날 꾸미고 나한테 투자하면서
가장 예쁘게 보내는 게 정말 의미있는 거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더라고. 이런 내 생각이 어린 건가, 싶기도 하고...
마치 지킬앤 하이드처럼 하나의 고민에 상충하는 두 생각때문에 혼란스러운 요즘이야. 덬들은 이 문제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도 궁금해서 글로 써봤어. 긴 글 읽어줘서 고맙고 하루 마무리 잘 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