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친이랑 어제 크게 싸웠어.
어쩌면 이 일을 계기로 헤어질지도 모르겠어.
남친은 내가 선망하는 업계에서 몇 년째 일하고 있어.
그래서 내가 이것저것 조언을 많이 구하는데,
그 때마다 내 포트폴리오를 굉장히 무시하는 느낌을 많이 받았어.
그냥 내 기분탓이겠지, 하고 넘겼는데
어제 아예 대놓고 니 포트폴리오 별로야! 이러더라구.
아니 별로일 수는 있는데 그걸 단지 나 싸울 때 나 기분 나쁘라고 들먹이는 게 너무 비참하고 기분 나빴어.
내가 포트폴리오 작업한다고 할 때도 분명 나 바쁘다고 했는데도 말 걸고, 보러오겠다고 하고.
작업을 전혀 리스펙하지 않는 기분. 본인이 일하는 건 일하는 건데, 내가 작업하는 건 일이라고 생각하지 않는 느낌.
포트폴리오 작업이 길어지면서 돈도 떨어지고, 옷도 안 산 지 일 년쯤 되는데(미용실 못 간 지는 몇 년;;;)
'너 겉모습 신경 안 쓰잖아' 이래서 더 상처받고. 난 그래도 남친 보러 갈 때 화장 열심히 하고, 옷도 가장 깨끗하고 단정한 것만 입고 가거든.
오히려 피부관리 안 해서 여드름 터질 것 같고, 코털 삐져나와 있는 건 본인이면서 나한테 이렇게 말하는 게 너무 상처였어.
그래서 독한 마음 먹고 달라지려고.
남친도 날 이렇게 무시할 정도면 다른 사람들은 날 길거리 개똥으로 알겠구나 싶어서 가슴이 서늘해.
서럽지만, 내가 지금 그만큼 누추하다는 뜻일 테니 열심히 생활 바꿔나가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