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끼리 자유여행 갔다가 오늘 돌아왔어.
가족여행 가면 원래 항상 엄빠가 여행경비 다대주시는데 이번에는 숙소랑 비행기를 유달리 비싸게 해놔서
내가 현지에서 쓰는 경비 다대겠다고 쇼핑할 돈만 딱 빼놓고 몸만 오시라고 큰소리 쳤거든.
그런데 막상 만나서 갔더니 미리 환전 다해놓으시고 내돈 쓰는거 아깝다고 거의 못쓰게 하시더라고. 아깝대.
내가 미안해서 그런다고 물리치면서 몇번 내니까 계속 돈 많이 쓰지 않았냐고... 가이드비라면서 내가 현지에서 사려고 했던 것들 다 사주시더라고.
아침 먹고 올라오는데 아빠 퇴직하면 너네가 우리 여행 보내줘야돼? 그땐 우리 돈없다? 이러시면서도
그래도 우리가 아직 자식들한테 이렇게 해줄수 있다는게 너무 행복하고 감사하다... 이렇게 말씀하시는데 눈물이 나서 화장실 가겠다고 하고 혼자 울었다 ㅜㅜ
우리 부모님이 돈이 많아서가 아니라 자식이 서른이 되도록 자식한테 베푸는거밖에 할줄 모르시고
조그만거라도 받으면 너무 좋아하시고 고마워하시는 분들이라서 그런거 아니까 더 찡해...
안그래도 여행하면서 예전보다 눈에 띄게 체력 떨어진 엄빠 보면서 짠했는데 ㅠㅠ 울엄마아빠 건강하게 행복하게 삼십만년 사셨으면 좋겠다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