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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외 내 동생이 너무 좋아서 쓰는 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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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8.22 14: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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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남동생은 지적장애야

나이는 스무살! 나랑은 아홉살차이ㅋㅋㅋ

우리집 귀염둥이를 맡고 있음><


어릴땐 진짜 너무너무너무 힘들었어ㅠㅠ

말을 못하길래 남자애라 말이 늦나?했었는데 초등학교 입학할때가 돼도 말을 못하더라고..

남들 다 하는 엄마 아빠도 못했어

7살쯤에 지적장애 3급 판정을 받았어

판정 받은날 엄마 진짜 엄청 울었음8ㅅ8 

아들이 장애인이라는걸 받아들이지 못해서 장애인등록증같은거 나왔을때 찾으러 가지도 않았었대

결국 동사무소에서 일하는 직원이 직접 갖다줌....

엄마 그날 엄청 울고8ㅅ8


동생이 나랑 나이차가 많이 나긴하지만

동생 어릴땐 나도 사춘기였어

그렇다보니 사랑 독차지하게 뭐든 제멋대로 하는 동생이 밉더라

엄마아빠 힘든거 보면서도 속상하고


내 동생 특이사항은 혼자 티비보면서도 제자리에서 뛰거나 소리지르고

화나면 집안을 계속 뛰어다녔어


덕분에 우리 가족은 밑에 집에 늘 죄인이었음ㅠㅠ

밑에 사는 분께 늘 죄송하다하고 엄마도 계속 먹을거 사들고 가서 사과하고...

게다가 동생 수면패턴이 자리잡지 않아서 초등학교 졸업할때까지도 새벽에 울고 소리질렀어


아파트 사는데 늘 앞위아래 집에 늘 사과하고 다녔음ㅠㅠ

나도 어린나이였는데 이웃만 보면 사과하고 그랬어.... 진짜 너무 죄송해서ㅠㅠ


그래도 동생이 하는대로 다 오냐오냐 두진 않았어

어쩌다보니 동생 어릴때부터 나랑 아빠가 훈육 담당이었는데

그래서 동생이 유일하게 무서워하는 사람이 나랑 아빠야ㅋㅋㅋㅋㅋ

근데 문제는 아빠는 무서워하면서도 좋아하고 나는 무서워하면서 싫어함......ㅠㅠ


동생이 고등학생이 됐는데도 여전히 말은 못했어(동생은 초딩때부터 특수학교 다님!)

근데 글자는 다 알아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더 답답함(참고로 동생 말시켜볼라고 어릴때 언어치료도 해봄.. 소용없음..)

이거 뭐야?하고 글자있는거 보여주면 입모양으로 띄엄띄엄 읽어ㅋㅋㅋㅋ

근데 소리내는 방법을 모르는지 입모양만 하고 입에서는 바람빠지는 소리만 나옴8ㅅ8


무튼 글자도 알고 말도 알아듣다보니 우리도 예전엔 유치원생대하듯 이쁘게 또박또박 말했다면

지금은 그냥 비장애인 대하듯 얘기해도 다 알아들어서 편해ㅋㅋㅋ

예를들면 물 갖다달라고 할때도

예전엔 OO야~ 물 좀 갖다줄래요~? (물 못찾음) 물 저기 있네~ 물 주세요~ 물~

지금은 야, 가서 물 좀 가져와(바로 가져옴)

이런 패턴이야ㅋㅋㅋㅋㅋ


아 그리고 동생 애칭은 야, 애기, 똥강아지, 강아지, 이놈의시키등등이 있음

스무살이지만 우리한텐 애기라서ㅋㅋㅋㅋㅋ 애기!하고 부르면 딱 쳐다봄ㅋㅋㅋㅋㅋ


지금은 자리에 오래 앉아있을 수도 있고, 끼니도 딱 때되면 먹고

(주말에 엄마 늦잠자고있으면 혼자 밥퍼다가 냉장고에서 반찬꺼내서 차려먹음ㅋㅋㅋㅋ 젓가락질도 잘해)

어릴때부터 군것질을 잘 안시켰더니 군것질도 안해

그래서 다른 친구들 보면 살때문에 덩치 엄청 큰 친구들도 많은데

동생은 딱 표준형 몸이야ㅋㅋㅋ 마르지도 않았고 너무 체구가 크지도 않고

내가 맨날 끌어안고 부둥부둥함ㅋㅋㅋ 지금은 나보다 키도 큼... 째끄만할때 귀여웠는데.....


그리고 밤되면 아빠가 이 닦여주고(혼자도 할수는 있는데 너무 대충해서8ㅅ8 충치생길까봐 해줌) 내보내면

알아서 안방으로 쏙 가서 침대에 누워서 혼자 뒹굴뒹굴하면서 꺄르르 웃어ㅋㅋㅋ

그 있지? 침대에 딱 누우면 포근한 느낌드는거ㅋㅋㅋ 동생도 그게 좋은가봐 진짜 소리내서 막 웃음ㅋㅋㅋㅋㅋ

그러다가 혼자 스르륵 잠들어ㅋㅋ 예전엔 엄마가 붙어서 재우느라 고생했는데

여동생 침대 바꾼대서 쓰던침대 안방으로 옮겨놨더니 지것인양 그날부터 바로 혼자자더라....

진작에 침대 사줄걸.... 동생이 엄마 팔꿈치 만지면서 자는게 버릇이라 엄마 고생했는데8ㅅ8


음... 지금의 특이사항은 살림에 엄청 신경쓰는거....?

정리정돈에 신경쓰는데 피해주는건 아니니까 그냥 냅둠ㅇㅇ

그리고 엄마만 보면 살림시킴ㅋㅋㅋㅋㅋ 패턴이 정해져있어

저녁 먹고-설거지하고-과일먹고-티비보다-이닦고-취침

보통 이 순서인데

저녁 다 먹고 좀 쉬고나면 동생이 엄마한테 가서

눈 똑바로 보면서 입모양으로 '치, 워'하고 말함ㅋㅋㅋㅋㅋㅋㅋㅋ

가서 설거지하라고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엄마 설거지 다하고 쉬고있으면 엄마 또 붙잡고는 '복, 수, 아'함ㅋㅋㅋㅋ 복숭아 달라고ㅋㅋㅋㅋㅋㅋㅋ

우리 요즘 내내 복숭아 먹었거든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다른 계절에 한참 사과먹을 때는 엄마 붙잡고 '사, 과'함ㅋㅋㅋㅋㅋㅋ


엄마가 주방 정리 잘 안해두면 혼자 가서 이것저것 다 정리하고 옴ㅋㅋㅋㅋㅋ

물건 위치를 다 알고있으니까 혼자 막 정리해놓음ㅋㅋㅋㅋㅋㅋㅋ

다른건 관심없는데 유독 주방살림에 관심이 많아.... 덕분에 엄마는 쉬질 못함8ㅅ8


그리고 웃긴건 위에서 나랑 아빠 무서워한댔잖아ㅋㅋㅋㅋ

엄마 놀러나가면 여동생붙잡고 '치, 워'함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나랑 아빠는 절대 안시킴ㅋㅋㅋㅋㅋ


동생한테 우리 서열이 아빠, 나, 여동생=엄마 이렇게 인가봄ㅋㅋㅋㅋㅋ


동생 다 크고 너무 평화로워지다보니 2년전쯤부터 우린 내내 웃음꽃이야ㅠㅠㅠㅠ

이렇게 되기까지 참 힘들었다........8ㅅ8


내내 집에만 잡혀있던 엄마도 작년쯤부터는 친구들도 만나고 주변 지인들 만나고 다님ㅋㅋㅋ

전에는 동생이 엄마랑 떨어지는걸 극도로 싫어했어서8ㅅ8

어릴땐 엄마 잠깐 슈퍼가도 맨발로 따라나갔었어.... 붙잡아서 달래느라 나랑 여동생도 엄청 고생함ㅠㅠ


그리고 동생 덕분에 우리 가족이 거실에 모이는 시간이 많아졌어!

예전엔 가족 다같이 예민해서 각자 방에서 안나왔었는데

요즘엔 다 거실에 모임ㅋㅋㅋㅋ 동생은 늘 쇼파에서 티비보는데

지나가면서 쇼파에 앉은 동생한테 한번씩 말걸고, 동생이 뭐만 하면 빵빵 터지고ㅋㅋㅋㅋ


지금은 동생이 너무너무 귀엽고 사랑스러워서 어찌할줄을 모르겠음ㅠㅠ

너무 귀여워서 난 맨날 동생 좋다고 끌어안고 치대고 볼에 뽀뽀해달라고 조르는데

동생은 나만 보면 아주아주 정확한 발음으로 '가!'라고 말함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전에 귀찮게하면 밀치길래 '미는거 아니야~ 가! 라고 해봐!'하면서 알려줬더니

그 이후부터는 시키지않아도 '가!'라고 함..... 괜히 알려준거같기도 하고....8ㅅ8


무튼 동생 너무 귀여워서 한번 써봤어ㅋㅋㅋㅋㅋ


혹시 가족이나 친적중에 지적장애 있는 덬은 궁금한거 물어봐도 돼~

동생 커오면서 별별일이 다 있었어서 경험 내에서는 얘기해줄수 이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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