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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외 트라우마를 이겨내는 방법이 궁금한 중기 (긴글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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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8.22 00: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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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걸 트라우마라고 하나 싶기도 하고
이 얘기 하면 나인거 알게 될 지인들도 있겠지만
모른척 하고 넘어가주라ㅠㅠ
그냥 지인들 아닌 더쿠에 익명으로 털어놓고 얘기하고 싶었어

사실 최근에 있었던 일은 아니고 벌써 6년 정도 된 일인데
중2 여름에 한창 친구들이랑 학교 끝나고 아이스크림 사먹는데에 빠졌을 때였어 그 날도 다른 아파트 사는 친구를 조르고 졸라서 우리 아파트 정문에서 내가 아이스크림을 살테니까 같이 먹고 가자고 했고 친구는 별로 안내켜했지만 그래도 같이 가줘서 먹기로 했어

구조를 설명하자면 우리 아파트 정문에는 공중전화 부스가 있고 그 앞에 화단 때문에 단차(?)가 있어서 의자처럼 앉아 있을 수가 있어 그리고 거기에 앉으면 앞을 봤을 때 한 10미터도 안가서 오른쪽으로는 경비실이 있고 왼쪽에는 1층에 어린이집이 있는 아파트 단지가 있고 그 단지 더 뒤쪽으로는 차들이 지나다니는 터널(아파트에 몇층까지 없애고 통로로 두는) 같은게 있어
https://img.theqoo.net/lcKHX


친구랑 아이스크림을 사서 화단에 앉았는데 위에서 말했듯이 아파트 1층에 어린이집이 있다고 했는데 가끔 엄마들이 차 가지고 와서 애들 데리러 오잖아 그래서 차를 세워뒀는데 우리가 앉은 곳에서 아파트 입구 앞에 세워둬서 터널 입구가 안보였어 그리고 그 터널 입구 바로 앞에는 아파트에 들어와서 천막 치고 장사하는 분이 계셨고 분명 경비실 안에는 터널 쪽으로 창문도 있고 경비아저씨도 계셨어

친구랑 떠들다가 정말 아무 생각 없이 하늘을 쳐다봤어 그 날 하늘이 정말 맑았거든 근데 갑자기 하늘에서 검은 비닐봉지 같은게 떨어지는거야 그리고나서는 진짜 태어나서 한번도 못들어봤을 정도로 큰 소리로 '쿵'소리가 나서 친구랑 나랑 아무말 없이 서로 쳐다봤어 그리고 나서 정말 세상에서 소리가 없어진 것처럼 조용하더라 경비실에 계시던 경비아저씨도 천막에서 디엠비를 보던 아저씨도 아무도 나와보지 않았어 그렇게 큰 소리가 났는데 심장이 쿵쿵하고 뛰더라 그래서 친구랑 고민하다가 살짝 멀리서 볼래? 하고 우리가 있던 곳 보다 더 정문쪽으로 가서 살짝 봤는데 그 차로 가려졌던 터널 입구에 어떤 할아버지가 정자세로 누워있는거야 가까이 가는건 무서워서 친구랑 핸드폰으로 사진은 안찍고 카메라로 줌 해서 봤는데 머리 쪽에는 피가 있었어 그 순간부터 친구가 막 울기 시작하는거야 그래서 친구는 울고 있고 지나가는 사람도 없고 나와보는 사람들도 없어서 어쩔 수 없이 내가 112에 전화해서 여기 ㅇㅇ아파트인데 사람이 떨어져서 죽은거 같다고 신고하고 뭐 정확한 위치 알아보기 위해서 내 핸드폰 위치 추적한다 이런 얘기 듣고 끊고 나니까 정말 거짓말처럼 경비아저씨도 천막에 있던 아저씨도 다른 어른들도 막 몰리더라

그 때가 하교시간이라 우리 아파트 뒤에 있던 남중도 하교 시간이었는데 걔네가 막 오더니 사람 죽었다고 사진을 막 찍어서 어른들이 걔네 다 쫓아내고 경비아저씨랑 천막에 있던 아저씨가 돗자리 같은거로 그 할아버지 가리고 조금 있다가 경찰도 오고 가족인 것 같은 사람들도 막 와서 울고 그랬어 친구가 너무 놀라기도 하고 너무 울어서 내가 괜히 오자고 했다고 진짜 미안하다고 사과하고 집에 보냈어 근데 이 때까지는 눈물이 한방울도 안나오고 멍한 상태였는데 우리집이 지금은 다른 라인으로 이사왔지만 저 때는 정문에서 무조건 터널 입구를 지나가야하거나 아파트 단지들을 한바퀴 삥 돌아야하는 라인이었거든 딱 그 사람들 몰려 있는 곳 지나서 엄마한테 집에 간다고 전화를 했는데 엄마 목소리가 들리니까 갑자기 눈물이 쏟아지는거야 지금 생각해보면 긴장이 풀려서 그랬던거 같아 그래서 엄마 놀라서 뛰어오셔서 정신 없이 집에 와서 엄마가 나 청심환 먹이고 학원 못간다고 전화하고 친구엄마한테도 전화해서 통화하고 그리고 잠들었던거 같아

내가 생각보다 멘탈이 강해서 그 전에도 학원 가려고 집 나왔는데 우리집에서 보이는 놀이터에 사람 떨어지는거 보고 신고했었을 때도 멀쩡했었고 저 때도 당일엔 괜찮았어 그 다음 날도 나갈 일 없어서 멀쩡했고 근데 그 다음 평일에 학교를 가야하는데 그 길로 지나가기가 무서운거야 터널 입구랑 최대한 떨어져서 분리수거장,경비실 있는 쪽으로 딱 붙어서 가도 터널 입구 쯤만 가면 몸이 벌벌 떨리고 쳐다보지도 못하고 그 자리에서 할아버지가 날 부르고 있거나 쳐다보고 있을거 같고 그렇게 거의 두달을 다니다가 아파트 아스팔트가 오래 됐기도 하고 그런 일이 있었기도 하고 해서 아스팔트를 싹 긁어내고 다시 깔았는데도 한참을 그러다가 많이 괜찮아져서 그 길로 다시 잘 다니게 되었어 지금은 같은 아파트지만 그 쪽으로 안가는 라인으로 이사왔고 그리고 겁이 많아서 놀이기구 한번도 못타던 내가 중학교 졸업 사진 찍으러 롯데월드 가서 놀이기구도 잘 타고 자이로드롭도 잘 타고 그렇게 잊는 줄 알았는데 문제는 6년이나 지난 올해부터야

정말 저러고 나서 여태 잘 지내왔는데 올해 초부터 갑자기 너무 무서워져서 작년까지도 잘 놀던 놀이공원에 가서도 아무 것도 못타고 돌아왔고 아파트 현관에 들어갈 때 혹시나 머리 위로 사람이 아니더라도 물건이라도 뭔가 떨어지지 않을까 딱 들어가는 순간 까지 위를 안쳐다보고 못들어가게 됐어 다른 건물은 괜찮은거 같은데 같은 아파트라 그런지 우리 집만 그러더라고 그리고 들어가는 순간은 뒤에서 누가 확 잡아다니는거 같은 느낌이 들기도 해 가끔 뭔가 떨어지는 소리나 크게 쿵 소리가 나면 심장이 떨리고 아무 것도 안들리게 되었는데 이게 점점 심해지니까 나도 모르게 스트레스를 받게 되는거 같아 그리고 가족들이랑 같이 있을 때도 자꾸 위를 쳐다보고 가족들한테도 조심하라고 잔소리하듯이 되어버리니까 가족들이 짜증내고 이런 것도 트라우마라고 하는진 모르겠지만 몇년동안 잘 지내다가 갑자기 이렇게 되는 일도 있을까? 이런거 마음 굳게 잡고 이겨내려면 어떻게 해야할까

요약하자면
1. 6년 전에 사람 떨어지는걸 목격했고
2. 처음에는 힘들었지만 그 이후에는 몇년동안 아무 일 없이 잘 지냈는데
3. 6년이나 지난 지금 그 때 일이 자꾸 생각나서 무서워졌어
4. 그래서 이겨낼 수 있는 방법이 궁금해

긴글 읽어줘서 고마워 덬들이 이겨낸 방법이나 이겨낼 수 있는 이런저런 얘기 부탁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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