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덬은 경영학과를 아무 스펙없이 졸업하고 취준을 거의 1년한것 같아.
경영학 분야중에서도 회계는 정말 재수강해서 겨우 B 맞을정도로 심하게 못했는데 어쩌다 회계직에 채용이됨. 인사쪽 일하고싶었는데 절대 안되더라 ㅠㅠ
들어간 회사는 외국계였고 사무실에 4명 일하는데 1년 여기서 일하면 좀 큰 회사로 통합된다는 얘기 듣고 입사했는데 네임밸류도 없고 연봉도 작은데 일도 없어서 정말 고민 많이 했지만 내가 가진 스펙도 경력도 없어서 계속 있다보니 정말 조금더 큰 회사로 통합되고 헬게이트가 열림.
회계원리도 몰랐던 나인데 그래도 한해 두해 일하다보니 저절로 깨닫게 되는 부분이 있더라. 하지만 내 스스로 참 관심이 없는 분야기도 하고 너무나도 적성에 안맞는 반복되는 업무와 숨돌릴만하면 돌아오는 감사며 여기저기서 터지는 일들 수습하다보니 그냥 워커홀릭이 되어있는 나를 발견하고 마침 새로온 직속 상사가 또라이라 존나 싸우고 그만뒀어.
업무를 싫어하긴했지만 잘한다는 소리는 들었는데 이건 회계 이론을 잘 안다기보다는 회사 시스템을 잘 이해하고 엑셀같은거 잘 다루기 때문에 손이 좀 빨라서 그런것 같아. 그래도 그만둘때는 다신 이쪽으로 발도 들이기 싫었는데 몇달 놀다보니 돈도 떨어지고 특정분야 일을 하다보니 다른데 도전할 엄두를 못내겠더라.
그래서 또다시 같은 직무로 이직을 하게됐는데 이땐 뻔뻔해져서 수습기간 지나자마자 부장님께 기회 되면 다른 부서에서 일하고싶다고 함. 아마 인사고과 목표 설정할때였던듯. 그때 부장님이 어이없단듯이 웃으셨는데 그 후 회사 매출이 오르면서 부서 규모를 늘리게 되고 연차 조금 쌓인 나는 비슷한 다른 부서로 배치되게 되었다...이 때는 부장님이 당당하게 너 저기로 가라 했는데 첨엔 내가 기존 부서 생활이 편해져서 싫다고 거절했음. 부장님 레알 당황하심.
부서 옮긴 즈음엔 그동안 일하면서 얻은 거북목 증후군때문에 정말 살수가 없는 지경이었는데 그나마 옮긴 부서는 반복적으로 산더미같은 업무를 해야하는건 아니어서 숨 좀 돌릴수 있었고 내 능력은 좀 딸리지만 일하면서 재미도 있고 보람도 느꼈던듯.
근데 내 남편이 회사 생활에 문제가 있어서 다른 돌파구를 찾고 있던 도중에 이민이 그 대안에 오름. 난 어렸을때 외국에 나가 사는것에 동경이 있어서 별 거부감은 없었고.. 남편이 핑프기질이 있어서 말 꺼내고 별로 알아보지는 않는 스탈 ㅠㅠ. 그러나 회사생활에 염증을 느끼던 내가 존나빨리 알아보니 마침 내 직업(바뀐부서)이 부족직업군이라 이민신청을 할수 있다는 정보를 얻고 영주권 신청을 한 후 5개월만에 이민을 왔다는 얘기야. 지금은 이민와서 5년째 잘 살고 있어.
영주권 얻은건 정말 행운이긴 했는데 이것 말고도 내가 결혼하고 나서 보니까 내가 그렇게 싫어했던 회계일이 일은 빡세도 나름 안정적이고 익숙해지면 할만한 일이더라. (업종 안가리고 이직 쉬운것도 장점) 내가 다닌 회사들이 죄다 외국계여서 그랬는지 몰라도 인사팀은 생각보다 많이 축소하는 추세였고 회계일도 기장업무는 인건비 싼 나라로 돌리는 추세여도 기본적으로 어느정도 인원이 필요하고..홍보팀에서 예쁘게 일하는것 같던 과장님도 기자들 갑질 맞춰주는것 진절머리나고 예정에 없던 행사 쫓아다니느라 결혼생활하며 힘들다고 우리팀이 부럽다고 하셨던걸 보니 회사 생활 다 거기서 거기구나 하는 생각도 들더라고.
어떻게 글을 끝내야할지 잘 모르겠는데 지금 회사서 울며 일하는 덬들도, 또 취업하느라 힘든 덬들도 힘내라고.
나는 가정형편이 안좋아서 취준할때도 알바하며 했는데 알바한 곳에서도 직원 제의 받았지만 돈을 알바 수준으로 준다고 해서 갑자기 급하게 알아봐서 취업한곳이었음.
너무 작은 회사라 대학 동기들 대기업 갈때 난 아무 말도 못했고 연봉 얘기하면 너무 스트레스 받아서 집에와서 폭식함.
인생 어떻게 풀릴지 모르니까 다들 화이팅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