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무원 때려쳤는데 오늘 급 동사무소 총기난사 글 보고 후기 남겨...
나는 연고지 지방직이었고 시골 아니야!
공무원 하면서 힘들었던 점은 여러가지가 있겠지만...
인수인계도 제대로 안되고, 일반적으로 신규가 맡을 일이 아닌데 자기들 귀찮다고 업무분장 넘기고
계장한테 오는 전화인데 막내라고 내가 다 땡겨받아서 다 탱킹하고
업무분장이 개판이니 내 옆에 있는 주임은 이상할 정도로 일 안하고 폰만 하고있고 하루에 자기한테 오는 전화 한통 두통...
그런데 어쩌다 뭐 있으면 그건 당연히 자기랑 나랑 같이 해야되는 일인냥 주말출근은 당연시함.
법령 해석이 애매해서 상급 기관에 물어보면 상급 기관에선 '원칙적으로는 XX가 옳으나 상황에 맞추어 융통성있게 처리해줄것'
이딴 개소리나 하고있고 문제생기면 내가 감사받고 징계를 받든 다 책임져야되고...
근데 여기까지는 그냥 괜찮았어. 직장생활 뭐 다 그렇겠지.
근데 정말 악성 민원인들이 있어. 오늘 있었던 일은 총기난사지만 총기난사까지는 아니더라도 쌍욕 몇시간씩
하는건 다반사고, 와서 지 성질 못이기고 기물파손하고 위협하고..
시장 발이 얼마나 넓은지 뭐 일만 있으면 시장만나서 얘기할거라고 하질 않나, 절대 해줄수가
없는 일인데 전화로 온갖 소리를 지르면서 몇시간을 통화하다가 그래도 안된다고 하니까 국민신문고 넣음.
근데 나는 떳떳해. 왜냐면 명확히 해주면 안되는 일이라서 국민신문고도 결국 내가 답변하는 거고 그냥 이러이러해서 안됨
하면 끝이거든. 근데 왜 국민신문고 들어왔냐고 또 상사한테 욕먹는거지.
그래도 버티기만 하면 안짤리지 않냐고? 맞아... 실제로 공무원 들어오면 사기업에 비하면이야 자기발로 나가지 않는 이상
어지간한 범죄자 아닌 이상 해임, 파면 절대 안당하지. 대부분 다 그렇게들 다니고... 근데 나는 못버티겠더라.
야근하고, 일 많은건 상관없는데 아 정말 이게 나랑 같은 인간인가? 같은 사람들을 보는데 내일도 그인간들이 올거고, 그 다음날에도 그 인간들이
올거라는 생각하면 5년, 10년은 하겠는데 평생은 못하겠다는 생각이 들었어. 처음에는 정말 생글생글 웃으면서 민원인들을 대하던 모습이
몇년 지나니까 무표정이되고, 민원인이 짜증내면 나도 같이 짜증내고 싸우고... 내일이 오는게 무서워서 새벽까지 잠도 못자고...
근데 맨날 일 안한다고 욕처먹고, 정작 나는 받을지 못받을지도 몰라서 별로 하고싶지도 않은 공무원 연금때문에 후려쳐지고
꿀빤다는 욕먹고... 그만둔건 지금도 후회는 없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