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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외 우울증으로 더러워진 쓰레기방을 치우고 있는 중기와 짧은 인생 후기. (매우 긴 글, 비위 약하면 읽지 않는 걸 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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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명의 더쿠 https://theqoo.net/750893273
2018.06.14 14: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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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오랜만에 정신병이 잔뜩 도진 방을 청소했어
진심 내 남자친구도 가족도 친구들도 나랑 어떻게 알고 사귀고 지낸건지 궁금해질 정도더라.

정신차리고 우울증이 다 나은 건 아니지만 일단 방부터 청소해 보기로 맘먹은 지 이틀 째, 방 두개를 청소하는데 일단 하나는 어느정도 끝냈고 (다시 좀 어질러졌지만)
나머지 한 방은 봉인하다시피 잠궈놨었는데 정말 오랜만에 그 방을 열었어.

부끄럽지만 구더기인지 누에벌레인지 뭔지 모를 애벌레도 존나 나왔고 곰팡이에다가 마구잡이로 모아둔 쓰레기에 곰팡이까지. 처음 보자마자 아주 기겁, 또 기겁을 했음.
공포영화도 롤러코스터도 감흥없이 타고 공포영화 고어영화 쏘우 인간지네 123 살로소듐의 120일도 눈 똑바로 뜨고 보고, 심지어 냄새나 음식물 등에도 비위 강한 편인데도 도저히 못 참겠더라. 청소 다 못하고 나온 이유도 그 때문. 그 방에 있던 물건들 거의 1/4? 1/3 가까이 버린 거 같아...
하지만 동시에 내맘도 1/4 청소된 ㅋㅋ...ㅠㅠ

당시 약 남용이 심각할 정도였어서 불안증세 오면 몇십알씩 약을 쳐먹었는데 그 때 구석구석 쳐박아둔 약 껍질도 엄청 나왔고 창문을 열어둔 채 잠궈둬서 악취는 그나마 덜했지만 여기저기 방바닥에 약 먹고 토한 자국, 머리카락 뽑아댄 흔적들 가득하더라고. 그나마 음주는 안 해서 다행이다.
빗자루로 쓸어대는 것만 3시간 한 거 같네. 방금 있는 힘 없는 힘 다써서 100리터 종량제에 한가득 버리고 오는 길인데 누가 보면 살인사건이나 자살현장 쓰레기 처리인 줄 알지도(...) 왜냐면 나도 청소하는 중간중간 아 이거 특수청소업체 부르는 게 나을 것 같다고 생각했거든 ㅋㅋ

청소를 마저 다 하려면 이틀정도 더 걸릴 것 같아.
방바닥 닦아 볼래도 아직 버릴 게 많더라. 한번에 칼 뽑는 게 정말 정말 좋겠지만 체력도 정신력도 그만치 안 되는 거 같고, 일단 눈에 띄는 내내 계속 치워가려 해.

우울증의 원인은 환경인 거 같아.
나는 초등학교 4학년 때 엄마가 뇌종양으로 단기기억상실증이 오셨고(지금은 치매랑 완전히 같은 증상이야. 치매는 아니고.) 나를 잊었어. 친엄마한테 친척 조카이름으로 불렸고 의사는 엄마를 수술하면서 나를 마주보고 수술이 잘못될 경우 환자가 사망할 수 있음을 얘기하고 그냥 혼돈. 아빤 엄마 병원비를 벌러 가야해서 초5? 초6때부턴가 중학교 내내 이모 집에 맡겨져서 살았어.

이모는 나름 챙겨주시려 했는데 이모부나 사촌오빠는 나를 꺼려했고, 내가 잘 때나 아침마다 일어나서는 이모부가 '쟤는 언제 집에 가냐, 에휴.' '니 성격 걱정된다.' '쟤는 어떻게 살려나. ' 하는 말에 엄청 상처를 받았던 거 같아. 외모적으로도 평가 많이 당했고 아빠는 신용카드 하나 주고 주말에만 잠깐 보더라도 엄마를 돌보기 바빴어.

중학교 때 이모네 집에 있을 때 가장 기억에 남는 건 엄마가 나를 죽이려 한 일이었어. (사촌오빠가 날 성추행 한 일보다 이게 더 기억에 남네. )
입원생활만 하다가 이모네 집에 잠시 왔는데 자기 집이 아니라는 느낌에 엄마가 자주 발작했거든. 엄마의 비명을 들으면서 철필통에 머리를 맞았고 칼로 등을 찔렸고 아빠는 말리다가 다치고 삼촌도 엄마에게 맞고, 울면서 사촌오빠 품에 안겨서 숨만 죽이고 있었던 거 같아.
친척들에게도 우리 엄마때문에 마음 아프고 있다는 게 미안해 죽을 것 같았고 힘이 없어서 도와줄 수 없었던 아빠에게도 항상 미안했어. 이 때부터 사람에게 완전히 마음을 닫은 것 같아. 아직까지 누구에게도 맘 열 수가 없네.

고등학교 때, 아빠랑 같이 살게 됐지만 여전히 일로 바쁘고 일주일에 많이봐야 12시간? 그나마 8시간은 서로의 방에서 잠만 잤다.
고2때까지 나는 완전히 양아치였어. 애들 돈 뺏고 때리지는 않았지만 늘 뒷자리에 앉아서 수업 안 듣고 잠만 자는 학생이었어. 모의고사니 내신이니 맨날 찍었고 장래희망도 뭐라 썼는지ㅋㅋ 기억이 안 난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이렇게 살아온 년한테 정말 과분하게도 인복이 넘쳐서 친구들이 정말 곁에 많이 있었고, 고3 땐 이런 양아치년한테 반장도 맡겨주는 학급에서 지냈어.
내 사정을 아는 담임 선생님은 항상 두손 잡고 기도해주셨고(고2 선생님도 정말 최선을 다해서 지도해주셨어) 아직도 너무 감사하다 친구들도 선생님도.
반장을 하면서 체육대회를 준비하는데 엄마들끼리 연락해서 친구들에게 뭐 돌리는 게 있었나봐. 난 엄마가 없으니까 다른 반 반장 어머님이 나한테 전화해서 너네 엄만 왜 연락 안 되냐고 물어보셨는데 이걸 아빠한테 전하다가 눈물이 난 듯ㅋㅋ 원래 사람 앞에서 잘 안 우는데!

그러다 3학년 2학기 때 하고 싶은 게 생겨서 아빠와 상의도 없이 집에서 왕복 4시간 걸리는 홍대에서 학원상담을 사흘간 다녔고 좋은 학원을 정해 거기서 예대를 준비했는데 수능이 333이 나왔고, 실기는 수석으로 들어갔고 그덕에 탑 지거국에 현역으로 입학해서 어린 나이에 대학입시학원에서 고3 예비취미중학생 모든 반 전임으로 일했어.
대학생이 되고 나서야 세 가족이 한 집에 살게됐고 ㅋㅋ 인생 쩔지 않냐?
21살때부터 월 150~160을 벌었는데 난 너무 감지덕지야.

하지만 어릴 때 얻은 우울증은 이런 오르막길에도 낫질 않더라. 어릴 땐 자살시도도 많이 했어 문고리에 줄 감아서 목도 매달아 보고 옷걸이로도 매달아보고 칼로 자해, 스스로 주먹으로 때리고 벽에 몸을 부딪히고. 사람이 진짜 죽음을 코앞에 두면 눈 앞이 아니라 뇌가 하얘지는 거 알아? ㅋㅋ 잠깐 목졸려서 눈앞이 파란 거 말고... 하지망 지금은 귀찮아서 안 해. 저절로 죽는 게 제일 편할 것 같다는 생각에.

지금은 이런 지 한참 됐고 앞으로는 정신병원의 도움을 받을 예정이야. 대외생활은 잘 했더라도 학점은 개판이라, 오늘 쓰레기 버리고 담배피면서 정신병으로 대학생활 다버렸다는 생각을 했어.

치료를 받더라도 완전히 정상적, 보통의 사람으로 살아가기까지 얼마나 걸릴 지 예상이 안 되니까 막막한데 그래도 숨 붙어있는 이상 살아봐야지 하는 중이야.

글 마무리가 힘드네 여기까지 읽은 덬이 과연 있을까 ㅋㅋ
우울증인 덬들 힘내. 사실을 말해주자면 만성 우울증에 완치는 없어. 난 아직도 어릴 적 내가 너무 불쌍하고, 엄마가 싸준 김밥, 아빠가 도와주는 숙제, 가족들이 모인 졸업/잊학식이나 집밥 이런 것에 대한 개념이 아예 없어.
이런 건 과거를 뜯어고치지 않는 이상 나아질 수 없으니까 약으로라도 버티는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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