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울증때문에 정신과를 다니고 있는 덬이야
정신과를 가면 의사가 맨날 하는 질문들이 있음
댄스학원 잘 다니냐, 연구실을 잘 가고 있냐 뭐는 계속 하고 있냐 등등...
그거 하면서 나한테 재밌었냐고 물어봐
근데 솔직히 랩에서 실험하면서 뭐 재밌음? 그냥 시키는거 하는거지
공부도 등록금 내는거니까 하는거고
학원도 학원비 내는 거니까 일단 가는거임
글고 갈때마다 그 질문 받으니까 너무 질리는거
그래서 최근에 그런 질문 받을때마다 그냥 그래요 했었어
그리고 내 문제는 그걸 할때보다는 끝나고 난 후 나 혼자 있을떄 드는 자살 충동임
댄스학원에서는 내가 춤 잘 못추니까 거울보다가 죽고싶기도 하고
공부하다가도 쉬고 있으면 죽고싶다 싶고 공부 도중에 안돼도 죽고싶고
어떤 때에는 침대에서 일어나는 것 자체가 너무 어려움
아침에 눈을 뜨는게 괴로움
일상생활도 진짜 뭐할때마다 마음에 무거운 짐이 있는 느낌임
남들도 다 힘들겠지하고 오기로 버티는 건데
그래서 내가 대충 하느냐? 그거 아님
댄스학원에서 선생님이랑 다른 학생들이랑 친해져서 같이 밥도 먹고
연구실에서도 동료량 엄청 친해지고 사수랑도 잘 지냄 웃으면서 지냄
공부는 진짜 하기 싫어서 좀 안하긴 함
그래도 정말 일상생활 최선을 다하려는데
의사가 나보고 뭐할때 좀 재밌게 좀 하라는거야
그얘기 듣고 눈물이 막 나는거 난 지금도 ㅈㄴ 최선을 다하고 있는데
뭘 더 어떻게 하라는 거지?
내가 그냥 그래요 라고 하긴 했지만
의사라면 1차원적으로 그렇게 내가 대충 할거라고 받아들이면 안되는 거 아닌가?
저 사람이 나에 대해 뭘 안다고 저러지?
친구가 그랬으면 얘가 뭐 전문적인 트레이닝 받은 상담사도 아니고
하고 넘어갔겠지만
정신과 의사잖아
그게 너무 싫은거...
근데 돌이켜 보면 내가 너무한가 싶고 내가 너무 예민한것 같기도 해
내가 너무 의사에 대한 기대가 높은걸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