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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외 대학에 들어오고 너무 멋있는 인생교수님을 만난 중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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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9.22 0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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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에게는 거의 덕질 수준으로 좋아하는 교수님이 있음
이 교수님을 만나기 전에는
운좋게 나름 내 수준보다 높은 학교에 들어왔음에도 불구하고
생각보다 대학 강의란 것도 별 볼 일 없구나..몇백 주고 들을 만한 가치의 강의들이 맞나..
이런 현타가 너무 많이 왔었고 한 학기만에 대학에 대한 환상이 와장창함
그러다 1학년 2학기에 우연히 한 교수님의 수업을 듣게 됐음
그 수업을 처음 신청하게 된 이유는 중간고사 시험이 없다는거 단 하나였는데 ㅋㅋㅋ (시험에 노이로제 걸린 나에게 매우 중요했음..)
다만 과제가 많다는 평 때문에 고민하다 일단 오티 들어보고 별로면 드랍하자! 는 생각으로 오티를 감
그리고 난 오티부터 직감함. 이 수업 들어야겠구나
이 교수님 특징이 덤덤한 표정과 말투로 유머러스하시거든ㅋㅋㅋㅋ
오티부터 아무렇지 않은 얼굴로 던지는 드립들에 빵터져서
뭐지 이 교수님 진짜 독특한데 너무 매력있다 고 생각함ㅋㅋㅋ
게다가 강의평들이 하나같이 교수님이 걸어다니는 나무위키라며 아는 게 진짜 많으시고 진정한 대학강의, 강의력 하나는 최고다 이런 평들이 되게 많은거야
학점이 낮은 사람들도 제 학점은 왜 이러죠...그래도 배운게 많으니 그걸로 됐습니다ㅜㅜ 이런 뉘앙스였거든
나의 호기심을 자극하는 면들이 많아서 결국 과제가 헬이라는 말을 들었음에도 각오하고 듣게 되었음

이 교수님은 수업 스타일이 정말 확고했는데
1. 오로지 말빨로 승부함. 무슨 말이냐면 수업시간에 쓰는 강의교재나 피피티라는게 없음. 판서도 없음.
시험을 준비하려면 각자 교수님 강의 들으면서 알아서 필기를 해야 함

2. 과제가 조온나 많음. 한 학기 동안 과제 제출만 11~12번 정도. 중간고사는 안 보지만 중간고사 주에도 과제 제출은 있음 ㅎㅎ..
과제가 많다는 점 때문에 나가떨어지는 학생들이 ㄹㅇㄹㅇ 많음

3. 수업은 대체로 학생들의 질문에 교수님이 답변해주는 방식으로 진행됨. 위에 말한 과제는 보통 철학 관련 책을 읽고 요약하는 건데, 읽으면서 궁금한 부분이나 의아했던 점 등을 편하게 질문하라고 하심. 그래서 수업 분위기가 상대적으로 자유로운 편인 것 같아

내가 이 교수님을 너무 애정하는 이유 중 하나는 학생들이 아무리 허무맹랑한 질문을 하고, 시덥잖은 걸로 이의제기를 해도 너무 좋은 질문을 해줬다고 끄덕여주면서 엄청 스윗하게 성의 넘치는 답변을 해준다는거야 ㅜㅜ 학생을 민망하게 만드는 법이 없어.
나덬이 말투에 되게 예민한데 말투가 덤덤한 듯하면서도 화법이 되게 젠틀한게 너무 매력적..
그리 젊은 교수님이 아닌데도 사고도 굉장히 열려있고 꼰대기라는게 단 1도 없어서 신기할 정도야

4. 내가 본 교수님 통틀어 박학다식 이라는 수식어가 제일 잘 어울리는 분. 분야 무관 그냥 아는 게 진짜 많으셔. 하다못해 만화,애니 쪽까지 섭렵하심ㅋㅋㅋㅋ 똑똑한 게 왜 멋있는건지 이 교수님 보면서 처음으로 느꼈어

분명 단점(과제가 많고, 주제가 철학이라 나같은 철학문외한에게는
철학 관련 책 읽는게 고역일 수 있고,
강의교재랄게 없어서 시험때 공부하기 난감할 수 있음)이 확실한 강의지만,
장점(교수님이 인간적으로 너무나 젠틀스윗하시고, 강의력이 최상이고, 대학 강의란 이런거다 를 온몸으로 외치는 듯한 유익하면서도 재밌는 수업. 수업 들으며 웃는 순간이 많다는 것, 학점도 결코 짜지 않음 등)이 그 모든 단점을 덮을 정도로 많았음

수업 전날 과제하면서 아 ㅅㅂ 과제 존나 많고 너무 어려워 아 이 강의 왜 들어가지고ㅜㅜㅜㅜ 이러다가도
다음날 교수님 얼굴 보면 사르르 녹아내림ㅋㅋㅋㅋㅋㅋ 이중인격 되는 기분...
지금은 그렇게 3학기째 이 교수님 수업을 졸졸 따라다니는 중이야 ㅋㅋㅋㅋ
5전공 사이에서 유일한 내 힐링수업임...
아 그리고 알고보니 나 뿐만 아니라 이 교수님에게는 추종자들,매니아들이 꽤 많았음
근데 그럴 수밖에 없을 정도로 매력넘치심ㅋㅋㅋㅋㅋ
난 이제 다음 학기에 한 강의 더 들으면 더 이상 이 교수님한테 들을 수 있는 수업이 없어서 혼자 벌써부터 시무룩해하는중이야ㅜㅠ
친구들한테는 하도 얘기했더니 너 때문에 니네 학교 가서 들어보고 싶다 함ㅋㅋㅋㅋㅋㅋ
우리 학교 오고 제일 좋은건 이 교수님을 만났다는거라고 생각이 들 정도로 너무너무 좋아
졸업하기 전까지 계속 수업 듣고 싶고 그렇다 ㅠ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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