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에 살던 집은 골목 끝에 있는데 그 골목이 짧아.
양쪽으로 두집, 세집 이렇게 대문이 나 있음.
모두 단독주택.
그래서 서로 친하고 그랬단 말이지.
근데 골목 시작하는 집에 있는 집은 정말 싫었어.
요맘때가 되면 수박이니 참외니 이런 과일 먹고 껍질을 꼭 골목에 내놓는거야.
비닐이나 그릇이나 뭐 이런거에 담아서 내놓는거 아니고
그냥 대문 근처에 문턱 이어진 부분이라고 해야 하나
아무튼 그런곳에 껍질을 막 늘어 놔.
그럼 어떻게?
파리고 벌레고 엄청 꼬인다구.
여름마다 그 ㅈㄹ.
그래서 사람들이 다 뭐라고 했어.
그러니까 과일 먹고 말려서 버려야 하는거 아니냐
- 니네는 안 말리고 버리냐 이런 식.
- 그럼 집 안에서 말려라.
- 드럽게 왜 사람들 다니는 길에다가 전시해놓냐
- 내 집 앞인데 어떠냐
계속 이런 대화가 매 년 악순환 됨.
근데 이사하고 나니까 집 주변에 그런 집이 하나도 없어서 너무 좋다.
하.. 그 집은 올해도 그렇게 드럽게 해놨겠지?
어후 진짜 생각하기도 싫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