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생신이고 이번에 크루즈 여행 갈 계획이라, 겸사 겸사 옷 한벌 해드리려고 오늘 같이 백화점에 갔어.
크루즈 여행 중 입는 드레스코드에 말 그대로 드레스가 있더라고. 우리 나라 정서로선 흔치 않는 경험이고, 사실 걍 깔끔한 정장 바지나 스커트에 예쁜 블라우스 정도면 된다고 하지만 그래도 첫 크루즈 여행이라 기분도 낼 겸 예쁜 원피스를 한 벌 사드리려고 했지.
근데 우리 엄만 본인 다리가 안 예쁘다고 일평생 치마를 안 입으심. 그래서 기안 84 옷 사줄 때 한혜진이 그런 것처럼, 첨부터 아주 쎈 옷을 입혀보고 다녀야겠다! 싶어서 센존으로 감ㅎㅎ
여긴 우리 엄마 워너비 브랜드임. 난 걍 할머니들 입는 옷 파는 브랜드라고 생각했는데 여기도 명품? 라인이더라고. 되게 비싸더라ㄷㄷ 알고는 있었는데 여튼 더 비쌈. 그래서 내가 엄마 살 빼면 여기서 풀 착장으로 사준다고 옛날부터 그랬던 곳임.
첨엔 비싸다고 엄마는 대충 보고 가려고 했는데, 거기 직원분들도 친절하게 안내를 잘 해주고 나도 붙잡아서 몇벌 입혀드렸는데 우리 엄마가 입는 옷마다 다 잘 어울리더라고ㅎㅎ 게다가 할인도 30%나 하고. 특히 되게 착붙인 옷이 있었는데 반짝반짝 비즈도 달렸으면서 우아해서 크루즈 여행때 입기도 좋고 나중에 격식있는 자리에 입어도 좋을 거 같았어.
근데 가격이 300 중반대ㄷㄷ 속으로 직원언니한테 가격 듣기 전 일부러 안 놀래려고 한 300 하려나? 하고 일부러 내 생각보다 더 비싸게 예상했는데 그거보다 더 나와서 사실 표정관리하기 힘들었음ㅋ큐ㅠ 하지만 정말 예쁘더라고.
그리고 나와서 그때부터 오만 브랜드의 드레시한 원피스란 원피스는 다 입혀봤는데 역시 처음 입은 옷이 강렬해서 그런지 눈에 잘 안들어오더라ㅋ
그래서 쿨하게 3개월 할부로 결제 했어!ㅋㅋㅋ
엄마가 평생 안 입어본 원피스며 화려한 볼레로 스타일의 가디건이며 입어보는데 정말 TV나오는 재벌가 사모님처럼 예쁘더라. 우리 엄마도 아빠만 살아있었으면 저런 옷 입고 살았었겠지 싶어서 맘이 약간 좀 싱숭생숭했음. 어쨌든 개인적으론 엄마가 첨으로 예쁜 원피스며 치마들을 원없이 실컷 입어보고, 또 좋아하는 모습을 봐서 흐믓했어. 역시 첨에 강렬하게 시작해서 그런지 나중에는 평소엔 엄마가 갈 생각도 않고 보지도 않던 화려한 스타일의 옷을 내가 권하기도 전에 먼저 골라서 입어보겠다고 해서, 엄마도 신난 것 같아서 좋더라.
직원 언니도 이런 딸 없다고 칭찬해줬지만, 혼자 뿌듯해서 써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