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단 나는 커피는 무조건 아메리카노만 마심 라떼는 1년에 두세번 정도 마실까 말까 하고 하루에 두번 정도 뜨아만 마셔 신 맛 나는 커피 극혐함 (이건 순전히 내 취향임 신맛 나는 커피가 고급이라는 것도 알고 있어) 에스프레소는 카페에서나 마시는 건줄 알고 살다가 몇년 전에 어찌어찌 좋은 딜로 전자동 머신을 하나 사게 됐어 1-2만원 짜리 커피 머신으로 드립 커피만 내려 마시던 내 입장에서 몇십만원 짜리 에소 머신은 진짜 아주아주 큰 맘 먹고 사야 하는 거였는데 질러버려쒀!!
요거였음 지금은 단종돼서 안 나오는 제품이야 이걸 사고 홈카페의 새 세상이 열린 거야 버튼만 누르면 에스프레소가 나오다니ㅠㅠㅠㅠㅠㅠ 게다가 맛있어ㅠㅠㅠㅠㅠ 저 머신 들여놓고는 누구 만날 일 아니면 굳이 카페에서 커피 안 사 마셨어 집에서 내려서 텀블러에 담아서 다녔음 진짜 하루에 4-5샷씩 매일 뽑아 먹으면서 아주 돈값을 제대로 했는데 그렇게 몇년을 쓰고 나서 노화하셔서 사망하셨어ㅠㅠㅠ 고쳐보려고 이리저리 노력하다가 보내드리는게 맞다는 판단을 내리고 울면서 보내드렸지
저 머신을 꽤 좋은 가격에 샀었고, 또 저건 이미 단종이 됐고, 눈은 높아져서 갖고 싶은 머신은 너무 비싸고ㅠㅠㅠ 그래서 세상에 타협하느라 저렴한 커피 머신을 찾아서 헤매기 시작했어 그러다가 선택한게 네스프레소였어 친구집에 일리 캡슐 머신이 있어서 그것도 먹어보고, 다른 친구집에 네쏘 머신이 있어서 그것도 먹어보고 내 입에는 네쏘가 더 나아서 네쏘를 들였어 근데 입이 캡슐 커피에 만족을 못하더라고 캡슐 커피 특유의 그 맛이 있는데 그게 아무리 마셔도 적응이 안되는 거야 그래서 결국 다시 1-2만원 대의 아주 단순한 드립 커피 머신을 구입하고 그라인더를 따로 사서 매번 홀빈을 갈아서 내려 마시는 걸로 타협을 하고 지내던 차에 얼마 전에 다시 에쏘 머신 병이 도진 거지 그래서!! 내가 다시 구입한 건 지난 번과 비슷한 전자동 머신이었어 리뷰도 좋았고 가격도 비교적 합리적이라 큰맘 먹고 질렀으
이렇게 생긴 애야 사실 갖고 싶은 건 밀레 에쏘 머신인데ㅠㅠ 이건 내 예산하고 너무 차이가 나서 도저히 지를 수가 없었거든 전자동 머신으로 많이들 쓰는 유라도 좋은 머신인 건 아는데 걔는 브루잉 유닛이 분리가 안된다고 해서 아예 생각도 안 했어 예전 머신을 써보니까 브루잉 유닛에 생각보다 커피 가루도 많이 끼고 또 그게 오래 되면 곰팡이도 슬고 해서 그게 분리가 안된다는 건 치명적인 단점으로 느껴졌거든
암튼!! 쟤를 들뜬 마음으로 데리고 와서 잘 씻어서 처음 커피를 내렸는데... 으응? 싶은 거야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내가 너무 오랜만에 집에서 에쏘 머신을 써서 뭔가 맛을 잊어버렸나 싶을 정도...? 그렇다기엔 스벅을 자주 갔... 암튼 큰 맘 먹고 데리고 왔는데 기대에 부합하지 않는다는 걸 인정하기 싫었던 거지ㅋㅋㅋㅋㅋ 그래서 설정도 이렇게 저렇게 바꿔보고 (커피 갈리는 정도라던가 양이라던가) 하루에 몇샷씩 내려서 호적메이트랑 둘이 열심히 마셔봤어 아............ 만족스럽지 않았어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심지어 네스프레소보다도 별로인 거야ㅠㅠㅠㅠㅠㅠㅠㅠ 진짜 큰 맘 먹고 산 건데ㅠㅠㅠㅠㅠㅠㅠㅠ 이틀을 고민하다가 반품을 했어 (사용 후 만족하지 않으면 반품할 수 있는 곳에서 구입함) 내가 몸을 갈아서 열심히 일을 해서 밀레를 사겠다!!!!!!!!!!!!!!!!! 이렇게 다짐하면서 울면서 보내줬어ㅠㅠㅠ
그리고 얼마 후에 친구집에 놀러갔는데 그 집 주방에 아주 아리따운 수동 에쏘 머신이 한대 있더라고 수동은 또 처음이라 오, 저건 맛이 어떨까 궁금해 하면서 한잔 얻어 마셨어 솔직히 수동은 작동하기도 번거롭고 귀찮다고 해서 아예 생각도 안 했거든 근데 친구가 되게 간단하게 윙 딱 하더니 아메리카노를 내려줬는데!!! 와 집에서 이 맛이 가능한 거였어...? 싶은 맛이 나더라 진짜 너무 감동했어 순식간에 한잔 홀짝 마셔버리고 한잔만 더 달라고 해서 마셨는데 진짜 너무너무너무 맛있었어
그 머신이 이거야
그라인더가 내장돼 있어서 따로 구입할 필요 없는 수동 머신이야 친구한테 사용하는게 번거롭지 않냐고 물었더니 전혀 아니라고 하더라고 그 친구도 커피에 관심 많은 애라 엄청 검색해보고 샀는데 만족한다고 근데 진짜 커피맛이 그냥... 끝이었어ㅠㅠ 집에 와서 호적메이트랑 이마를 맞대고 다시 고민하기 시작했어 과연 수동 머신을 사서 귀찮아 하지 않고 잘 쓸 수 있을 것인가!! 이미 전자동 머신의 편함을 알아버린 몸뚱아리가 적응할 수 있을까!! 일단 질러보잣!! 하고 저 제품을 샀어
결론은 전혀 귀찮지 않다는 것입니다 수동 머신은 커피맛 내기 까다롭다는 말도 있던데 그건 진짜 바리스타 수준으로 입맛 예민한 사람들 얘기고 나 정도의 입맛은 그냥 커피 양이랑 굵기 정도만 내가 원하는 셋팅을 찾으면 그 다음은 전자동보다 더 귀찮을 것도 없어 근데 맛은 비교 불가!!
물론 전자동도 유라 고급 라인이나 더 윗단계 머신으로 가면 내가 가진 수동 머신을 능가하는 맛이 나올 수도 있겠지 하지만 내 예산 내에서 사용한 모든 머신을 통털어서 이 수동 머신이 커피 맛은 최고라고 감히 말할 수 있어
혹시 홈카페 용으로 에스프레소 머신 고민하고 있는 덬이 있다면 도움이 될까 하고 후기 남겨봄 마지막 수동 머신 가격은 직구로 구입할 경우 5-60만원 정도 하는 것 같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