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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외 우리집 사정이 정말 괜찮아졌다고 느끼는 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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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8.11 2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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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가 보증 잘 못 서서 집이 정말 쫄딱 망함 .. ㅋㅋ
20년 전에 아빠가 전재산 털어서 지은 단독주택도 경매로 넘어갓는데

친가 고모 삼촌들이 돈 모아서 집은 건져주심 ㅠㅠ
고모 명의이고 전세 살앗음 ( 당연 전세보증금 고모한테 줌)

어릴 때 어느정도였냐면


겨울에 보일러 못켜고 전기장판으로 지내던가
아니면 제일 작은 방만 보일러 켜고 가족 다 모여서 잣음
와중에 아빠는 혼자 전기장판 커고 다른 방에서 주무셨엇..


따뜻한 물 안나와서 늘 물 끓여서 찬물이랑 섞어서 썻고

돈 못내서 전화는 거의 항상 발신금지 상태엿엇음

돈이 없으니 여기저기 외상이 많아서
집이 돈 갚으라는 전화가 자주 왔엇고
피하다 피하다 엄마 아빠가 나보고 전화 받아서
엄마 아빠 없다 하라고 거짓말도 많이 시켰음

너무너무 싫엇는데 그래서 지금도 전화 받는걸 엄청 싫어함


11살 추석엔 진짜로 엄마 아빠 잠깐 없어서 없다고 햇는데
아줌마가 소리 지르면서 거짓말 하지말라고 화내셔서
엉엉 울엇던 적도 잇엇음. 그때도 지금도 아줌마 이해함.

새옷같은건 생각도 안해봄
그래도 고모 삼촌 이모가 내가 첫조카라고
그리고 우리집 사정 알아서 옷 많이 사주셨엇음 ㅎㅎ


우리 엄마아빠는 진짜 부지런한 사람이고
꼼수 안부리고 일 열심히 하는 사람들인데
열심히해도 집에 돈이 없엇어

돈이 없으니 엄마 아빠는 예민해져서 맨날 싸웠고
어느날은 아빠가 막노동이라도 하겠다고 도시로 가시려고
짐까지 쌋다가 어찌저찌 안가심

나는 눈치가 빠른 애라 어린 나이여도 집 사정 다 알아서
엄마가 보내주던 피아노 학원비도 몇달 밀린거 알아서
7년 배운 피아노 재미없다 하기 싫다 하고 끊음.
사실은 피아노 치는거 진짜 좋아햇는데 ㅠㅠㅠㅠ
그래서 성인되서 알바해서 피아노 배움 ㅋㅋㅋㅋ

엄마랑 추석 장보고 오다가 엄마가 만원짜리 티를 사주려고 햇는데
나는 15000원 짜리 나시+볼레로 세트가 너무 갖고 싶은거야
근데 엄마가 진짜 돈이 없었던거지
엄마가 안된다는 말은 못하고 10분 동안 나는 계속 옷 만지작 거리고.
결국 그때 옷가게 주인분이 옷 깍아주셨는데
크고나서 갑자기 그 생각이 나면서 엄마 심정이 어땟을까 눈물이 나더라 ㅋㅋ

돈이 없어 생긴 이런 저런 에피소드가 참 많음
그래도 감사한건 엄마 아빠가 우리한테 직접적으로
돈 없다거나 화내고 그러진 않앗엇어


우리 엄마 아빠는 그래도 꾸준히
열심히 부지런히 사셧고
이제는 꽤 여유롭게 산다

엊그저께는
3500만원 들여서 살던 집 리모델링도 했고
고모 명의로 살던 집 명의도 다시 찾고

나는 지금 도시에서 자취하는데
미역국 끓인다고 하니까 엄마가 소고기 사서 끓이라고
10만원 보내주셧다


한 달에 1-2번은 꽤나 비싼 음식도 사먹을 수 있어
엊그저께 5명이서 55만어치 킹크랩도 먹엇어
어릴땐 말 그대로 쌀이 떨어져서 라면 먹엇던적도 잇거든.

돈이 없으면 불행한게 맞는거 같아.
그리고 돈은 참 중요해
그래서 나는 100원도 여전히 알뜰하게 쓴다 ㅋㅋㅋ


결론은
우리 엄마 아빠가 너무 존경스러워
포기하지 않고 버텨줘서 너무 감사해

그냥 내 친구들도 아무도 모르는 얘기 한번 해보고 싶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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