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득 까먹고 있다가 마지막편 얼른 써야겠다 싶어서 올려봐
1편 주소는 2편에 있으니 궁금하면 가서!
그리고 다음에 하나 더 어이없는 군대생활 후기 하나 더 올릴게 (이건 쉬는때 해가지고..)
2편 : https://theqoo.net/1805176203
음 일단 초소라는 곳을 왔어. 여기를 설명해주자면 민통선이 있고 거기를 관리하는 병사들이
지내는 곳을 초소라고 해. 여기는 그렇게 인원이 많이 있지가 않아서 급식같은데가 일반 부대보다 맛있어.
나도 제일 기억에 남는게 여기선 급식 먹는거밖에 없었음
어쨌거나 거기서 내가 먹고 자고 하면서 순찰을 도는걸 했기 때문에 더블백에 이것저것 넣어서 왔는데
소개를 딱 하다가 갑자기 간부분이 '자 너희들도 알겠지만 지금 연평도 사건이 터졌기 때문에 안에서 잘수가 없다.'
이러는거야. 순간 '그럼 설마?' 싶었지. 설마가 사람 제대로 잡더라
나보고 간부가 갑자기 '너 침낭 가지고 있지?' 그러길래 네 했더니 우리 다 밖에서 잘거기 때문에 밖에서
침낭펴고 자면 된다 이러는거야. 순간 아찔했음. 앞에도 말했다시피 최전방 근처는 초겨울이건 겨울이건 그냥 춥기때문에
밖에서 자는거 자체가 헬임. 근데 침낭 펴놓고 들어가서 자라니 세상에..
근데 어쩔수가 없으니까 일단 밖에서 나도 자기로 함. 그나마 난 파견나왔다고 호같은데로 배정해주긴 했는데
그래도 바깥이다 보니 오지게 추웠음. 그리고 새벽부터 순찰을 나가야 했기 떄문에 새벽에 일어나서 눈 비비고 똑같은곳을
계속 도는데 갑자기 어느 지점쯤 간부가 잠깐 멈춰보라 하는거야. 그러더니 손가락으로 어딘가를 가리키며
'저기가 어딘지 알아?' 그러는거임. 그래서 모르겠다고 하니까 저기가 북한군 초소라고. 망원경 끼면 북한군들 있는게 보인다는
식으로 얘기를 하는거야. 안그래도 이시국에? 싶어서 아 네 하고 그냥 순찰 돌았는데 그렇게 다행이도 하루인가 이틀 더
밖에서 자고 결국은 안에서 다들 잠잤었음. 당연히 그 사이에 휴가는 싹 다 통제.
난 우리가 최전방에 있어서 우리만 되게 심각했던 사안인줄 알고 아는 지인한테 전화해서 물어봤는데
가족도 그렇고 아는형들 친구들 다 말하는게 여기도 지금 분위기 장난 아니라고 그러드라. 난 그냥 무감각할줄 알았는데.
어쨌거나 그렇게 12월 말까지 혹시나 하는 마음으로 걱정하면서 그해를 마무리했던 기억이 남.
마무리가 뭔가 좀 이상하긴 한데 어쨌거나 참 파란만장한 군생활이었음. 군 말년때에는 김정일 사망으로 인해서 혹시 또
국지도발 터지는거 아니냐고 나 전역도 얼마 안남았는데 이러면 어떡하나 싶기도 했었고
생각해보니 천안함 연평도 김정일 사망 다 겪었었네.. 그게 벌써 10년, 11년 전이기도 하고.
반응 괜찮으면 위에 쓴거처럼 어이없던 군대 파견 썰 하나 더 품. 이거처럼 막 급박한 상황은 아니고 되게 어이없던 후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