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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외 앞날이 너무 막막해서 속이 답답한 후기(긴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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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6.21 01: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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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3n살이고 20대초반부터 회사를 다녔어

첫 회사부터 평균연령이 제법 높았어서 적응이 힘들었고

1년 뒤에 이직한 곳에서는 부서내 기싸움? 때문에 왕따를 당했었어

왕따 이유는 별거 없었어

나 다음으로 들어온 신입이 있었는데 내가 걔한테 일 알려주느라 좀 챙겨줬거든

근데 기존 여직원들이 왜 걔만 챙기냐, 우리랑은 왜 안어울리냐며 신입이랑 나를 왕따시켰어

온갖 잡일부터 본인들이 해야 할 일까지 우리한테 떠넘기는 등 그중에도 가운데 낀 내가 피해를 많이 봤어


그때 우울증이 심하게 왔고 통근차량에만 타면 식은땀에 심장이 너무 빨리 뛰고

아침에 먹은것도 없는데 회사만 도착하면 바로 화장실로 직행해서 위액까지 다 게워냈었어

당시 한달가량은 물도 못마신채로 야근까지 하며 일했고

이후 두달가량은 집에서 싸간 도시락통에 담긴 죽 몇숟갈 먹으며 또 야근하고 일했어

윗사람들이 떠민 일들때문에 바빠 그마저도 못먹을때면 같이 따돌림 당하던 신입이

점심시간에 누룽지컵에 물 부어와서 일하는 내 옆에 서서 한숟가락씩 떠먹여주기도 했었어

그렇게라도 일을 안하면 엄청 늦은시간까지 일해야해서 어쩔 수 없는 상황이었거든


그렇게 힘들었는데도 오기로 버티고 버티던 이유가 경력때문이었어

학벌이 좋지 않았기에 경력이라도 없으면 앞으로 힘들 것 같았거든

그래서 억지로 버티고 버텨서 3년 넘게 다니고 결국 퇴사를 했어


그때부터 내 정신상태는 좋지 못했던거 같아


이후 재취업을 했는데도 더 적응을 못하고 정말 사소한 말에 계속 상처받고

주변 눈치를 심하게 보고 자존감이 진짜 바닥이었어

일하면서도 혼자 소리도 못내고 눈물 뚝뚝 흘려가며 일했었고

그와중에 나 쥐잡듯이 잡아대는 상사까지 있어서 진짜 미쳐버리는줄 알았어


결국 그 회사도 퇴사하고 잠시 쉰 다음에 입사한 회사는 지인 소개로 갔는데 월급이 밀리더라고...

지인이 입을 어찌나 털어댔는지 회사 사정 뻔히 알면서도 날 속였었어

가서 야근수당도 없이 밤 11시까지 매일 야근하다가 몇개월 다니고 퇴사했어 월급이 밀려있기도 했고..

퇴사후에 월급은 다 받긴했는데 사람에 대한 상처가 너무 컸어


게다가 내가 어릴때부터 못생겼다, 뚱뚱하다라는 말을 가족한테 늘 듣고 자라왔어

그래서 10대 내내 자존감 바닥이었는데 20대에 회사를 다니면서도 자책이 심해지다보니

진짜 걷잡을수가 없더라.. 회사 다 그만두고 정신과 다니면서 가족들이랑 엄청 싸웠어


가족들이 늘 나와 동생을 비교하며 날 못생기고 뚱뚱하다고 비하했었거든

근데 난 내가 10대때 정상몸무게 였다는걸 20대가 돼서야 나서야 알았어

내가 고등학생때까지 160에 50이었는데 난 마른체형의 동생과 비교당하느라 과체중인줄 알고 살았었거든

그래서 난 뚱뚱하니까, 못생겼으니까 이걸 당연하게 생각하며 나 자신을 꾸며본적도 없었어

동생이 나랑 같이 쇼핑가거나 하면 창피하다고 했었거든.. 같이 다니기 싫다고


난 초등학교때부터 한여름에도 늘 긴청바지를 입고 지냈고 되도록이면 반팔도 잘 안입으려고 했었어

나같이 뚱뚱한애가 반바지 입는건 부끄러운거라고 생각했었거든

치마는 당연히 입어본적 없어 중학교때는 교복바지가 있어서 3년내내 바지입고 다녔고

고등학교 3년동안만 교복치마 무릎까지 늘려서 입고 다녔어 다리 드러내기 싫어서


그래서 내가 자존감이 낮은것도 나 자신을 혐오하는 것도 다 어릴때 영향같아서 가족이 미웠어

부모님은 내가 정신과 약 먹는것도 이해를 못하고, 어릴때 일인데 왜 지금와서 그러냐며 엄청 화냈었어

진짜 별 쇼를 다했던거 같아ㅋㅋㅋ 그렇게 혼나고 방에 들어가면 속이 꽉 막혀서 너무 힘들었어

처음엔 커터칼로 손목을 자잘하게 여러번 그었는데 그럼 흉터가 보이더라고

그래서 그 후부터는 골반쪽있지? 허벅지 바깥쪽. 그쪽을 되게 많이 긁었었어


상태가 최악으로 치닫았을때는 약먹고 응급실 갔을때였어

되게 사소한 계기로 핀트가 나가서 집에 있는 약들을 다 긁어모으고 물병하나 챙겨 방으로 들어갔어

약들을 다 뜯고는 웃으면서 계속 먹었어 드디어 죽을 수 있다는게 너무 좋았던거같아

진짜 그만큼 내가 살아있는거 자체가 너무 고통이었거든

그러고 응급실 가서 링거맞고 했던거같은데 당시 내 상태가 어땠는지는 자세한 기억이 없어

작년 여름이었는데 몸이 굉장히 떨리고 추웠던 것만 기억나


그러고 엄마, 아빠랑 각각 얘기를 정말 많이 했어

어릴 때 들었던 말들중에 난 이런게 상처였고 너무 힘들었다

엄마와 아빠는 늘 나를 혼내기만 했고 예쁜 동생만 감쌌다

둘이 놀다 장난쳐도 늘 나만 혼났고 나만 매를 맞았다

동생이 예뻐서라고 생각했다. 실제로 아빠는 늘 동생을 공주님이라고 부르니까(지금까지도)

부모님께 사랑받지 못한다는게 너무 힘들었다, 부모님도 사랑하지 않는 나를 누가 예뻐해줄까 싶었다,

내가 싫었다, 태어나면 안될 사람이라고 생각했다

난 내가 싫다, 못생기고 뚱뚱해서 자신이 혐오스럽다등등


진짜 솔직하게 한참을 울면서 털어놨고 엄마랑 아빠는 다 들어주고 진심으로 사과해줬어

아빠가 진짜 고지식하고 엄해서 늘 혼나기만 했었고 내가 우는걸 진짜 싫어하셨었거든

그래서 울면서 말하는 나를 화내지않고 지켜봐준게 그때가 처음이었어

아, 우울증약은 5년째 먹고 있어


그 후로 아빠랑 엄마가 많이 배려해줬어

아, 동생이랑은 어줍잖게 얘기는 했는데 우린 성격이 상극인거 같더라고

그래서 꼭 나눠야 할 말이 아니면 대화를 하지 않아

요즘도 일주일에 한번 말할까 말까해

(독립도 생각은 했었는데 내가 정신적으로 불안하니까 부모님이 계속 말렸어)


그래서 지금은 일단 몇개월째 회사는 쉬고 있는데 사실 회사를 다시 다니기가 싫어

너무 스트레스를 많이 받아왔고 진심으로 무섭게 느껴질 정도야

요즘도 재취업 해야겠다고 막연히 생각만 했는데 계속해서 악몽을 꿔

회사에서 따돌림당하는 꿈, 일을 못해서 계속 혼나는 꿈 등등..


그리고 9살차이나는 남동생이 자폐성장애를 갖고 있어서 돈 많이 벌어놔야 하는데 큰일이야..

우리 부모님 노후준비도 아직 못하셨을만큼 우리집 형편이 좋지 않거든

아주 나중에 부모님 돌아가시면 내가 데리고 살고 싶은데...

동생이 장애를 갖고는 있지만 우리 가족 모두가 너무 사랑하는 우리 막내거든

동생을 위해서라도 돈을 벌고 싶다는 생각이 간절한데 그 반면에 회사를 다시 다니는게 무서워


사실 지금 내 차에는 몇달전에 사뒀던 번개탄이 두 개 숨겨져 있어

집에서 죽으면 부모님이 이 집에서 더는 못살겠다고 하실 것 같아서

내 마지막은 내 차에서 보내기로 마음먹었거든

그래서 요즘 일을 쉬면서 부모님하고 시간 많이 보내고 있어

내가 떠나더라도 우리 가족들이 나와 관련해 좋은 추억 몇개쯤은 갖고 있어줬으면 해서..

집안일 정말 못하는데 엄마 계속 도와주고 요리할때 심심하지 않게 옆에서 수다떨고

근데 이럴수록 자꾸 살고 싶어져 너무 살고 싶고 지금 우리 가족들 한명도 밉지 않고 너무 좋은데

내가 앞으로 사람처럼 못살 것 같아서 자꾸만 마지막을 생각 하게돼

멍하니 있을때면 마지막은 어디서 보내야 할까, 언제쯤이 좋을까 그런 생각만 하고 있어


너무 힘들다.. 차라리 한참 힘들때 끝냈으면 지금보단 나았을까

회사를 쉬면서 가족과 보내는 시간들이 너무 좋고 행복해

부모님께 짐이되고 싶지 않아서 끝내고 싶은데 자꾸만 더 살고 싶어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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