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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 붕어빵 장사 거진 한 달 되어가는 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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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3.05 02: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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붕어빵 장사 첫날 후기

https://theqoo.net/review/2714584419

붕어빵 장사 1주차 후기 (붕어빵 움짤 있음)

https://theqoo.net/review/2718981313


후기란에 글썼던지가  대충 한 달 정도 된 듯하여 다시 글써봄.  덬들의 의견을 듣고, 여러가지로 고민해서 장사에 반영해봄.. 



YPdPD.jpg

찍었던 제품 사진 

1. 상황은 `물 반컵`이라고 할 수 있음. 이룬것과 이뤄야할 것들이 겹쳐져 있음. 붕어빵 만드는건 익숙해졌지만, 가게를 운영하는 건 해야할 일이 끝도 없고, 부지런해야하더라.

1달이 된 지금 고민은 1주차때와 대충 비슷....한데. 조금 더 세분화 된듯.  1개당 1~2천원 짜리 붕어빵이 팔릴까? 고민했었으나, 손님이 있었고, 재구매율도 높음. 


2. 장사의 좋은 점은 역시 손님들. 붕어빵은 연령과 성별을 불문하고 좋아하는 음식이라 그런지. 다양한 손님들이 찾아 주심. 


덬들이 재미있어할만한 이야기라면.... 맨 처음 들어온 사람들은 배민과 현대 카드 영업 직원분들. 영업신고하고 따로 홍보도 안했는데, 배민 등록하라고 영업 직원들이 접촉함. 

방문한 분이 3명. 홍보물은 한 5통쯤 옴. 그런데 배달은 할 생각이 없어서 거절함. 


사업자 카드 영업하러 온 분은 2분. 특이하게 현카 영업만 오시더라. 서울에서 몇 안되는 코스트코가 있는 동네라, 이미 있다고 말씀 드렸더니,  다들 빠르게 포기하심.

40대 여자 영업 사원분 일화가 좀 재미있었음.  오신 김에 붕어빵을 하나 사가심. 나중에 몇 주 지나고, 가게 앞에 승용차가 잠시 정차하더라. 뒤에 차들이 빵빵 거리는데. 

운전자 분이  밤팥붕어빵 하나 부탁한다고 주문하고 차를 몰고 가심. 일단 굽고 있으니,  차를 어딘가 세우시고 오셔서 찾아가심. 다시 보니 영업 사원분... 진짜 맛있었다고 다시 먹으려 오셨다고.. 


그리고 아무생각 없이 #가오픈 이라고 태그를 올리고 인스타를 시작 했는데, 개점한 당일날 인플루언서 분이 왔다감. (...)   가오픈만 검색하고 먼저 돈다는 사람이 있다는 이야긴 들었는데, 진짜 대단하더라...   준비가 잘 안된터라 홍보 혜택은 못누림.. 


...


매장 주요 손님은 근처 회사나 공장 분들이 오시는데..  공장은 직원부터 사장님(직원이 10명 이하신 분들...)이 오심. 직원분들은 식사 후 간식으로 사가심.  얼마전엔 젊은 직원분이 `사장님 심부름` 이라고 붕어빵을 사러 오셨음. 사장님이 다른데보다 맛있으니까 꼭 여기서 사오라고 하셨다고...  회사원들도 점심이나 저녁때 들러서 사가심. 


근처 주민들은 지나다가 발견했다고 오시고....


붕어빵 이야기만 해도 즐거운 접객이 됨. 


근데 장사에 관심을 가지시는 분들이 좀 있음. 나이든 분들은 `내가 해봐서 아는데....`가 나옴. 풀빵 장사 해봤다, 고구마를 팔아봤다. 그러니까 장사를 이렇게 해라. 커피도 팔고, 공간도 넓히고.... (...) 젊은 분들은 `기계가 얼마냐. 하려면 어떻게 해야하냐` 라고 구체적인 질문을 하시는 분들이 계심... 


3.  대체로 고객분들 반응이 ` 붕어빵이 맛있고, 다시 먹고 싶어서 왔다` 라서 다행이라고 생각함. 2천원 하는 피자 붕어빵도 꾸준히 잘 나감.  1000원에 n개짜리와 차별화가 성공한건가... 싶고, 창업 관련 책이나 유튜브에서 `꼭 박리다매로 갈 필요 없이. 설정한 가격만큼의 가치를 줄 수 있게 노력해라`란 말이 무슨 말인지 알듯한 정도? 


...  하지만 매출(수익이 아님)은 여전히 최저시급에도 못미치고 있음. 뭐 제품 자체의 문제라기 보담은, 다른 여러가지 미흡한 준비와 전략 때문이라고 생각함..  


일단 여기가 강남이나 관광지 같은 강력한 상권이라면 훨씬 유리했겠지만. 임대료 및 권리금이 차원이 달랐겠지? (...) 



4.  상인으로서 생각하고 행동하고 말하는 방식을 익히려고 노력중.  찾아오는 손님과 찾아올 손님의 입장에서, 상품과 우리 가게. 그리고 나는 어떻게 보이는가. 


그런 노력의 일환으로  SNS와 네이버 스마트플레이스를 뒤늦게 시작하고, 노력하고 있음...  손님이 알지 못하는건 없는거나 마찬가지더라고.  마케팅...이라고 하기엔 미숙하고... 


남의 가게에서 일해봤으면 좀 낫지 않았을까? 이런 고민이 들긴 하는데. 직원으로 일했다고 지금 고민이 전부 해결되었을까? 라고 생각하면 그건 또 아니더라고...  주방이나 홀 경험이 있다고, 답이 나올 문제들은 아닌게 좀 많더라... 


음식이 맛있으면, 컨셉 확립과 브랜딩이 잘되어 있으면, 홍보가 잘되면., 서비스가 훌륭하면., 원가율 계산이 잘되고 마진이 보장되는 시스템이 있으면. 


매일매일 어렴풋이 깨달아가는 성공 조건인데.  저 조건 모두 기본은 해야함.... 그런 후에 운빨이 터져야. 장사가 잘 되는거... 하나라도 낙제점이면 그냥 망.... 


자영업자들이 가게는 무덤이고, 장사는 멈추면 죽는 나태지옥이라고 말한게 뭔지 체감중임...  수천,수억 들인 가게에서 지금 매출 나온다고 생각하면 진짜 죽고 싶을듯... 


개업하고 도서관에서 책은 더 많이 빌려 보게 되는듯...  

최근 읽은 책 중에선 "사장의 마음" 과 "회사 다닐 때보다 괜찮습니다"가 좋았음. 전자는 닭갈비 가게 운영하는 분이고, 후자는 광고 기획하다가 술집 창업한분... 



4-1. 창업 준비하면 유튜브 많이 봐야함.  자영업자들 인터뷰. 자영업자 대상 컨설팅 하는 강사들. 이런것도 좋음. 책보고 정리하면서, 여러 편을 보다보면 

홍보한다고 부풀리는게 뭔지. 실제로 이야기하는게 뭔지 어렴풋하게 보이기 시작할듯.  


사업하면서 돈(수입) 이야기를 남에게 안하는게 최고인데. 왜 나와서 이야길 할까? 싶었는데...  대략 이런 이유들 있더라고. 


(1) 자랑하고 싶음. - 바디 프로필 찍는 심정으로 나와서 기록으로 남기고 싶다는 사람들. 젊은 사장들 중에 그런 사람들이 좀 있었음. 장사가 궤도에 오르고, 자랑하고 싶음. 

(2) 프랜차이즈 모집하고 싶음 - 자기 장사로는 수익이 한계에 달하니까, 멀티로 지점을 내서 돈을 더 벌고 싶다. 이 경우는 특별히 걸러서 봐야함... 

(3) 컨설팅을 하는게 목적인 사람들 - 자영업을 계속하는게 싫거나, 한계(체력,연령등) 에 달한 사람중에선 노하우를 가지고, 컨설팅을 하는 직업을 주업이나 부업으로 하려는 사람들이 있음.  강사나 컨설턴트 브랜딩으로 유튜브를 하고 있음. 


이런걸 알고 보면 좀 도움이 될거야. 


그리고 개인적으로 추천할 유튜브 영상은 이거. 사람이 포인트가 아니라, `가게 오픈부터 종료까지 쭈욱 찍는 유튜브`들 이게 핵심임.  

( 공중파 방송 프로그램은 대본 짜놓고, 나레이션으로 스토리를 만들어가는거라... 의외로 별 도움이 안되는 경우가 많음. ) 


유튜브 가게 하루 영상들은 손님으로는 알 수 없는. 가게가 어떻게 운영되는지 상세하게 보여줌.  수험으로 치면 기출 문제랑 오답 노트라고 생각함.  (특히 다른 집 주방을 보면, 위생을 위해 지켜야하는 기본적인 조건 안지키는 경우가 그대로 찍힘.  유튜브 촬영한다고 신경쓴 사례에서도 그러면 뭐... 일본측 영상보면 몇 대째 물려오는 노포라고 유명한 가게에서 그런 경우가 종종 있음.)


창업은 모의고사가 없음.... 바로 본시험임.. 


창업하려면 최소 6개월~1년은 사전 준비하고. 가게가 오픈하면 찾아오겠다는 팬들을 확보하고 시작하는 이상적인 조건에서도, 가진 돈 몇개월 동안 까먹으면서 버틸 각오를 해야함.. 


5. 당근이니 지역 커뮤는 의외로 아무 도움이 안되었음. 


장사 시작하기 전에는,  `맛있는 붕어빵을 팔면 당근이나 커뮤에 소문이 나서 찾아 오지 않을까?` 라고 생각했으나... 현실과 전혀 다름. 앞으로도 안그럴지도? 입소문이 대단하다던데. 그건 좀 아닌가 싶고.. 


당근 동네 생활에서 붕어빵 가게 찾고, 알려주는 내용들? 계속 올라왔는데. 우리 가게 이야기 한 사람은 단 한 사람도 없음. 다른 가게들 이야기는 함. 


언젠가는 `어디어디 부근에 붕어빵 가게 있나요?`란 글을 보고, `여기서 이런 붕어빵을 팔아요!` 라고 우리 가게 위치와 제품 사진을 댓글로 달았던 적이 있었음.

근데 글 작성자는 리플을 안달고, 다른 사람은 내 리플에 `거기가 어딘지 모르겠지만. 다른데서 이런거 팔아요!!` 라고 다른 가게를 알려줌. 


현재까지 가슴속 3천원 어플. 당근, 지역 카페 보고 오셨단 손님 단 한 분 도 안계심....  특히 지역카페는 노점상 붕어빵이나 푸드트럭에 대한 정보 공유는 활발하던거보면 좀 특이하긴 했음... 


지금 우리 가게에 단골들이 있고, 포털이나 SNS 후기가 생기는거랑은 전혀 다르더라고...  바이럴 업체들이 어떻게 활동하는지. 어떻게 수를 쓰는지 보이긴하더라... 


바이럴 업체 맡기면 어떨까 고민하는 덬들 있을지 모르겠는데. 그거 돈만 날릴 확률이 높음 


그냥 꾸준하게 업주 본인이 블로그를 쓰는게 최고임.  충실하게 가게 운영하면서 본인이 가게를 운영하면서 신경쓰고 있는것들, 손님에게 알려주고 싶은 것들. 이런걸 계속 적으면. 그게 진짜 설득력을 가진 스토리가 됨. 


이런 정도가 아닌, 글빨 좋은 작가들 데리고, 알고리즘 헛점 노리고, 바이럴 계정 돌려가면서 순위 올려준다는 업체들이 제시하는 꼼수는 한계가 있음... 



.... 


여튼 좋은 조언들 해줘서 고마워. 


마지막으로 현재 팔고 있는 붕어빵 사진 올려봄.. 


붕어빵 장사는 언제까지 하냐...는 질문이 요새 손님들에게 많던데. 그게 좀 고민이긴 함....


손님들에게 즐거운 경험을 주고, 나도 지속가능한 조건의 장사를 꾸려갈 길이 있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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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스터드 붕어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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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팥 붕어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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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자 붕어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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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렌타인 데이 한정이었던 누텔라 특선 붕어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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