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 나와서 산지 이제 10년 넘었고, 한국엔 자주 못 갔어.
이번에 오랜만에 서울 가서 일 때문에 사람들 많이 만났는데,
내가 이젠 여기 사람이 아니구나 싶었던 순간들이 있었어.
나 사는 동네는 모르는 사람끼리도 눈 마주치면 웃으면서 인사하고,
심심하면 말 걸어서 스몰 토크도 하고 그러거든.
또 직장 특성 상 커뮤니케이션이 중요하기도 하고.
이번에 일로 만난 사람들한테 내 나름으로는 사회 생활적인 스킬? 친절함?을 발휘했거든?
근데 그럴 때마다 상대방이 음...? 하는 게 느껴짐.
차라리 업무 내용에 대해 얘기할 땐 괜찮은데.
"ㅇㅇ씨 외국 사람 같아요"라는 말도 몇 번 들었고.
업무 특성 상 낯선 사람에게 말 걸어야 할 때도 있는데,
여기보다 서울 사람들이 훨씬 더 경계심을 갖고 있는 게 느껴지기도 하고.
(이건 이해가 감. 하도 이상한 전도를 많이 해서...)
취업도 사회 생활도 다 여기서 배워서, 한국에서 내 나이 또래의 사람들이
일로 만난 사이에서 어떻게 서로 대하는지, 그런 걸 잘 모르는 것 같아.
가족 형제들 다 한국에 있고, 나도 한국 국적이니까 스무스하게 녹아들거라 생각했던 거 같아.
다행히 친구들은 그런 위화감을 덜/안 느끼는 거 같아.
같이 만나 놀 땐 다 좀 어릴 때로 돌아간다고 하잖아.
암튼 그래서 책에서나 읽던, 외국 생활 오래하면 어느 곳에도 완전히 소속되지 못 한다던 게
어떤 건지 알게 된 거 같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