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크방에서 리뷰방에도 올리면 좋겠다는 덬들이 있어서 올림
무튼 들었던 생각과 행동순으로 정리함.
1. 여느날과 다를것 없었는데 출근하는데 느낌이 요상해서 배아프면 전화 꼭 하라고 함. 퇴근때까지 방실방실 잘 웃었음. 저녁먹고 같이 잠자리에 들었음. 새벽에 일어나니 와이프가 없음. 거실에서 끙끙거림. 병원가자니까 지금가봐야 대기탄다면서 굳건히 버팀. 와이프 끙끙거리면서 캔디크러쉬하고 있지만 난 전전긍긍. 그러다 아침 10시에 가자고 해서 산부인과 감.
2. 끙끙거리긴 하는데 자기도 긴가민가해서 둘이 엘베에서도 다시가라고하면 어쩌나 하면서 올라왔는데 이미 자궁열려있었음. 바로 입원. 엄마는 독하다.
3. 와이프 진통때문에 본격적으로 힘들어함. 애는 타는데 내색도 못하고 억지로 웃으면서 위로해주느라 앉는걸 까먹어서 지나고보니 계속 서있었음. 하튼 존나 질질 짰음. 더불어 애는 더이상 낳지 말아야겠다고 생각함.
4. 와이프 출산. 탯줄 잘랐음. 방송에서 남자가 분만실 뭐 들어가니마니 하는 얘기들 다 쓸데없음. 정신없어서 눈이고 코고 제 역할을 못함. 탯줄 자르고 아기 받아서 안고 와이프 보고 챙기고 하느라 뭘보고 뭘했는지 기억이 안남. 애기 낳자마자 와이프는 또 방실방실 난 질질. 아마 존나 짜대서 코가 막혔을지도 모름.
5. 머리털이 수북해서 졸라 놀람. 내 애 치고 이뻐서 또 놀람.
6. 항상 자기 애기가 세상에서 제일 이쁘다는 사람들보면 객관적인 시선에서 그건 아닌데.. 했었는데, 내 새끼가 나오니 그게.. 객관적인 시선이.. 안 됌. 힘듬.
7. 졸라 이쁨 졸라 귀여움 졸라 도키도키 졸라 행복
8. 어제 그제 하루종일 애기 사진이랑 동영상 찍고 보고 찍고 보고
9. 와이프한테 "너 힘들어 하는거 보니 애기는 그만 낳아야겠다"라고 하니 나중에 맘 변해서 더 낳겠다고 하지말고 낳을려고 빨리 낳자면서 올해나 내년에 하나 더 빨리 낳자고 설득 당하고 있는 중.
10. 난 참 비관적이고 비사회적인 아주 거뭇거뭇한 사람(와이프의 표현을 빌리자면)인데도, 단순히 새 생명의 탄생이라는 그런 거창함을 떠나서 정말 너무너무 이쁘고 행복하다는게 스물스물 가슴에서 피어올라서 생전 처음 느껴보는 감정에 휩쌓여 있는 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