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덬은 여행을 앞두고 있는 평범한 남자 대학생임.
여행을 장기간 가서 가기 전에 머리나 자르자~ 하는 마음으로 학교 근처 미용실에 갔음.
사실 자주 가는 곳은 아니고 이 동네에서 번화가 쪽에 있는 곳이라 고민하기는 했는데
예전에 친구한테 소개받고 갔을 때 꽤나 잘 잘라줘서 겸사겸사 쇼핑도 하자는 마음으로 갔음.
머리 자르는 것까지는 별로 문제 없었음. 좀 무성의하다는 느낌은 있었는데 돈 안되는 남자 컷트는 거의 대부분의 미용실이 그렇게 대하니까
그 정도는 허용 범위라고 생각했음. 애초에 미용실에서 이래저래 캐묻는 걸 좋아하는 타입도 아니고.
그런데 사단은 머리를 감는 과정에서 일어남. 미용 배우는 학생인 것 같았는데 머리 감으면서 이런 저런 이야기를 걸었음.
학생이냐. 어디 대학 다니냐. 뭐 그런거 물어보길래 솔직하게 대답했는데. 아 대학생이냐고. 그렇게 안보인다고 말을 함.
그래서 아 제가 그럼 어떻게 생겼느냐고 물어보니 혼자 웃더니 솔직하게 말해도 되냐고 물음.
대학생으로 안보인다는 단계에서 이미 충분히 솔직하신 것 같아서 솔직하게 말해보라고 함.
공고 졸업하고 ㅁㅅㅌ피자에서 배달 아르바이트 할 것 같이 생겼다고 함.
공고 무시하는 발언 아님. 배달하시는 분 비하하려는 것도 아님. 다 소중하신 분이라고 생각함.
근데 개인적으로 나는 이걸 다른 공간도 아니고 미용실에서, 그것도 손님 입장에서 듣는다는게 너무 기분이 나빴음.
맨 처음에는 내 귀를 의심했음. 현재 내 머리가 탈색한 밝은 노랑이기 때문에 아 제 머리가 밝아서 그렇게 보이나봐여ㅎㅎ
라고 애써 웃으며 대답했으나, 그 분은 사태파악을 못하셨는지 "아니여ㅎㅎ 생기신 게 딱 그렇게 생기셨는데여. 그런 소리 자주 들으셨져?"
라며 확실하게 대못을 박음.
당시에는 너무 상상도 못한 답변이라 어이가 없어서 ㅇㅅaㅇ..? 하고 골똘히 생각하다가 허허 웃고 계산하고 나왔는데
아무리 생각해봐도 곰씹으면 곰씹을수록 기분이 나빠서 이렇게 후기를 올림^^
무슨 공짜로 커트 한 것도 아니고.. 가서 내가 진상짓을 한 것도 아닌데 어째서 내가 내 돈 주고 커트를 받고 이런 요청하지도 않은 평가를 들어야 하나..?
ㅋㅋㅋ 생각지도 않은 곳에서 자존감 많이 떨어지고 옴.
어디 미용실이라고 정확히 말은 못하겠지만 불현듯 ㅅㅇㄷㅇㄱ ㅌㄹㅍㅇㅅ 라는 초성이 머리에 떠오름. 해당 초성은 본문과는 아무런 연관이 없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