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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외 부모에 대한 복합적인 감정을 정리하는 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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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8.07 20: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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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에 나이 들고 독립하면서 자연스럽게 느끼게된 것들을 정리하는 글이야

1. 그들도 입체적인 사람이다.

-> 당연한 말이겠지만 자라오면서 나한텐 부모님이 절대 선이었어.
선하고 큰 욕심없는 온화한 분들이하는 건 변함없지만
그들도 결국 이기적이고 우열을 가리는 보통 사람의 면모가 있다는걸 깨닫게 됐어.
한 예로 부모 중 한분이 배우자의 실책과 집안, 그리고 가풍을 비난하고 극혐했어. 그리고 그걸 나와 혈육에게 어렸을 때부터 끊임없이 주입하고 동의를 구했고,
나와 내 혈육은 부모로서 두분을 존경하지만 사람 대 사람으로서 비난받는 부모는 내심 그럴 만한 귀책사유가 있다고 여기고 비난하는 부모의 삶이 가엽고 안쓰럽다는 입장이었거든.
독립하고 객관적으로 상황을 판단할 입장이 되니깐 두분의 성향의 차이인거지 어느 한쪽이 유별나게 악하거나 선한 게 아닌걸 비로소 알겠더라.
여태까지 흐린 눈으로 지내왔지만 비난하는 사람도 비난 받는 사람도 모두 다른 부분에서 흠결이 있는거지 어느 누가 절대적으로 완전무결하지는 않더라.
사람이 이런 면도 있고 저런 면도 있구나 받아들이게 됐어.

2. 나의 기준으로 부모를 이해하려고 해서는 안된다.

-> 나와 부모는 세대도 다르고 자라온 환경이나 배움이 다르기 때문에 갈등이 생기더라도 부모를 설득시키기 보다는 ‘그렇게 생각할 수도 있겠다.’라고 받아들이는 자세가 필요한 거 같아.
예전엔 몰랐는데 부모님이 하시는 말씀 중에 내 기준 몰상식하고 비도덕적인 부분이 있어서 깜짝 놀랄 때가 많아. 어떻게 저런 사고를 하지? 어떻게 저런 말을 스스럼없이 하지?하고 내 안의 부모님의 이미지와는 너무 다른 모습에 실망할 때도 있어.
그분들 세대에서는 당연했던 것들인데 내 기준에 부합하지 않다고 해서 그걸 교정하려들면 안된다는걸 알게됐어. 말그대로 내 기준의 정상이 부모 세대의 정상과는 차이가 있으니깐 굳이 굳혀진 관념을 내가 바꾸려들면서 부모님과 마찰을 겪을 필요가 없더라.
그분들에겐 나의 기준이 오히려 비도덕적이고 희한한 사고일 수도 있으니깐.

3. 부모의 마음을 헤아리기엔 나의 그릇이 작다.

-> 이건 1, 2를 통해 배우게 된 점이야. 이제 좀 머리 크고 독립했다고 객관적으로 부모님을 보게되면서 냉철한척 깨시민인척 부모님을 대하는데, 이런 점이야말로 내가 아직 한참 부족한 사람이라는걸 알려주는 것 같아.
부모님도 태어날 때부터 성인이 된 지금까지도 내가 반복적으로 저지르는 실수와 잘못을 인내하면서 날 키우셨을텐데, 이제는 부모님 슬하에 없다고 내가 마치 뭐라도 된 것 마냥 노쇠한 부모의 행동과 말에 시시비비를 따지는건가싶어 현타가 왔어.
나라고 우리 부모님이 바라는 이상적인 자식의 모습이 아닐텐데 내가 감히 이상적인 부모님의 모습을 바라는건가. 부모와 자식은 대체 뭘까. 난 과연 좋은 부모가 될 수 있을까. 이런 생각이 꼬리에 꼬리를 물어.

일부 덬들은 이미 통달한 진부한 내용들일 수 있지만 난 아직도 갈무리가 안되서 생각과 감정을 글로 정리해봤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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