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혁규는 2001년생 돌풍의 선두 주자로 불린다. 10살의 어린 나이에 부산 볼보이로 형님들이 공차는 모습만 바라보던 그는 지금 부산 유니폼을 입고 뛰는 프로 선수가 돼 있다. 지난해 K리그2(2부) 최초의 고교생 K리거로 2경기를 소화한 권혁규는 올해 가장 먼저 데뷔골을 맛봤다. 지난달 10일 부산-서울전에서 수비수 자책골로 기록된 뒤 권혁규의 득점으로 정정되며 그에게 역사적인 골이 됐다 . 훤칠한 키를 무기로 포지션 구분 없이 최전방과 측면까지 뛰어다니는 기동력이 강점이다. 권혁규는 젊은 선수들이 비중이 높은 부산의 특성을 감안할 때 앞으로 갈수록 중용될 가능성이 높다.
권혁규의 데뷔골은 벤치에 앉아있던 또 다른 젊은 피의 가슴에 불을 지폈다. 서울의 유스팀인 오산고 출신으로 고교 시절 춘계연맹전 득점왕에 올라 주목을 받았던 정한민도 데뷔골의 바통을 이어받았다. 정한민은 올해 K리그1(1부) 전반기에는 선배들의 그림자에 가려 벤치에 머물렀지만 성적 부진으로 최용수 감독이 경질뒨 뒤로 부름을 받았다. 감독대행인 김호영 수석코치가 지휘봉을 잡았던 첫 경기인 지난 1일 성남FC전에서 데뷔전을 치르더니 7일 강원FC전에서 벼락같은 중거리슛으로 데뷔골이자 결승골을 터뜨린 것이다. 서울을 일으킨 골었기에 더욱 더 인상적이었다. 정한민은 아직은 프로 레벨의 거친 몸싸움과 경기 템포에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지만 빠르게 데뷔골을 넣으면서 자신감을 얻었다. “올해 공격포인트 10개는 노리겠다”며 목표도 세웠다.
정한민의 득점이 터진 다음날 포항 미드필더 고영준도 자신의 재능을 뽐냈다. 절묘한 기술과 날쌘 플레이가 무기인 그는 포항 스틸러스가 광주FC에 0-1로 끌려가던 후반 38분 교체 투입돼 종료 직전 극장골을 터뜨렸다. 이 득점은 포항을 패배 위기에서 구해낸 것을 넘어 K리그 최초의 팀 통산 1800번째 득점으로 기록됐다. 지난해 11월 청소년 대표로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십에 출전해 감각적인 프리킥 골을 터뜨렸던 그가 프로 선수로 자리매김하는 순간이었다. 고영준은 “(권)혁규나 (정)한민이나 청소년 대표로 한솥밥을 먹던 친구들이 먼저 골을 넣는 것이 자극제가 됐다”며 활짝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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