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간 팬들에게 죄송했다. 그래도 5연승을 해서 팬 분들도 좋아하시고, 조금이나마 빚을 갚지 않았나 생각한다. 그래도 기쁨은 오늘까지만이다. 5연승을 했지만, 제주 유나이티드와 수원 삼성 원정이 남아있다. 취하지 말고 다음을 준비해야 한다.”
“사실 4연승을 할 때마다 ‘이게 고비다’라는 말을 자주했다. 이런 말을 너무 자주하면 잔소리처럼 들릴 수도 있는데… 선수들이 잘 이겨냈다. 어쨌든 분위기라는 게 좋아졌다는 느낌을 받는다. 교체로 들어간 오후성과 츠바사도 잘해줬다. 아까 말했듯, 오늘까지만 취하고 내일부터는 제주전을 대비해야 한다. 우리 선수들은 성장했다. 잘 될 때인 만큼 조금 더 겸손하게 접근하겠다. 잠깐 이야기를 들었는데, 우리팀이 지금 3위다. 선수들에게 ‘수고했다’라고 말하고 싶지만, 나는 ‘조금 더 준비를 해줬으면 좋겠다’라고 이야기하고 싶다.”
이날 대구 수비수의 핵심 홍정운은 통증을 호소하며 경기 중간에 피치를 빠져나왔다. 다행히 큰 부상은 아니라고 한다. 이 감독은 가슴을 쓸어내리며 홍정운의 중요성을 역설하기도 했다.
“그렇게 큰 부상은 아니다. ‘씹힌다’는 느낌이라고 했다. 다음 경기까지 1주일이 있기 때문에 출전은 가능할 거라고 본다. 정운이가 들어가고 안 들어가고의 차이가 크다. 정운이가 나오는 만큼 팀 성적도 올라갈 거다. 정운이는 브레인이다.”
대구는 시즌 초반 꼴찌까지 떨어진 적도 있었다. 그러나 승점을 차곡차곡 쌓았고 ‘5연승 고속열차’를 타며 3위까지 치솟았다. 이 감독은 대구의 터닝 포인트가 ‘강원 FC전 패배’였다고 짚었다.
“나의 부담감은 그렇다고 쳐도, 선수들이 자신감을 잃었었다. 그걸 어떻게 회복할 것인지가 관건이었다. 강원전(0-3 패배) 패배로 우리가 바뀌었다. 그렇게 져본 게 처음이었다. 이후 선수단이 훈련에 참가하는 분위기가 달라지더라. ‘이래서는 안 되겠구나’, ‘달라져야 겠구나’라는 생각들을 한 것 같다. 이근호와 김진혁과 이용래를 중심으로 이야기가 오갔을 때 팀이 하나가 되는 모습을 봤다. 결국 강원전에서 크게 패했지만, 터닝 포인트가 됐다고 본다. 이제야 대구다운 색깔이 난다. 지금 생각해보면 그때 잘 진 거 같다. 나 역시 울산 현대를 잡고 흥분했던 거 같은데, 강원전을 통해 화가 났고 모두가 달라졌다.”
대구의 핵심 선수 세징야는 이날 부상을 털어내고 복귀전을 치렀다. 세징야는 경기 초반 높은 집중력을 발휘하며 팀의 추가골을 성공시켰다. 이 감독은 세징야에 대해 변함없는 신뢰를 표시했다.
“세징야가 있고 없고에 따라 무게감이 다르다. 세징야가 들어오면 상대 선수들 한두 명 정도는 끌고 다닌다. 그렇게 되면 우리 선수들이 활용할 여건이 좋아진다. 세징야가 들어와서 역할을 해주면 팀은 단단하고 강해지는 것이다. 오늘은 세징야가 교체 사인을 보냈을 때 걱정을 했다. 다행히 부상은 아니었고, 간만의 경기라 쥐가 나서였다. 적절한 교체 타이밍이었다.”
3위가 된 대구는 더 높은 곳을 바라봐야 한다. 이 감독은 전북 현대와 울산을 잡기 위해 계속해서 흐름을 유지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은근한 자신감도 드러냈다.
“선수들이 분위기를 탔을 때 계속 자신감을 얻고 있다. 교체로 들어갔던 선수들까지 잘해주면 팀의 틀이 맞아간다는 느낌을 받는다. 대구는 개개인이 성장하고 팀적으로도 단단해지는 느낌을 주고 있다.”
“전북과 울산이 강한 건 사실이다. 그러나 우리도 호락호락하게 무너지진 않을 것이다. 일단 울산을 따라가겠다. 점수 차가 벌어지지 말아야 한다. 솔직히 그간 전북전의 결과가 좋았던 건 아니다. 그러나 전북도 연령이 있는 선수들이 뛰다 보면 경기 내용이 떨어질 수도 있다고 본다. 여름에는 더 그럴 수 있다. 그렇게 되면 우리는 상승세를 탈 수 있다. ‘해볼 만하지 않을까’ 그런 생각을 한다.”
https://sports.news.naver.com/news.nhn?oid=343&aid=00001049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