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심차게 KBO 리그 도전장을 던졌다가 생각보다 더 높은 벽 앞에 좌절했던 김진영은 지난해 장민재와 빠르게 가까워지면서 많은 것을 배우게 됐다. 김진영은 "(1군에 처음 왔을 때) 내가 부족한 게 많은 상황이었는데, 민재형을 옆에서 보면서 많은 것을 느끼게 되더라"며 "늘 똑같은 모습으로 어떻게든 하나라도 더 가르쳐 주려는 모습이 보여서 늘 감사하다. 보이지 않는 곳에서 의지하게 되는 선배"라고 했다.
장민재 역시 겉으로는 차가워 보이기만 했던 김진영의 착한 속내를 알아보고 찬찬히 관심을 쏟기 시작했다. 그는 "처음에는 진영이도 미국 프로에서 좀 뛰어보고 왔으니, 야구를 어느 정도 안다는 느낌이었다. 그런데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현실이 더 냉정하다는 것을 알게 된 거다"며 "그래서 이것도 해보고, 저것도 해보면서 시행착오를 많이 겪는 것 같더라. 1군에 와서 같이 운동을 하다 보니 그런 게 눈에 보여서 (그러지 말라고) 말을 해주고 싶었다"고 토로했다.
장민재가 처음 해준 조언은 이랬다. "진영아, 여기서는 너만의 것을 만들고 네 장점을 잘 찾아서 그 장점을 잘 살리려고 해야 해. 막 우왕좌왕 이것저것 다 해보고 그러다가 안되면, 또 처음부터 다시 시작해야 하고, 그럼 그 과정만 계속 반복해야 한다." 다른 누구도 아닌 장민재 스스로가 프로 입단 후 수 년간 겪었던 경험을 들려준 셈이다.
김진영은 "민재형이 이렇게 저렇게 얘기해준 게 하나하나 다 기억이 난다. 그 당시엔 그 얘기가 솔직히 귀에 잘 안 들어온 게 사실"이라고 털어 놓았다. "민재형은 원래 어느 후배 하나를 편애하는 게 아니라 모든 후배에게 눈에 보이는 대로 부족함이 보이면 가서 조언해주는 스타일"이라며 "첫 해나 두 번째 해에는 내가 공백기가 길었던 상태로 왔다가 나 스스로 '준비됐다'고 생각했다가도 막상 해보면 한계를 많이 느끼는 일의 반복이라 조금씩 지쳐 가고 있는 상황이었다"고 털어 놓았다.
그래도 장민재가 느낀 안타까움과 김진영이 느낀 고마움은 프로에서 처음 인연을 맺은 두 사람이 급속도로 친해지는 계기가 됐다. 그리고 지난해 말 장민재는 김진영에게 "1월에 류현진 형과 함께 가는 개인 훈련 캠프에 동행하지 않겠냐"는 제안을 했다.
류현진이 한화에서 뛰던 시절 절친한 후배였던 장민재는 메이저리그 진출 이후인 2013년부터 올해까지 줄곧 일본 오키나와에서 시즌 대비 훈련을 함께해왔다. 가끔 한화의 다른 젊은 투수도 류현진의 배려로 그 캠프에 동행하긴 했지만, 별다른 인연이 없는 투수라면 쉽게 잡기 어려운 기회다. 아직 1군에서 많은 경기를 뛰지 못한 김진영에게는 상상도 못한 기회였다. 올해는 팀 베테랑 마무리 투수 정우람과 세인트루이스와 계약한 김광현까지 같은 장소로 떠났기에 더 그랬다.
"진영이가 비시즌 때 훈련하는 모습을 2년 연속 옆에서 봤다. 그래서 '같이 가자고 할까, 말까' 생각을 하다가 진영이도 나름대로 계획이 있을 것 같아 섣불리 말을 못했다. 하지만 2년간 스스로는 나름대로 (몸을) 잘 만들었다고 생각했을 텐데 내가 봤을 땐 '이건 아니다' 싶은 부분이 보이더라. 그래서 그냥 '현진이 형이랑 가는 훈련 너도 같이 갈래?'라고 툭 던져봤다. 본인은 정말 감사하다고 하더라. 그래서 같이 운동을 하러 가게 됐다." (장민재)
"이전에 류현진 선배를 만난 적도 없어서 그런 기회가 올 줄은 생각도 못했다. 민재형이 제안해주니 나야 그저 '정말 고맙다'는 말밖에 할 말이 없었다. (그 캠프는) 그냥 내게 '도움이 됐다'는 차원을 넘어선다. 누가 어떻게 그렇게 뛰어난 선수들과 그렇게 좋은 환경에서 그렇게 중요한 시기에 운동을 해볼 수 있겠나. 정말 고맙게 생각한다." (김진영)
뛰어난 선배는 그저 곁에서 지켜보는 것만으로도 후배에게 노하우를 심는다. 무심한 듯 툭 던지는 말 한 마디로 많은 것을 느끼게 한다. 류현진이 그랬다. 장민재는 "현진이 형이 후배에게 세심하게 막 참견하는 스타일은 아니지 않나. 그냥 옆에서 '이거 이렇게 해봐' 하고 툭 말을 던지는 사람인데, 우리에겐 그것만으로도 큰 도움이 된다"며 "또 본인이 먼저 나서지 않아도 우리가 '형, 이거 어떻게 던져요? 가르쳐 줘요' 하면 정말 잘 가르쳐 준다. 형이 진영이 투구폼도 보고 같이 캐치볼도 하면서 '중심이동이 좀 빠르니까 조금만 잘 잡아라'라고 얘기해 주면 그런 게 중요한 포인트로 와닿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제 장민재는 김진영과 올해 1군에서 더 많은 시간을 함께 보내고 싶어 한다. 이미 한용덕 한화 감독이 마지막까지 선발 후보군에 김진영을 올려놓았을 정도로 눈여겨 보고 있다. 김진영 역시 자체 청백전에서 꾸준히 좋은 피칭을 했고, 올해는 지난 3년간보다 더 많이 마운드에 오를 것이 확실해 보인다.
장민재는 "진영이를 지금 곁에서 보면 2년 전, 1년 전보다 훨씬 업그레이드가 된 게 눈에 보인다. 다만 단점을 너무 보완하려다 그쪽에 시간 낭비를 너무 많이 하는 게 조금 안타깝다"며 "이제 여기서 자신의 장점을 찾아서 그대로 밀고 나갔으면 좋겠다"고 바랐다. 또 "성격상 유일한 장점이자 단점이 너무 착하다는 것이다. 라커룸에서 우리와 어울릴 때 착하고 넉살 좋은 건 좋지만, 야구할 때도 그게 똑같아서 문제"라며 "야구할 때는 싸움닭이 돼 싸웠으면 좋겠다"고 힘주어 말했다.
김진영도 고개를 끄덕였다. "나는 결과보다 과정을 중요하게 보면서 왔고, 민재형은 프로로서 좋은 결과물을 보길 바라는 마음으로 하는 말이다. 맞는 말이라고 생각하고, 충분히 이해하고 있다"며 "나는 지금도 여전히 너무 부족한 걸 느끼면서 계속 배우는 입장이다. 민재 형이 옆에 있어서 그 시간이 지금 많이 수월해지고 의지가 되는 것 같다"고 다시 한번 고마움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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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민재 역시 겉으로는 차가워 보이기만 했던 김진영의 착한 속내를 알아보고 찬찬히 관심을 쏟기 시작했다. 그는 "처음에는 진영이도 미국 프로에서 좀 뛰어보고 왔으니, 야구를 어느 정도 안다는 느낌이었다. 그런데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현실이 더 냉정하다는 것을 알게 된 거다"며 "그래서 이것도 해보고, 저것도 해보면서 시행착오를 많이 겪는 것 같더라. 1군에 와서 같이 운동을 하다 보니 그런 게 눈에 보여서 (그러지 말라고) 말을 해주고 싶었다"고 토로했다.
장민재가 처음 해준 조언은 이랬다. "진영아, 여기서는 너만의 것을 만들고 네 장점을 잘 찾아서 그 장점을 잘 살리려고 해야 해. 막 우왕좌왕 이것저것 다 해보고 그러다가 안되면, 또 처음부터 다시 시작해야 하고, 그럼 그 과정만 계속 반복해야 한다." 다른 누구도 아닌 장민재 스스로가 프로 입단 후 수 년간 겪었던 경험을 들려준 셈이다.
김진영은 "민재형이 이렇게 저렇게 얘기해준 게 하나하나 다 기억이 난다. 그 당시엔 그 얘기가 솔직히 귀에 잘 안 들어온 게 사실"이라고 털어 놓았다. "민재형은 원래 어느 후배 하나를 편애하는 게 아니라 모든 후배에게 눈에 보이는 대로 부족함이 보이면 가서 조언해주는 스타일"이라며 "첫 해나 두 번째 해에는 내가 공백기가 길었던 상태로 왔다가 나 스스로 '준비됐다'고 생각했다가도 막상 해보면 한계를 많이 느끼는 일의 반복이라 조금씩 지쳐 가고 있는 상황이었다"고 털어 놓았다.
그래도 장민재가 느낀 안타까움과 김진영이 느낀 고마움은 프로에서 처음 인연을 맺은 두 사람이 급속도로 친해지는 계기가 됐다. 그리고 지난해 말 장민재는 김진영에게 "1월에 류현진 형과 함께 가는 개인 훈련 캠프에 동행하지 않겠냐"는 제안을 했다.
류현진이 한화에서 뛰던 시절 절친한 후배였던 장민재는 메이저리그 진출 이후인 2013년부터 올해까지 줄곧 일본 오키나와에서 시즌 대비 훈련을 함께해왔다. 가끔 한화의 다른 젊은 투수도 류현진의 배려로 그 캠프에 동행하긴 했지만, 별다른 인연이 없는 투수라면 쉽게 잡기 어려운 기회다. 아직 1군에서 많은 경기를 뛰지 못한 김진영에게는 상상도 못한 기회였다. 올해는 팀 베테랑 마무리 투수 정우람과 세인트루이스와 계약한 김광현까지 같은 장소로 떠났기에 더 그랬다.
"진영이가 비시즌 때 훈련하는 모습을 2년 연속 옆에서 봤다. 그래서 '같이 가자고 할까, 말까' 생각을 하다가 진영이도 나름대로 계획이 있을 것 같아 섣불리 말을 못했다. 하지만 2년간 스스로는 나름대로 (몸을) 잘 만들었다고 생각했을 텐데 내가 봤을 땐 '이건 아니다' 싶은 부분이 보이더라. 그래서 그냥 '현진이 형이랑 가는 훈련 너도 같이 갈래?'라고 툭 던져봤다. 본인은 정말 감사하다고 하더라. 그래서 같이 운동을 하러 가게 됐다." (장민재)
"이전에 류현진 선배를 만난 적도 없어서 그런 기회가 올 줄은 생각도 못했다. 민재형이 제안해주니 나야 그저 '정말 고맙다'는 말밖에 할 말이 없었다. (그 캠프는) 그냥 내게 '도움이 됐다'는 차원을 넘어선다. 누가 어떻게 그렇게 뛰어난 선수들과 그렇게 좋은 환경에서 그렇게 중요한 시기에 운동을 해볼 수 있겠나. 정말 고맙게 생각한다." (김진영)
뛰어난 선배는 그저 곁에서 지켜보는 것만으로도 후배에게 노하우를 심는다. 무심한 듯 툭 던지는 말 한 마디로 많은 것을 느끼게 한다. 류현진이 그랬다. 장민재는 "현진이 형이 후배에게 세심하게 막 참견하는 스타일은 아니지 않나. 그냥 옆에서 '이거 이렇게 해봐' 하고 툭 말을 던지는 사람인데, 우리에겐 그것만으로도 큰 도움이 된다"며 "또 본인이 먼저 나서지 않아도 우리가 '형, 이거 어떻게 던져요? 가르쳐 줘요' 하면 정말 잘 가르쳐 준다. 형이 진영이 투구폼도 보고 같이 캐치볼도 하면서 '중심이동이 좀 빠르니까 조금만 잘 잡아라'라고 얘기해 주면 그런 게 중요한 포인트로 와닿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제 장민재는 김진영과 올해 1군에서 더 많은 시간을 함께 보내고 싶어 한다. 이미 한용덕 한화 감독이 마지막까지 선발 후보군에 김진영을 올려놓았을 정도로 눈여겨 보고 있다. 김진영 역시 자체 청백전에서 꾸준히 좋은 피칭을 했고, 올해는 지난 3년간보다 더 많이 마운드에 오를 것이 확실해 보인다.
장민재는 "진영이를 지금 곁에서 보면 2년 전, 1년 전보다 훨씬 업그레이드가 된 게 눈에 보인다. 다만 단점을 너무 보완하려다 그쪽에 시간 낭비를 너무 많이 하는 게 조금 안타깝다"며 "이제 여기서 자신의 장점을 찾아서 그대로 밀고 나갔으면 좋겠다"고 바랐다. 또 "성격상 유일한 장점이자 단점이 너무 착하다는 것이다. 라커룸에서 우리와 어울릴 때 착하고 넉살 좋은 건 좋지만, 야구할 때도 그게 똑같아서 문제"라며 "야구할 때는 싸움닭이 돼 싸웠으면 좋겠다"고 힘주어 말했다.
김진영도 고개를 끄덕였다. "나는 결과보다 과정을 중요하게 보면서 왔고, 민재형은 프로로서 좋은 결과물을 보길 바라는 마음으로 하는 말이다. 맞는 말이라고 생각하고, 충분히 이해하고 있다"며 "나는 지금도 여전히 너무 부족한 걸 느끼면서 계속 배우는 입장이다. 민재 형이 옆에 있어서 그 시간이 지금 많이 수월해지고 의지가 되는 것 같다"고 다시 한번 고마움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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