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뼈를 우주에 뿌려주렴.”
일본에서 유골을 우주에 뿌리는 ‘우주장(宇宙葬)’이 인기를 끌고 있다. 대를 이어줄
자녀가 없는 사람이나 묘를 만들고 관리하는데 따른 자녀의 부담을 덜어주고자 하는 사람들이 주로 선호한다. 일부에서는
‘우주쓰레기’만 늘리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지만, 아직은 큰 걱정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 도지키현
우쓰노미야(宇都宮)시에 있느 회사인 ‘발룬공방’은 직경 2m의 풍선 속에 화장한 유골을 넣은 뒤 우주로 쏘아올리는 방법으로 우주장
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이 회사는 풍선이 성층권(고도 20~50㎞)까지 올라간 뒤 터지면서 유골이 뿌려지도록 구성된 상품을
판매하고 있다. 이 우주장에 사용되는 풍선은 천연고무로 제조돼 있어 지상에 낙하되면 분해돼 흙으로 변하기 때문에 오염의 염려는
없다고 회사 측은 밝혔다.
이 회사의 우주장을 희망하는 사람은 대부분은 대를 이을 자녀가 없는 사람이거나 자신의 묘지를 관리하는 문제로 자녀들이 신경을 쓰는 것을 피하고 싶어하는 사람이라고 도쿄신문이 27일 보도했다.
이 회사의 우주장을 이용한 사람은 지난해 약 30명에서 올해는 약 80명으로 2.7배나 늘었다. 풍선을 이용한 우주장의 비용은 24만엔(약 240만원)이다.
로켓이나
인공위성을 이용한 우주장도 시도되고 있다. 오사카(大阪)시에 있는 긴가(銀河)스테이지라는 회사는 유골을 캡슐에 넣어 로켓으로
쏘아 올리는 우주장 상품과 인공위성을 통해 일정 기간 지구를 계속 돌게 하는 우주장 상품을 내놓고 있다.
우주장을 통해 우주에 뿌려진 유골은 최종적으로 지구의 인력에 의해 대기권으로 빨려들면서 타버리기 때문에 우주쓰레기에 대한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된다.
캡슐에 넣어 로켓으로 쏘아 올리는 상품은 45만엔(약 450만원), 인공위성을 통해 지구를 돌게 되는 상품은 95만엔(약 950만원)의 비용이 든다.
유골을
달까지 보내는 상품도 나와 있다. 이 상품은 유골을 달 탐사기에 실어 달 표면으로 보내도록 구성돼 있다. 이 상품을 내놓은 회사
측은 내년 미국이 발사하는 달표면탐사기에 유골을 실어보낼 예정이다. 이 상품의 가격은 250만엔(약 2500만원)이다. 지금까지
이 상품을 이용한 사람은 딱 1명 뿐이다.
장인을 우주장으로 모신 40대 남자는 “우주장은 돌아가신 장인의 희망에 의한 것이었다”면서 “장인이 생전에 ‘우주장을 하면 하늘을 올려다보면서 추억할 수 있지 않느냐’는 뜻을 밝히고는 했다”고 도쿄신문에 말했다.
우주장은 아직까지 관련 법이 없는 상태다. 일본 내각부 관계자는 “특별한 법적 규제는 없다. 우주장이 우주쓰레기를 늘리고 있는지에 대한 실태 파악도 이루어져 있지 않다”고 도쿄신문에 밝혔다.
<도쿄|윤희일 특파원 yhi@kyunghyang.com>
http://news.naver.com/main/read.nhn?mode=LS2D&mid=shm&sid1=104&sid2=231&oid=032&aid=00027531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