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AP/뉴시스】이나다 도모미 일본 방위상이 29일 도쿄 야스쿠니 신사에서 참배를 하기 위해 걸어가고 있다. 2016.12.29
【서울=뉴시스】김혜경
기자 = 이나다 도모미(稲田朋美) 일본 방위상이 일본 제국주의의 상징이자 군국주의 교육의 온상이 된 교육칙어에 대해 "그 자체가
완전히 틀렸다고 하는 것은 잘못이다. 정신은 되찾아야 한다"라며 옹호하는 발언을 해 논란이 일고 있다.
9일
마이니치신문, 아사히신문 등 일본 언론에 의하면 이나다 방위상은 지난 8일 참의원 예산위원회에서 최근 일본에서 국유지를 헐값에
매입해 논란이 되고 있는 모리토모(森友) 학원이 운영하는 쓰카모토(塚本)유치원에 대한 질의에 답하는 대목에서 이같이 발언했다.
쓰카모토 유치원은 원생들에게 아침마다 교육칙어를 외우도록 해 논란이 일고 있는 곳이다. 또 모리토모 학원의 국유지 헐값 매입에는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 부부가 이에 연루됐다는 의혹도 제기되고 있다.
이날 야당인 사민당의 후쿠시마 미즈호(福島瑞穂) 의원은 이나다 방위상이 2006년 10월 한 월간지에서 "교육칙어의 어떤 부분이 나쁘냐"며 옹호하는 발언을 했다며, 이에 대한 생각이 현재도 변함이 없는지 물었다.
이에 이나다는 "교육칙어의 정신은 효도, 친구를 중시한다. 부부 간 화목 등 높은 윤리관으로 전 세계에서 존경 받는 도의(道義)국가를 지향하는 것이다"라며 "완전히 잘못된 것은 아니다"라고 답했다.
이나다는 또 "지금도 미에(三重)현에서는 교정에 교육칙어 비석이 있으며, 부모의 날에 교육칙어 전체를 필사시키는 고등학교도 있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이에 후쿠시마 의원이 "교육칙어가 전쟁 전 일본 국민의 도덕규범으로 문제를 일으켰다는 의식은 있는느냐"라고 재차 묻자, 이나다는 "그렇게 단면적으로는 생각지 않는다"며 뜻을 굽히지 않았다.
그러나 이나다는 모리토모 학원 이사장인 가고이케 야스노리(籠池泰典)와의 관계에 대해 묻자 "파티에서 만난 적은 있지만, 10년 정도 만났다고 말한 적도 없다"며 거리를 뒀다.
교육칙어는 태평양 전쟁 이전의 교육의 기본 원리를 나타내는 것으로 1890년 메이지(明治) 일왕이 반포했다. 그 내용은 부모에
대한 효, 부부사이의 화목, 우애 등 12가지 덕목이 명기돼 있으며 그것을 지키는 것이 일본 국민의 전통임을 강조한다.
그러나 이러한 덕목 모두 일왕에게 목숨을 건 충성심과 결부돼 "중대 사태가 있으면 일왕을 위해 목숨을 바친다"라는 내용을 철저히
주입한 것이 특징으로, 군국주의 교육의 중심이 됐다. 이에 패전 후인 1948년 일본 중참 양원은 교육칙어가 헌법의 교육이념에
어긋난다며 공식 폐지를 결정했다.
한편 이나다 방위상은 '여자 아베'로 불릴 정도로 강경 우익 성향의 정치인으로, 작년 12월에는 현직 방위상으로는 최초로 A급 전범들이 합사된 야스쿠니(靖國)신사를 참배해 논란을 빚었다.
그는 방위상에 오르기 전 과거 여러차례 야스쿠니신사를 참배하기도 했으며, 일본군 위안부에 대해 "전시(戰時) 합법적인
제도였다"는 등 강제성을 부정하고 A급 전범의 처벌을 결정한 극동군사재판(도쿄재판)을 부정하는 발언을 하기도 했다.
chkim@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