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의 이복형 김정남의 피살 사건 발생 일주일째인 19일 김정남 피습 당시의 CCTV 영상이 공개됐다. 김정남은 공격 뒤 의무실까지 걸어갔다. © News1

(서울=뉴스1) 윤지원 기자 = 김정남 피살에 사용된 독극물 VX 에 대해 국내외 이목이 쏠리고 있다. 과거 일본 신흥종교 옴진리교에 VX 공격을 당한 피해자는 김정남 사건을 계기로 VX 피해 증상을 자세히 전달했다.

'옴진리교 피해자 모임' 회장 나카오카 히로유키(永岡弘行)는 지난 24일 NHK와 인터뷰에서 김정남 사건을 접하자마자 "자신과 비슷한 증상이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 피해자는 옴진리교 피해자 구제 활동을 벌이던 1995년 1월 도쿄 자택 근처에서 교단 신자에 VX 공격을 받았었다.

나가오카는 당시 VX 공격을 받고도 그 사실을 전혀 깨닫지 못했으며 1시간 뒤 집에 도착하고 나서야 자신의 동공이 축소돼 집이 어두컴컴하게 느껴진 것을 깨달았다고 전했다. 곧 극심한 더위를 느끼며 땀을 흘린 뒤 기절한 그는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며칠 뒤 의식을 되찾았으나 여전히 반신 마비 후유증을 앓고 있다.

나가오카는 김정남이 독극물 공격을 당한 뒤에도 제대로 걷는 모습을 보였지만 얼마 못 가 발을 휘청거리고 땀을 흘렸다는 점에서 자신과 비슷한 VX 공격으로 추정했다고 말했다.

사건이 발생한 13일 공항 폐쇄회로 카메라(CCTV)에서 포착된 김정남은 여성 2명에 공격을 받은 뒤에도 공항 관리 요원에 다가가고 의무실까지 걸어갈 정도로 큰 이상 증세를 보이지 않았다. 그러나 의무실에 도착한 뒤 병원에 이송되면서 곧 사망했다.

현지 경찰은 김정남의 얼굴과 귀에서 화학전에서 쓰이는 신경작용제 VX가 검출됐다고 확인했다.

VX 독극물은 1990년대 일본에서 옴진리교를 탈퇴한 신도들이나 반대파를 암살하는 데 사용됐었다. 1994년 12월 교단에서 경찰로 의심된 한 오사카 회사원 남성은 출근길에서 VX 공격을 받고 살해됐다. 당시 살해범은 조깅을 하는 듯 남성에 순식간에 접근해 주사기로 VX를 삽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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