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연합뉴스) 김병규 특파원 = 2011년 후쿠시마(福島)원전사고로, 주변지역에 피난했던 주민 5명 중 3명이 집단괴롭힘을 당한 것으로 조사됐다.
일본 아사히신문이 후쿠시마대학 연구팀과 함께 피난했거나 피난 중인 184명을 상대로 한 조사결과, 응답자의 62%(114명)가 집단 괴롭힘을 당했거나 집단 괴롭힘이 있다는 걸 들었다고 답했다.
"자신이나 가족이 집단 괴롭힘 피해를 입었다"고 답한 사람이 18%(33명)였고 "주변에서 (집단 괴롭힘을)보고 들은 적
있다"는 응답은 44%(81명)였다. 2011년 3월 동일본 대지진의 영향으로 후쿠시마 원전사고가 발생한 뒤 후쿠시마
주민들은 자발적 혹은 강제로 고향을 떠나야 했다.
현재 후쿠시마현 이외의 지역으로 피난해 생활하는 사람의 수는 8만명으로 추정된다.
이런 가운데 일본 사회에선 작년 하반기 이후 후쿠시마 출신 학생들이 피난지에서 집단 괴롭힘을 당한 사실이 잇따라 드러나 충격을 줬다.
집단 괴롭힘의 내용은, 해당 지역 주민들이 거액의 원전사고 피해 보상금을 받았다는 점을 지적하며 정신적인 폭력을 가하는
방식이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학생들은 피난지의 동급생들로부터 '세균' 등으로 지칭당하며 유흥비를 대라는 요구를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사고 원전이 있는 후쿠시마현 후타바(雙葉)에 살다가 도쿄 인근의 사이타마(埼玉) 현으로 피난 온
60대 여성은 이웃에게 "왜 아직 후쿠시마에 안 돌아갔느냐", "얼마 정도 배상금을 받았나" 등의 말을 듣고 괴로웠다고 말했다.
그는 "사고를 잊으려고 힘을 내고 있는데도 (주위 사람들로 인해) 다시 절망으로 떨어지는 것 같다"고 한탄했다.
조사에서 응답자의 41%(61명)은 "(자신이) 피난 중이라는 사실을 피난지에서 밝히고 싶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유로는 "배상금 얘기를 하고 싶지 않아서", "아이가 집단 괴롭힘을 당하지 않을까 걱정해서" 등이 꼽혔다.
조사를 주도한 이마이 아키라(今井照) 교수는 "피난자가 원전사고의 피해자라는 인식이 사회적으로 공유되지 않은 것이 집단 괴롭힘으로 이어지고 있다"고 우려했다.
후쿠시마
원전사고 피난주민 60% "피난자들, 집단괴롭힘 당해" (도쿄=연합뉴스) 김병규 특파원 = 지난 2011년 일어난
후쿠시마(福島)원전 사고로 인해 피난한 주민 5명 중 3명이 피난자들에 대한 집단 괴롭힘이 있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은 후쿠시마 출신인 한 중학생이 다른 지역에서 '이지메'(집단괴롭힘)를 당한 사실을 기록한 수기. 2017.2.26
bk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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