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9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TV 트로트 방송 좀 자제하고 장르별로 보여 달라’는 글이 올라왔다.
자신을 무명 트로트 가수라고 밝힌 청원자는 “처음에는 트로트가 활성화되어 좋았지만, 그 뒤 무명가수 수십만 명이 다 죽은 것 같다”고 말했다.
청원자는 “나는 서민으로 살고 있는 가장 평범한 사람들의 기준으로 말씀드리고 싶다”며 “오디션 출신 가수들은 TV 방송과 광고까지 섭렵하며 종횡무진하는 반면, 언더그라운드에 묻혀 있는 가수는 수십 년 고생해도 얼굴 한 번 못 내밀고 있다”고 호소했다.
이어 “방송국마다 오디션 프로그램을 만들고, 음악 장르가 트로트밖에 없는 것처럼 시청률에 목을 매고 있다. 이제는 좀 자제해야 되지 않을까 싶다”고 덧붙였다.
또 “미성년자의 트로트 오디션 참가에도 제한을 두어야 하지 않을까 싶다. 동요를 부를 나이에 유행가를 부르게 하고, 그걸 보며 좋다고 박수치는 어른들도 각성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청원자의 말대로 최근 방송계는 트로트가 휩쓸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 때문에 방송 콘텐츠가 지나치게 한쪽으로 편중되고, 문화의 다양성 측면에서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실시간 시청률 및 편성표 조사 회사 ‘ATAM’의 조사에 따르면, 11월 둘째주(9~15일) 기준으로 TV조선 트로트 음악 프로그램 ‘신청곡을 불러드립니다-사랑의 콜센타’의 재방송 횟수는 252회다. 한 달로 환산하면 재방송만 매달 1000회를 넘는다. 종영된 ‘미스터트롯’만 해도 11월 둘째 주에만 총 248회가 재방송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