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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뉴스 탈성매매 여성 홀로서기 돕는다는데..집 한 칸에 뒤바뀐 민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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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5.09 1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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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무슨 생각으로 이런 정책을 추진하나요?"

"(불법 행위를 한 사람들인데) 시민의 피 같은 세금으로 지원하는 건 이해가 안 되네요."

지난달 중순부터 창원시 홈페이지에 수십 개의 항의 민원이 쏟아졌습니다.

창원시가 마산합포구 서성동 성매매집결지를 폐쇄한 후 성매매 종사자들의 자활을 돕는다는 계획을 발표해 논란이 일었기 때문입니다.

성매매집결지 자리에 시민을 위한 공간을 만들고, 성매매 종사자들의 자활을 지원하는 시 정책에 시민들이 화가 난 이유는 무엇일까요.

창원시는 지난해 서성동 일대 성매매집결지 폐쇄를 결정하고 집결지 개발 방안, 탈성매매 여성 지원 대책, 행정 처분 등 각종 계획을 수립했습니다.

시가 이런 계획을 내놓은 지난해 6월 당시 서성동 일대에는 성매매 업소 23개소, 70~80여 명의 종사자가 있었는데요.

창원시는 조례에 따라 이달부터 지원기간 1년간 생계유지비, 주거안정비, 직업훈련비 등 탈성매매인 1인당 2천260만 원을 지급할 계획입니다.

동반 자녀 수에 따라 지원금액(자녀 1명당 월 10만 원, 최대 12개월 지원)이 추가되는데, 자녀 없는 탈성매매인 80명에게 지원할 경우 18억 원이 소요될 예정입니다.

앞서 지난해 성매매집결지 대신 근린공원을 조성하겠다는 창원시 발표에 여론은 호의적이었습니다.

"(창원시) 상남동 유흥가도 어떻게 해 달라", "수원역 일대도 정비하라"는 등 다른 지역 정비 및 폐쇄를 요구하는 의견도 함께 나왔죠.

그런데 지난달 1일 창원시가 한국토지주택공사(LH) 경남지역본부와 '성매매피해자 자립 및 주거안정 지원 협약'을 맺으며 여론은 급격히 바뀌었는데요.

이미 다른 지자체들도 탈성매매 여성을 위한 다양한 지원을 하지만, 최근 주택 가격 폭등과 LH 임직원 투기 의혹 등 부동산 문제에 국민적 관심이 높아지면서 창원시의 임대주택 지원 발표가 더욱 눈길을 끈 것이죠.

이 협약은 '창원시가 관련 조례에 따라 추천한 탈성매매 자활지원 여성에게 LH 경남지역본부가 매입임대주택을 최대 4년까지 지원한다'는 내용을 담았습니다.

매입임대주택은 LH가 다세대주택을 사들여 개·보수한 뒤 주변 시세보다 저렴한 가격으로 공급하는 주택인데요.

창원시에 따르면 지원을 희망하는 탈성매매 대상자 중 선정기준 적합자에 한해 LH 매입임대주택을 지원합니다.

창원시 관계자는 "매입임대주택 지원을 받으면 2년씩 1회 연장해 총 4년 동안 주변 시세보다 40% 저렴한 임대료를 내고서 살 수 있다"며 "이들이 좀 더 안정적인 주거 공간에서 삶의 터전을 잡을 수 있을 것 같았다"고 취지를 설명했습니다.

그러나 창원시 홈페이지에는 불만의 글이 쏟아졌습니다.

'불법인 성매매를 해 오던 사람들에게 왜 공공임대주택을 지원하느냐'는 겁니다.

급기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도 "저소득 한부모 가정지원사업비보다 탈성매매 여성 지원사업비가 더 많다"며 관련 조례 수정을 요구하는 글이 올라오기도 했습니다.

창원시는 '성매매방지 및 피해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성매매피해자보호법) 등에 성매매방지와 피해자 보호에 관한 국가적 책무가 명시돼 있다고 말했는데요.

성매매피해자보호법 제3조에 '국가와 지방자치단체는 성매매피해자 등의 자립·자활을 지원하기 위해 각종 장치를 마련하고 필요한 행정적·재정적 조치를 해야 한다'는 내용이 있어 이 조치 중 하나로 명시된 것이 바로 '성매매피해자 등에 대한 주거지원'인 것이죠.

이런 법적 근거에 따라 창원시뿐 아니라 다수 지자체가 성매매피해자의 자활지원을 위한 각종 조례를 만들어 시행하고 있습니다.

여수시와 수원시는 지원기간 1년간 생계비, 주거지원비, 직업훈련비 등을 포함해 1인당 2천만 원대 지원금을 지급하고 있습니다.

춘천시, 원주시, 전주시, 인천미추홀구 등도 관련 조례를 제정해 비슷한 수준의 지원을 진행했습니다.

전문가들은 단순한 성매매집결지 폐쇄는 성매매 음지화만 심화시킬 뿐, 연결고리를 끊어낼 수 없다며 자활 지원 동반은 불가피하다고 설명합니다.

서찬석 중앙대 사회학과 교수는 "(성매매가) 자발적이냐 아니냐 등에 논쟁이 있을 순 있는데 성매매집결지를 없애나가는 정책적 방향을 위해선 불가피하다고 생각한다"며 "그렇지 않으면 다시 음지로 들어가 아무런 정책적 효과를 발휘하지 못할 수 있다. 성매매집결지를 그냥 없앤다고 성매매가 근절되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라고 짚었습니다.

성매매 피해 상담소 관계자도 "현재 집결지 성매매 여성들은 사회적으로 더 소외되고 취약한 이들"이라며 "그곳에서 나오면 갈 곳도 없고, 살 수 있는 방법도 막막하다. 여성들이 극단적 선택이나 다른 업소로 가지 않도록 생계비, 주거비를 지원해주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아울러 이들 여성이 성매매에 유입된 환경과 '강요된 선택'을 한 구조적인 시스템을 함께 들여다봐야 한다고 말합니다.

상담소 관계자는 "업주, 알선 업자 등이 이익을 위해 촘촘하게 구조적인 시설을 짜놓아 빠져나올 수 없는 것"이라며 "현재 자활지원 목적은 이 여성들이 더는 성매매를 하지 않고, 업주에게서 벗어나 새로운 삶을 살 수 있도록 기회를 주는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이은정 기자 정수인 인턴기자 김지원 작가 주다빈

https://news.naver.com/main/read.nhn?mode=LSD&mid=sec&sid1=103&oid=001&aid=00123810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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