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팁/유용/추천 부모님과 첫 해외여행 준비하는 덬들에게 남기는 소소한 팁
30,490 1008
2019.09.17 16:37
30,490 1008

1. 일정은 공항 먼 곳에서 가까운 곳 순으로, 숙소는 안 좋은 곳에서 좋은 곳으로 가라.


이건 여행방에서 얻은 팁인데 이 팁 덕분에 진짜 여행 수월하게 하고 왔다. 

여행 초반에는 체력도 충분하고 아직 설렘이 남아있을 때라 긴 이동시간이나 조금 안 좋은 숙소도 여행의 일부로 받아들이고 즐거워하신다. 

하지만 뒤로 갈 수록 나도 부모님도 지쳐서 긴 이동은 짐이 되고 안 좋은 숙소는 불화의 원인이 될 수 있다.


특히 마지막 날에는 가장 피곤한 상태이기 때문에 가급적이면 일정을 넣지말고 숙소는 공항 가까운 곳/이동이 용이한 곳으로 잡자.



2. 기억해. 부모님과의 여행은 패키지다. 하지만 만약 자유여행을 간다면 중간중간 현지 투어나 가이드를 고용하자.


4박 5일 일정 중 하루 가이드 고용했는 데 그 날이 내 유일한 휴일이었다ㅎㅎㅎㅎㅎㅎ.....

엄마아빠는 처음 가보는 해외에 궁금한 것도 많고 물어보고 싶은 것도 많은 데 현실적으로 내가 대답을 다 못해주니까 불만족이 쌓이고

나는 나대로 계속 물어보는 부모님에 대한 스트레스가 쌓인다. 

자유여행 좋지만 중간중간 현명하게 전문가를 고용하자.



3. 현지 돈으로 매일 용돈 드리기


이번 여행에서 나는 총무 겸 가이드 겸 사진사 역할이어서 돈 관리도 내가 다 했다. 

대신 매일 아침 엄마 아빠한테 현지 돈으로 용돈을 드림. (중국돈 100원, 약 17,000원 정도) 

의외로 이걸 굉장히 즐거워하셨는데 돌아다니다가 소소하게 뭔가를 사먹거나 기념품을 사거나 하면서 유용하게 쓰셨다. 

물론 모자라면 더 드림. 


자식한테 용돈받는 기쁨+현지에서 직접 물건을 사보는 경험이 합쳐져서 시너지가 난다. 

이건 내가 사줄게! 하면서 으쓱해 하시는 모습도 귀여움. 

별 생각 없이 한 건데 나중에 생각해보니 잘했다 싶은게 부모님 입장에서 자식한테 이거 먹고싶어, 이거 사줘 일일히 이야기하는 게 편한 일은 아니겠더라. 


내 친구는 가족 별로 역할을 나눠서 아빠 지도 보기/엄마 돈관리/나 사진찍기 이렇게 했다는 데 이것도 괜찮은 방법인듯.



4. 엄마아빠는 내가 생각하는 것보다 행동이 훨씬 느리다.


이제 두 분 다 나이가 있어서 그런지 옷을 갈아입거나, 가방을 싸거나 하는 일상적인 행동도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시간이 오래 걸린다.

화장실을 갈 때도 최소 10분은 잡아야 한다. 

하지만 본인이 느리다고 생각하지 않기 때문에 시간 배분은 넉넉하게 하고 최소 10분 정도 일찍 움직이도록 당부하자.

(예 : 7시 30분까지 모여야 할 경우 7시 20분까지 오도록 전달)


그리고 가급적이면 자잘한 일은 맡기지 말고 내 선에서 처리하자. (가방 싸기, 쓰레기 버리기, 입을 옷 챙겨놓기 등등)



5. 마시는 소화제, 쌍화탕 챙겨가라.


낯선 음식, 환경 때문에 부모님이 소화불량을 호소하는 경우가 종종 생긴다. 

이번에 마시는 소화제(비타민 음료같이 생긴 거) 여섯 병 정도 사갔는 데 꽤 요긴하게 썼다. 마시고 나면 심리적으로 안정 되는 효과는 덤이다. 

병으로 된 쌍화탕도 챙겨가면 좋음. 


아 그리구 휴족시간도 하나 사가서 저녁에 붙여드리면 더 좋음. 휴족시간 인터넷 면세점에 파니까 면세품 살 때 끼워서 하나 사라.

(내가 챙긴 비상약 리스트 : 파스/후시딘/소독용알코올/밴드/종합감기약/소화제/지사제/타미플루/쌍화탕/마시는 소화제/비타민)


6. 똑같은 이야기를 열 번 이상 할 각오를 해라.(중요)


일정 미리 설명하고, 얼마나 걸리는지, 지금 어디를 가는지, 이게 뭔지 설명해도 똑같은 질문을 정말 최소 열 번 이상 듣게 된다. 

이게 상상 외로 사람 속을 뒤집어 놓는다. 

아니 내가 한 말은 다 귓등으로 들었어요? 이런 말이 입 밖으로 튀어나오려 할 것이다.


하지만 나야 일정 짜고 준비한 사람이니까 머릿속에 다 들어있을지 몰라도 엄마 아빠는 아니라는 걸 꼭 기억해라. 

우리 학교 다닐 때도 다음 시간 뭐지? 맨날 물어보지 않았나. 


엄마 아빠가 일부러 골탕먹이려고 하는 것도 아니고, 의도적으로 내 말을 무시하는 것도 아니다. 

단지 나이가 먹어서 자연스럽게 생기는 증상이라는 걸 잊지 말고 인내심을 가져라. 

짜증내기 시작하면 끝도 없이 짜증내고, 그러고나서 돌아서면 남는 건 후회뿐이다. 내가 짜증내고 나서 주눅든 엄마 얼굴 보면 진짜 속상해진다.

아 엄마!!!!! - 난 슈레기야.... 의 무한 루프를 반복하지 말 것.



7. 기타

- 식당을 고를 때는 블로거를 맹신하자. 블로그에서 많이 언급되는 맛집/많이 먹는 메뉴는 적어도 한국인 입맛에 맞는다.


- 예전에 슼에 올라왔던 것 처럼 서약서 미리 써가자. 

그러면 엄마 아빠가 조금 화를 돋구기 시작할 때 "어라 엄마 벌금?" 하면서 서로 얼굴 붉히지 않고 지적할 수 있다.


- 엄마 아빠가 안 먹는다는 건 대부분의 경우 사실이 아니다. 엄마 아빠가 만지작 만지작 한다는 건 마음에 든다는 이야기다. 

괜찮다/필요없다는 이야기 믿지말고 음식은 넉넉히 주문하고 기념품도 여유있게 사가자. 


- 사람마다 조금 다르겠지만 내 부모님의 경우 저녁에 외식하는 걸 별로 안내켜하셨다. 

의사소통은 내 담당이라고 해도 말이 통하지 않는 상황에 대한 스트레스와 불편함은 부모님도 느낀다. 

그래서 저녁 전에 호텔 들어오면 긴장 풀리고 피곤하니 그냥 편하게 있고 싶어하셔서 못 나감.....아니 밤은 이제 시작인데요ㅠㅠㅠㅠㅠㅠ 

꼭 먹고 싶은 메뉴가 있다면 가급적 점심에 먹거나 숙소 들어오기 전에 먹고 들어가자.


- 맡기는 짐을 최소화 하자. 왠만한 건 다 내가 챙기고 지갑/티슈/핸드폰 정도만 넣은 가방 하나만 들고 다니게 하자. 


- 큰 사고는 대부분 마지막에 발생한다. 

긴장이 풀려서 그런지 아빠는 여행 내내 잘 들고 다니던 가방을 마지막 날 체크아웃하면서 호텔에 두고 오셨고 엄마도 막판에 큰 사고를.... 

내 정신은 절대 한국오는 비행기 탈 때까지 놓지말자.


- 부모님이랑 함께 가는 여행은 절대 내 여행이 아니다. 나는 사진사 겸 가이드 겸 인솔자 겸 총무 겸 짐꾼 겸 통역사 겸 기타 등등...일 뿐ㅠㅠ 

즐기겠다는 마음을 일찌감치 내려놓자...  이 여행에서 우리의 임무? 엄마아빠 카톡 프사 남겨주는거야...


----


이번 여행 준비하면서 엄마아빠 짐 싸고 일일히 체크하는 내 모습에 초등학교 때 내 가방 챙겨주던 엄마 모습이 오버랩되더라. 

이제 두 분 다 나이를 많이 먹었구나 싶어서 조금 맘이 아프기도 했고, 첫 해외여행 가서 엄청 업된 엄마 아빠 모습이 귀엽기도 했다.

힘들긴 진짜 오지라게 힘들었는데 그래도 다녀오길 잘 했다 싶어.


부모님이랑 여행가는 덬들, 가서 화낼 거 한 번 만 더 참고 짜증낼 거 한 번 더 삭히고 사진 많이 찍고 좋은 시간 보내고 와라.


+)댓글에도 꿀팁 많으니까 정독하면 좋을 듯! 다들 힘들겠지만 잘다녀오렴ㅎㅅㅎ


목록 스크랩 (847)
댓글 1008
댓글 더 보기
새 댓글 확인하기

번호 카테고리 제목 날짜 조회
이벤트 공지 [🧡더페이스샵 X 더쿠🧡] 공기처럼 가볍게 슬림 핏! 무중력 선! ‘비타 드롭 선퀴드’ 체험 이벤트 108 00:09 2,374
공지 ▀▄▀▄▀【필독】 비밀번호 변경 권장 공지 ▀▄▀▄▀ 04.09 591,592
공지 공지접기 기능 개선안내 [📢4월 1일 부로 공지 접힘 기능의 공지 읽음 여부 저장방식이 변경되어서 새로 읽어줘야 접힙니다.📢] 23.11.01 3,051,485
공지 비밀번호 초기화 관련 안내 23.06.25 3,846,416
공지 ◤더쿠 이용 규칙◢ 20.04.29 20,327,715
공지 성별관련 공지 (언급금지단어 필수!! 확인) 16.05.21 21,347,993
공지 정보 더쿠 모바일에서 유튜브 링크 올릴때 주의할 점 743 21.08.23 3,421,671
공지 정보 나는 더쿠에서 움짤을 한 번이라도 올려본 적이 있다 🙋‍♀️ 217 20.09.29 2,260,642
공지 팁/유용/추천 더쿠에 쉽게 동영상을 올려보자 ! 3346 20.05.17 2,973,494
공지 팁/유용/추천 슬기로운 더쿠생활 : 더쿠 이용팁 3953 20.04.30 3,542,006
공지 팁/유용/추천 스퀘어 공지 (글쓰기 권한 포인트 상향 조정) 1236 18.08.31 7,914,025
모든 공지 확인하기()
2393268 유머 ?: 만약 칡을 진짜 모르고 줍줍했어 1 02:17 344
2393267 이슈 딱 아이브 같다는 현재까지 공개된 ‘해야’ 가사 4 02:17 440
2393266 이슈 케톡에서 간간이 말 나오는 하이브가 르세라핌 아일릿을 대하는 태도 6 02:16 718
2393265 이슈 넘버원 틀어놓고 플레이리스트 만드는 대학생 전현무 영상 실존 02:16 103
2393264 이슈 엉덩이로 훌라후프 돌리는 사람 02:16 35
2393263 이슈 지금 현대인들은 배고파서 먹는게 아니에요 4 02:09 1,059
2393262 이슈 트리플에스의 이번 정규앨범에 실리게 된 타이틀 후보곡 2개 6 02:06 303
2393261 이슈 축구협회 외국인감독 영입 쉽지 않아.jpg 20 02:05 917
2393260 이슈 뉴진스 뮤비 속 로고 디자인 모음.jpg 35 02:05 2,114
2393259 이슈 의외로 운동 달란트를 가지고 태어났다는 아이돌 막내 5 02:04 945
2393258 이슈 서른살이라고 알티 타고 있는 슬기 10 02:03 1,271
2393257 기사/뉴스 ‘악성 민원’ 시달리다 숨진 9급 공무원 신상 공개한 민원인들 검거 12 02:00 1,441
2393256 이슈 뉴진스가 말아주는 여름청량.twt 16 01:53 1,774
2393255 이슈 아일릿 디렉터 아까 스토리 지우고 다시 올리심 450 01:46 20,769
2393254 유머 맛없는 워토우에게 화나서 워토우 때리는 판다🐼 20 01:42 2,025
2393253 이슈 윤하팬들이 가장 많이 좋아하는 앨범 15 01:30 1,434
2393252 이슈 민희진이 뉴진스 무시라고 느낄수밖에 없는듯한 방시혁의 태도 347 01:28 24,607
2393251 유머 마라엽떡 대참사.jpg 33 01:27 5,082
2393250 이슈 하이브처럼 하면 멀티 레이블 방식 의미없다고 하는 평론가.youtube 93 01:25 9,265
2393249 이슈 이것저것 주말맞이 뉴스 모음 32 01:24 1,6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