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부터 선물로 산건아니긴해

내가쓰려고 골드랑 로르 샀다가
걍 골드만 쓰고 로르는 미개봉으로 놔뒀어
그러다 마침 생일인 애 있어서
이거 주자 하고 포장해서 선물로 줬거든

생일파티겸해서 다같이 모인 자리에서 준거고 바로 다 까봤어
생일인 애가 내 선물받고 표정이 좀 뭐지 싶은 표정이더라고

그러고 며칠후에 나한테 술먹고 연락와서
언니 제가 말할까말까하다가 연락한다고
제가 속물은 아닌데 언니거 보고 좀 실망했다고
언니생일에 나는 디올줬는데 언니는 왜 브랜드도 잘 모르는걸 줬냐고
그래도 선물이니까 좋게 받으려고 했는데
계속 생각해보니까 좀 속상하다 나 쿠션만 쓰는거 알면서 왜 이런걸줬냐

대충 이렇게 말하는거야
내생일이 2월말이고 걔가 3월초였거든
내가 받은건 디올립스틱이었고... 코덕이라 이미 있는립이었어
그래도 난 그냥 받은거만으로도 기뻤는데
얘가 이렇게 생각할줄은 전혀몰랐어

너무 당황했고 얘가 술마셔서 그런가 싶고 그래서 일단 미안하다
너 쿠션만 쓰는건 몰랐다 근데 그건 베이스라고 쿠션전에 화장잘먹게 쓰는 용도라고 설명해줬어
설명하면서도 점점 현타가 오더라고..

술취한애한테 너 겔랑 가격이 얼만줄이나아냐 디올보다 비싸다 이렇게 말하기는 너무 생색내는거같고 좀 그래서 안했어
그러다 애가 계속 횡설수설하고 했던말 또하고 그래서 알겠다고 전화 마무리하고

내가 잘못한게 뭔가 생각을 좀 해봤어
아직 20대초고 화장에 별 관심이 없는애라 겔랑 브랜드를 모르나 싶고...
평소에도 잘 챙겨주고 이것저것 사주고 그랬어서
얘가 생일에 좀 기대를 했나싶어

걍 현타와서 주저리좀 써봤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