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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 [판] 보증금 한푼도 돌려받지 못하고 당장 쫓겨나게 생겼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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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9.14 15: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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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먼저 주제에 맞지 않은 글이라 죄송합니다. 하지만 상황이 너무 억울하고 힘들어서 최대한 많은 분들께 알리고 싶어 부득이하게 글을 작성하게 되었습니다. 꼭 한번씩 읽어봐주시기 바랍니다….

저는 20대 중반 대학생입니다. 2주 전 멀쩡히 살고 있던 자취방으로 협조문 한장이 날아왔습니다. 9월 10일에 당장 방을 빼라고요. 지금 살고있는 집을 불법점유하고 있는 것이니 이번주 안에 집에서 나가지 않으면 명도소송을 걸겠다는 내용이었습니다. 놀란 마음에 집주인에게 연락을 해보았으나 고작 통지서한장에 벌벌떨지 말라는 답변만 돌아올 뿐이었습니다.

너무 놀라 변호사들에게 문의를 해보니 애초에 제가 했던 계약 자체가 성립할 수 없는 계약이라 불법점유중인 것이 맞다고 하더라고요. 이 건물은 신탁회사 소유의 건물이었습니다. 원칙상 신탁회사의 동의 없이 임대차 계약을 진행해서는 안되는 것인데 공인중개사와 집주인이 그 사실을 속이고 임대차 계약을 진행한 것입니다. 저는 전문가라는 공인중개사의 말만 믿고 속아서 계약을 하게된것입니다. 그러니 결국 제 계약서는 아무런 효력이 없는 그냥 종이쪼가리가 되어버린 것이죠….

전입신고를 하고 확정일자를 받으면 세입자로서의 권리를 행사할수 있다고 그렇게 알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그것은 계약이 온전했을때의 말이고 계약할때부터 속은 사람들은 전혀 그 권리를 행사할 수 없다고 합니다. 동사무소에서 멀쩡하게 전입신고를 하고 확정일자까지 받았지만 이제와서 아무런 소용이 없다는 말만 돌아오니 정말 참담하고 어찌할바를 모르겠습니다….

정말 막막했습니다 우선수익권자인 신협에서 보낸 협조문은 당장 며칠 뒤에 방을 빼라고하고, 집주인과 공인중개사는 모든 책임을 회피하고 자신들의 잘못은 전혀 없다고 주장했습니다. 저는 수천만원의 보증금을 돌려받지도 못한채 그대로 내쫓기게 되었습니다.

아직 학생인 저와 동생이 아르바이트를 하고 용돈을 모아 겨우 마련한 돈에 부모님의 돈을 보태 정말 힘들게 마련한 보증금이었습니다. 그걸 다 잃었다는 생각에 앞길이 너무 막막했습니다. 사건이 일어난 첫날엔 너무 죽고 싶어져서 술만 마시고 겨우 잠들었습니다. 밥은 넘어가지 않고 술을 마시지 않으면 잠에들지 못해서 빈속에 술만 마시고 겨우 눈을 붙이며 며칠을 보냈습니다.

그러던중 어느날 밤에 바깥에서 들리는 요란스러운 소리에 나가봤더니 집주인이 있었습니다. 어떤 남성분이랑 큰 소리를 내며 싸우고 있더라고요. 이후 설명을 들어보니 그 분은 집주인이 가지고있는 다른 건물의 세입자인데 3년동안 4000만원의 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해 여전히 집주인을 따라다니며 돈을 돌려달라고 얘기하고있는 중이라고 했습니다. 어떤 달은 30만원 어떤달은 10만원 그러다가 최근에는 5만원씩 돈을 갚았다고 했습니다. 그 말을 들으니 너무 착잡했습니다…. 저는 그것의 두배가 넘는 돈을 받아야하는 상황인데 3년에 걸쳐 달에 몇만원씩 겨우 3천만원을 돌려받았다는 사실에 좌절했습니다.

그 소란에 밖으로 나온 다른 세입자들과 그제야 만나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얘기를 해보니 상황이 더 좋지 않더라고요. 이 건물에 총 27세대가 살고있는데 경매에 넘어간 집을 빼고 신탁사기를 당한 사람들만 모아도 피해금액이 20억이 넘었습니다. 게다가 경매에 넘어간 집들은 그나마 계약이 멀쩡해서 우선순위가 몇번이든 조금이나마 지분을 받을 권한이 있는데 저희는 계약 자체에 문제가 있어서 정말 이 집에 대해 아무런 권리도 주장할 수 없는 상황이었습니다.

세입자 대부분이 20대 30대의 학생이나 사회초년생들이었습니다. 이제 막 결혼을 앞둔 예비 신혼부부도 있었습니다. 대부분 고향이 지방이라 그 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하면 정말 말그대로 길바닥에서 출근하고 학교에 다녀야하는 게 현실이었습니다. 한시간에 수십만원의 비용을 내며 변호사들을 찾아다니고 상담했지만 상황은 암담했습니다. 고소를해서 이긴다고해도 집 주인이 돈을 빼돌리고 없다고하면 받을 방법이 없다네요…. 공인중개사 상대로 손해배상을 청구해도 지금까지 사례들을 보면 공인중개사들은 쉽게 책임을 피할수 있다고 합니다. 최대한 많이 배상받아봐야 피해금액의 50퍼센트, 그마저도 소송을 진행해서 판결을 받아야가능하고 그 돈 조차 다른 피해자들과 1억이라는 금액 한도 내에서 나눠가져야하는 말도안되는 상황입니다. 하지만 방법이 없었기에 저희는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해 상황을 모면해보려 애쓰고 있습니다.

집주인은 저희와 같은 피해자들이 찾아오는 것을 피하느라 본인이 살고있는 집의 인터폰도 떼어버리곤 저녁 9시만 되면 잠을 잔다고 합니다. 저희는 잠한숨 자지 못한지 벌써 2주가 되었습니다. 만나서 이야기를 나누어봐도 말이 통하지 않습니다. 돈 받고 싶으면 가만히 있으라는둥 적반하장으로만 나옵니다. 집주인은 지금도 한남동에 건물을 올리니 마니 자신의 사업을 확장시키고 있다고 합니다. 건물을 담보로 대출을 받고, 수십억의 보증금과 다달이 월세와 관리비를 받아 어디에 쓴 걸까요? 당장 저희가 지내고 있는 건물은 전기세 100만원을 체납해서 공용전기가 끊길거라는 고지서가 날아온 상태입니다. 집주인 부부는 자식뻘되는 사람들의 피같은 돈으로 자신들의 부를 축적하고 자기 자식들은 잘 키우고 있습니다. 제 자식들 좋은옷 입고 좋은거 먹어가며 발 뻗고 잘때 남의집 새끼들 밥한끼 못 먹고 잠한숨 못자고 매일매일 죽지못해 산다는 걸 아마 평생 모르겠죠.

가진 거 없지만 저도 다른 세입자들도 각자의 부모님들에겐 누구보다 소중한 자식들입니다. 사건이 터지고 한달음에 서울로 달려오신 어머니들도 계시고요. 멀리 떨어져있는 자식 걱정에 잠한숨 못 주무시고 계신다는 걸 알아서 부모님과 통화할때마다 애써 괜찮은 척 하는 것도 너무 힘드네요. 밥 먹었다, 나는 괜찮다라는 말로 멀리 떨어져있는 서로를 달래면서 그렇게 하루하루 버티고 있습니다. 사실은 하나도 괜찮지 않습니다. 부모님도 마찬가지겠죠. 너무 힘들고 지치고 겁나고 두렵습니다. 그래도 부모님께 걱정 끼치고 싶지 않아 괜찮은 척 하면서 지낼 뿐입니다.

언제 내쫓길지 모른다는 불안감에 매일매일을 떨고 있습니다. 바깥에서 기척만 들려도 심장이 내려앉습니다. 무섭고 불안해서 잠을 잘수가 없습니다. 당장이라도 누가 쳐들어와 저희를 쫓아낼 것만 같습니다. 갈 곳도 없고 받아야할 돈은 받지도 못하고…. 누군가 처들어와 짐을 빼고 쫓아내고 불법행위를 하고 있다며 법으로 압박하고…. 저희는 어떻게 해야할까요. 모두가 당당하고 떳떳하다고 합니다. 모든 잘못은 저희가 했다고 합니다. 그 책임은 저희의 몫이라고 합니다. 다들 아무렇지 않게 살아가고 법대로 하라고 하는데 저희는 기댈수 있는 법조차도 없습니다.

명백하게 잘못된 계약을 진행한 집주인과 공인중개사도, 해서는 안될 임대차를 진행했다는 사실을 알고 있으면서도 묵인하고 자신들의 이익을 취하다가 문제가 생기니 세입자에게 책임을 돌리고 내쫓으려는 신협도 전부 당당한 태도입니다. 정말 이 사건의 책임은 오로지 저희에게 있는 걸까요. 열심히 떳떳하게 번 돈으로 정당한 대가를 지불했음에도 한순간에 남의 건물을 불법으로 점유하고 있는 사람이 되었습니다. 명백한 가해자와 피해자가 존재하고 뚜렷한 피해 금액이 있음에도 방법이 없습니다. 누구도 책임지지 않고 가진것 없는 저희를 압박하기만할뿐입니다. 갈수록 벼랑 끝으로 내몰리는 기분입니다. 살아있는 게 정말 힘듭니다.

이 건물의 우선수익권자인 신협에서 저희에게 명도 소송을 거는 데까지 시간이 있어 그나마 한달은 이 집에서 버티고 지낼 수 있습니다. 하지만 당장 다음달에 대부업체에서 쳐들어올지도 모르고, 명도소송에 걸려 수백만원의 비용을 부담해야할지도 모릅니다. 그럴 확률이 높고요. 그나마 저희가 할 수 있는 일은 이 사건을 세상에 더 알려보는 것입니다. 어떻게든 살아날 구멍이라도 찾아보려고요. 조금이라도 이 집에서 더 버틸 수 있는 힘을 얻어보려고요. 물론 그 역시 마음처럼 되지는 않습니다. 원래 사기는 당한 사람이 바보가 되는 세상이더라고요. 멍청하게 믿었던 것이 잘못이겠지요. 하지만 그 대가가 너무 큰 거 아닐까요… 매일매일 죽지못해 살고있습니다.

최근들어 더 많은 신탁 부동산 사기가 발생한다고 합니다. 지금의 2,30대가 오직 자신의 힘으로 서울에서 집을 구하는 건 사실상 불가능에 가깝습니다. 그러니 저는 앞으로도 계속 전세 월세 집을 구하며 살아야겠죠. 하지만 매번 이런 위험 속에서 도대체 어떻게 또 집을 알아보고 계약서에 도장을 찍을 수가 있을까요. 계약은 허술하고, 피해를 구제받을 방법은 없고. 책임을 져야할 공인중개사와 집주인은 법망을 너무도 쉽게 빠져나갑니다. 이런 사기는 계속해서 일어나고 피해자는 끊임없이 생기는데 개선되는 것이 없습니다. 정말 누군가 죽어서 이런 문제가 바뀐다면 목숨이라도 끊고 싶은 심정입니다. 이 문제에 관심을 가져주세요. 세상이, 법이 바뀌어야 한다는 목소리에 힘을 실어주시기를 간곡히 부탁드립니다…. 한번만 도와주세요. 아무런 가망이 없지만 그래도 청원글에 동의해주시면 정말 감사드리겠습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https://www1.president.go.kr/petitions/6010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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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https://m.pann.nate.com/talk/362465471?&currMenu=&vPage=1&order=N&stndDt=&q=&gb=&rankingType=total&page=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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