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s://news.v.daum.net/v/20200804145833487
예산 신양면 일대 비닐하우스 단지 침수..충남도 "특별재난지역 선포 건의"
(예산=연합뉴스) 양영석 기자 = "출하 일주일 앞뒀는데…물먹은 수박은 금방 썩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다 버려야지"
4일 오후 전날 수마가 할퀴고 간 충남 예산군 신양면 서계양1리 일대 수박 비닐하우스 단지는 처참한 모습이었다.
물살을 이기지 못한 제방 곳곳이 무너졌고, 비닐하우스 밖에는 떠밀려 나온 수박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무너진 제방에 걸린 애플수박 [촬영 양영석]농민 김동화씨는 "이렇게 급속히 물이 불어나는 건 난생 처음 봤다"며 "농작물은 엄두도 못 내고 겨우 경운기 한 대만 달랑 구했다"고 허탈해했다.
사람 가슴높이까지 물이 찼다가 빠진 비닐하우스 문을 열자 숨쉬기 힘들 정도의 열기가 쏟아져 나왔다.
녹색으로 덮여 있어야 할 수박 잎들은 흙탕물을 뒤집어써서 누렇게 변해 있고, 꼭지가 말라비틀어진 애플 수박은 맥없이 떨어져 바닥에 쌓여 있었다.
뜨거운 열기에 시큼한 냄새도 섞여 있다.
썩기 시작하는 수박 [촬영 양영석]"물먹은 수박은 금방 썩기 때문에 다 버려야 한다. 다음 주 출하하려고 잔뜩 기대하고 있었는데 이제 다 허사가 됐다"며 김씨는 깊은 한 숨을 내쉬었다.
전날 예산지역에는 시간당 40㎜가 넘는 많은 비가 내리면서 하우스단지 옆을 흐르는 신양천 수위가 급속히 상승했다.
이 때문에 신양천으로 흘러가는 소하천 물이 빠지지 못하면서 주변 농경지를 덮쳤다.
물에 잠긴 비닐하우스 [김동화씨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이 일대에서만 수박 비닐하우스 100여 동이 물에 잠겼다고 김씨는 설명했다.
대부분 지난 5월 파종을 하고 다음 주부터 줄줄이 출하를 앞두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