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pann.nate.com/talk/331865135
34여자예요.
네이트 판 결시친 글 가끔 눈팅만 했었는데
가끔 '설마 진짜인가?' 싶을 정도로 어이없는 글들 보고
자작이라고 여겼는데 막상 저한테 이런 어이없는 일이 닥치니까
부끄러워서 어디 말할 데도 없고, 어떻게 대처해야할지 모르겠네요..
아직 혼인 신고도 안 했고, 말도 안 하고 있지만
편의상 남편이라고 할게요.
남편은 37이예요.
지난 5월 말에 결혼식 올리고, 이제 막 신혼 여행 다녀왔어요.
그런데 신혼 여행지에서 다투고, 혼인 신고도 하니 마니,
파혼이니 이혼이니 서로 말도 안 하는 상태예요.
신혼 여행 가서 아침에 조식 먹으면서 이런저런 얘기를 했는데,
아침밥 얘기가 나왔어요.
제가 일부로 결혼 전에 직장을 그만둔 건 아니지만
회사에서 결혼한다고 하니 눈치도 주고,
전부터 다른 여직원 무리랑 사이가 안 좋았어서
결혼 준비도 바쁘고 해서 일단 직장을 그만 뒀구요.
그래도 지금 직장 알아보는 중이예요.
남편은 월 500 정도 벌고 있어요.
그렇다보니 저는 자연스레 직장 구하기 전까지는
좋든 싫든 전업주부인 상태예요.
제가 아침밥을 국은 전날에 만들거나
아니면 전날에 먹던 국 데워 먹고,
반찬은 냉장고에서 꺼내먹을 수 있게 넣어 놓고,
밥도 밥솥에 있으니 꺼내 먹울 수 있게 준비해 놓겠다고 했더니
남편이 전업주부가 그건 아니지 않냐며
전업주부는 말 그대로 주부가 직업인 사람인데
외벌이인 사람 아침밥을 안 차려주는 건 말이 안 된다고 하더라고요.
좀 서운했던게 제가 아침 잠이 많거든요.
게다가 현재 직장도 그만두고, 결혼 준비하랴 뭐하랴,
생활 패턴이 아침에 출근하는 남편보다 일찍 일어나서
밥을 해줄 수 없는 상황이예요.
그렇다고 제가 남편 회사 안 가는 날 점심이나 저녁도
아침처럼 해주겠다는게 아니거든요.
집안일이며 뭐며 다 하겠는데
아침밥만 좀 이해해달라는데 자기는 죽어도 이해 못 하겠답니다.
식 올린지 얼마 안 됐지만
위에 말했듯이 예전부터 결시친 눈팅 했었는데
전업주부인데도 아침밥 안 차려준다는 분들도 많이 봤던 터라
아침밥이 이렇게 중요한 문제인가 싶어서
결혼 전에 제대로 얘기를 나누지 못한 저의 탓도 있다고 인정은 합니다.
근데 아무리 전업주부라도 이렇게 의무적으로 아침밥을 차려야하는지
도저히 모르겠고, 서럽더라고요.
결국 둘이 나중에 얘기하자고 하고 밥 먹는데
남편의 혼인 신고는 다시 생각해보자는 말에 펑펑 울었네요.
결국 일정 시작하는 첫 아침부터 논쟁이 있어서
신혼 여행 내내 놀지도 못하고 방에만 있다가 왔어요.
물론 결혼 전에 확실하게 얘기 끝내지 못한 제 잘못도 있지만
그렇다고 식까지 올리고 신혼 여행까지 다녀와놓고
혼인 신고를 다시 생각해보자는 건 너무 가혹한 거 아닌가 싶거던요..
지금 생각해보면 아침밥 가지고 의견 차이난다고
혼인 신고하지 말자는 건 아닌 것 같기도 해요.
뭔가 다른 불쾌했던 일이 있었나 싶은데
현재 말을 안 하는 상태이니 어떻게 대처해야할지 모르겠어요.
진짜 이대로 이혼? 파혼?을 하게 된다면
부모님이나 주위 사람들 얼굴은 어떻게 볼지 막막합니다...
여기서 제가 어떻게하는 게 현명한 처사일지
인생 선배님들의 조언 부탁드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