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는 2015년 봄,
'상남자'를 마지막으로 이른바 '학교 삼부작' 시리즈를 끝마친 방탄소년단은
'화양연화'라는 이름의, 왕가위 감독 영화 제목으로나 들어본 것 같은 아리송한 단어를 새로운 앨범의 제목으로 들고 등장하는데..
화양연화(花樣年華 : 인생에서 가장 아름답고 행복한 순간)pt.1. 2015년 4월 29일 발매.
'청춘이 가진 불안함과 아름다움, 그 양면성을 얘기해보고자 한다'는 굉장히 당찬 포부로 앨범을 소개하고는
안무컷 없이 ONLY 스토리로만 이루어진 타이틀의 곡 I NEED U의 뮤직비디오를 공개한다.
뮤직비디오는 아이돌 그룹으로서의 화려한 모습이나, 사랑과 꿈을 얘기하는 희망적인 청년으로서의 모습이 아닌
낡은 모텔방에서 불안하게 라이터를 만지작거리는 모습, 가지고 있는 병 때문에 중독적으로 약을 들이키는 모습, 가정폭력에 노출되어 거리를 헤매는 모습 등 방황하는 청춘의 현실을 어둑하게 담아냈다.
이례적으로 12세 관람가의 편집된 뮤직비디오와, 19세 관람가의 오리지널 뮤직비디오 두 편을 공개했으며
특히 19세 버전의 경우 뮤직비디오 속 아이들이 당면한 문제를 이겨내지 못하고 완전한 파국에 이르기까지의 모습들, 즉 죽음을 암시하는 장면들을 가감없이 담아냈다.
청춘이 경험하고 있는 찬란한 젊음과 돌파구 없는 현실의 양면성을 표현했으며
어른들이 만든 차가운 사회의 부조리와 폭력, 그로인해 상처받은 아이들의 모습을 그리고 있기에 사회비판적인 경향 역시 띄고 있다.
https://www.youtube.com/watch?v=NMdTd9e-LEI
https://www.youtube.com/watch?v=2gWIjRqvtnI
*) 뮤직비디오 속에 다같이 있는 장면을 촬영하면서 멤버들은 '실제로 평소에 노는 모습들을 자연스럽게 담았다'
'하지만 실제로 저렇게 (감자튀김을)막 떤지지는 않는다'라는 코멘트를 남기기도.
이렇듯 '이번 뮤직비디오 굉장히 다크한걸'이라는 평가 정도를 얻었던 I NEED U의 뮤직비디오 공개 약 다섯달 후
또 새로운 영상이 공개되는데...
화양연화 ON STAGE : PROLOGUE
2015년 9월 8일 공개된 콘서트 '화양연화 ON STAGE'의 프롤로그 영상.
I NEED U 뮤직비디오 속의 스토리가 아직 끝난 것이 아니라는 듯, 확실하게 세계관을 연동하는 내용의 새로운 영상이 공개되었다.
또한 '콘서트 프롤로그' 즉 콘서트 예고 영상으로 이러한 스토리 뮤직비디오를 공개했다는 것은, 화양연화의 이야기와 설정이 앨범이나 뮤직비디오 안에서만 끝나는게 아니라 실제적인 공연의 배경과 연출로도 이어질 것이라는 걸 의미하는 것이기도 했다.
영상은 I NEED U 뮤직비디오 끝에 결국 폭력을 휘두르던 아버지를 살해했던 뷔가, 피가 묻은 손과 옷을 닦아내며 누군가에게 전화를 걸어 '형 보고 싶어요.'라는 말을 하는 장면으로 시작된다.
내용은 I NEED U에서 괴로운 결말을 맞았던 모두가 다같이 만나 즐거운 한때를 보내는 모습과, 그것을 멤버 중 한명인 진이 영상으로 기록한 화면으로 구성되어있다.
영상 마지막에는 멤버 모두를 불러냈던 뷔가 바닷가 옆에 있는 철골구조물 위로 올라가, 결심한듯한 표정을 짓고는 뛰어내린다.
https://www.youtube.com/watch?v=Bt8648TNX1M
*) I NEED U에서 각각의 멤버가 당면하고 있었던 문제들이 프롤로그 영상안에도 상징적으로 숨어있다. 그것을 찾아보는 것도 감상 포인트.
화양연화 ON STAGE
앞선 프롤로그 영상 공개 후 2015년 11월에 개최된 콘서트.
일곱 멤버들이 각자의 나이에 어울리는 평화로운 일상을 즐기면서도, 그 이면의 외로움을 느끼는 내용의 VCR등이 등장했으며
콘서트가 막이 내릴 즈음에는 프롤로그 영상의 마지막처럼 후드를 뒤집어 쓴 뷔가 무대 위로 혼자 등장했다.
무대 한편에 설치되어있던 철골 구조물을 서서히 올라가 맨 위에 서곤 뛰어 내리려는 듯 뒤로 걸음을 내딛는 모습에서 조명이 꺼지며 엔딩.
배경 음악으로 등장한 노래는 아직 발매하지 않은 화양연화 pt.2 마지막 트랙 Outro : House Of Cards였다.
https://www.youtube.com/watch?v=_j_Y5Soj30U
그리고, 드디어 화양연화 시리즈의 마지막으로 여겨졌던 화양연화 pt.2 앨범이 발매된다.
화양연화 pt.2. 2015년 11월 30일 발매
뮤직비디오가 공개된 타이틀 곡의 이름은 'RUN'
RUN의 뮤직비디오는 프롤로그에서 뷔가 바다를 향해 몸을 던졌던 장면으로 시작되며, I NEED U와 대비되는 모습으로 모든 멤버들이 고통을 겪는 일 없이 신나게 뛰노는 모습과, 무언가에 갈증을 느끼듯 계속해서 달려나가는 모습으로 구성되어있다.
앞서 공개되었던 두 영상을 포함하여, 세개의 영상 중에 가장 영상의 흐름이 빠르고 리드미컬하며
앞서 나왔었던 설정을 녹여서 표현한 부분이 많아 가장 상징적인 장면이 많고 해석할 거리가 많은 뮤직비디오.
특히 앞권은 중간에 노래가 잠깐 끊기고 현장음 속에 진행되는 터널씬과, 마지막 엔딩씬.
7명의 멤버 모두가 마치 I NEED U에서 겪었던 현실의 문제에서는 벗어난 듯 시종일관 다같이 어울려 노는 모습을 보여주지만
열심히 쌓고 있던 카드 탑이 무너지거나(House Of Cards:사상누각), 기적을 상징하는 파란색 장미가 담긴 병이 깨진 순간에, 현재 그들이 다함께 있는 공간이 진짜 현실이 아니라는 것을 암시하는 장면들이 나타난다.
화양연화 시리즈의 앨범 커버에도 등장하며, 화양연화를 관통하는 상징인 나비 그림 역시 뮤직비디오 속에 등장하는데
이는 중국 고사인 장자의 호접몽 이야기를 의미한다. '나비가 되어 훨훨나는 꿈을 꾸다가 잠에서 깨었는데, 그 꿈이 너무나 생생하여, 인간인 내가 나비가 되는 꿈을 꾼 것인지, 아니면 나비인 내가 지금 인간이 되어있는 꿈을 꾸고 있는 것인지 모르겠다'는 내용, 즉 현재가 현실인지 혹은 꿈인지 알지 못하며 헤매인다는 뜻이다.
I NEED U 뮤직비디오 때부터 홀로 흰색의 방 안에서 흰색 옷을 입고, 6장의 꽃잎을 제사나 의식을 지내듯 내려놓았던 멤버 진이 RUN 뮤직비디오 끝에도 6명의 멤버와 달리 혼자 남아 꿈에서 깨어나는 모습을 보여준다.
https://www.youtube.com/watch?v=5Wn85Ge22FQ
*) 뮤직비디오 본편이 끝난 후 이어지는 엔딩 크레딧 영상까지 필히 감상해보자.
화양연화 ON STAGE : EPILOGUE
5월에 예정된, 화양연화 시리즈의 장대한 막을 내리는 에필로그 콘서트.
멤버들이 화려한 빛을 향해 걸어가는 뒷모습을 담은 콘서트 포스터가 공개되었으며
팬들을 위한 스페셜 앨범 '화양연화 영 포에버(Young Forever)'의 발매 역시 예고했다.
그리고 어제 자정, 앨범 수록곡 중 하나인 Young Forever의 뮤직비디오가 공개되었다.
영상의 제목은 EPILOGUE : Young Forever로 화양연화 시리즈의 마지막을 암시하고 있다.
https://www.youtube.com/watch?v=HBj4y9Zibao
뮤직비디오는 활주로에 세워진 미로 안을 헤매는 멤버들 위로, 그동안의 화양연화 시리즈의 모습들이 오버랩되며
멤버들에 대한 그리움으로 전화를 걸고 바다로의 투신을 시도했었던 뷔가 미로에서 마지막으로 빠져나와 모두와 함께 달려가는 모습이 그려진다.
가사 역시 방탄소년단이라는 그룹으로서의 현재를 살아가는 그들이 경험하는 삶의 양면성, 화려한 무대위에서의 갈채와 모두가 떠난 텅빈 무대에서의 외로움, 언젠가는 끝날 아름다운 청춘에 대해 이야기하면서 동시에 '영원히 소년으로 있겠다'는 메시지를 전달한다.
* 일본판 뮤직비디오에서도 본편의 설정이 이어지지만 편의상 뺐음
* 각 뮤직비디오에 대한 사람들의 의견과 해석도 검색하면 다양하게 나오기 때문에 그냥 정리하고 소개하려는 정도로만 써봤어.
* 이게 영업이 될지 안될지는 모르겠지만 그래도 화양연화 참 좋은데... 참 좋은데... 이거 어따 말할때도 없고.. 하면서 걍 존나 가만히 있다가 어제 뜬 영포에버 뮤비 보고 참을 수 없어서 써버리고 말았어 ㅋㅋㅋㅋ 사실 아미[팬클럽]도 아닌데 나대서 미안!! +) 2018.03.15 지금은 물론 (옛저녁부터)아미랍니다^ㅁ^
* 내용상 잘못 알고 있거나 부족한 부분이 있을지도 모름! 방탄소년단 고마워! 화양연화 짱! 그래서 스페셜 앨범 나머지 두곡 뮤비는 언제 나온다구요?ㅠㅠ
마지막으로 화양연화 시리즈 뮤직비디오 통틀어 개인적으로 제일 좋아하는 장면을 올리면서 글을 끝마춰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