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돌 덕후 인생, 활력의 원천은 뭐니뭐니해도 바로 내 아이돌이다. A.K.A 내 새끼. 눈에 넣어도 안 아플 것 같은 내 아이돌의 말이나 행동 하나하나까지 섬세히 다 기억해내는 진성 덕후들의 사랑으로, 오늘도 수많은 아이돌들은 무럭무럭 자라나고 있다.
하지만 혈기왕성하게 돌아가던 덕후들의 덕질에 '공개연애'라는 시련이 내려지는 순간 덕후들은 패닉에 빠진다. 대한민국 아이돌들은 필독! 여러분이 공개연애하는 순간, 팬들은 다양한 방식으로 인고의 시간을 거치게 됩니다ㅠㅠ 아이돌 공개연애에 대처하는 팬들의 자세 그 아홉가지를 살펴보자.

분노형
"내 여자친구/남자친구는 바로 팬 여러분들입니다"라며 안심의 멘트를 날리던 너의 행동은 전부 거짓이었니..? 휘몰아치는 배신감과 분노에 아이돌의 멱살을 잡고 짤짤 흔들며 "내 시간, 내 마음 돌려내!"라며 외치고 싶은 심정이다. 인터넷 하다가 내 아이돌의 그, 혹은 그녀의 사진을 맞닥트리기라도 하면 화딱지가 나서 인터넷창을 모조리 꺼버리기 일수. 차라리 아무것도 모르던 시절로 돌아갔더라면...!

빠른 탈덕형
이렇게 고통스러운데 더 이상 덕질을 어떻게 하나요...? 탈덕만이 답! 내 아이돌에게 이별을 고하는 유형. 그동안 모아온 사진과 영상을 모조리 지우고, 사서 뜯지도 않은 굿즈나 앨범 역시 중고월드에 팔며 내 덕질 자산을 청산하는게 수순이다. 크게 상심해 결국 돌아섬을 택했지만, 결국 상처만 남은 팬들의 마음은 누가 치유해주나ㅠㅠ

갈아타는 형
상처받은 마음은 다른 아이돌로 치유하면 되지 않을까? 그동안 호감이 가던 또 다른 아이돌로 갈아타는 유형! 물론 쉬운 일만은 아니다. 하지만 많고 많은 아이돌 중에 내 취향 한 명 더 없을리가. 아이돌 취향은 여러 아이돌들을 접해보며 개척해 나가는 거지, 내 아이돌의 특징이나 분위기로만 국한된 게 아니란 걸 알아야 한다.

덕후들끼리 위로 형
실제로 에디터는 주로 이쪽에 속했다. 현실을 비관한 채 같은 덕후 친구들과 한강으로 직결. 깡소주를 따고 고래고래 소리를 지르며 슬픔을 포효했다. 소리가 너무 커서 한강 괴물이 깨어나는 줄 알았다. 그러나 슬픈 마음은 매한가지인 덕후들끼리 서로 보듬어주며 그 슬픈 시기를 버티다보면, 어느새 그 다음 덕질도 그들과 함께 하고 있었다.

쇼크 형
마치 영혼이 이탈하기라도 한듯 아무것도 들리지 않고, 아무것도 보이질 않는다. 일상생활 불가. 그동안 내 아이돌을 보며 울고 웃고 했던 세월이 모조리 꿈만 같다. 그 오랜 시간동안 일상으로 스며들었던 덕질에 먹구름이 드리우자 눈앞이 깜깜해진다. 앞으로는 덕질 대신 뭘 해야하는 걸까 심각하게 고민하며 쇼크 상태로 며칠을 보낸다.

현실 자각 형
하지만 이런 일을 계기로 내 삶에 대한 의욕이 솟구치기도 한다. 내 앞가림이나 잘해야겠다는 결심으로 그동안 미뤄왔던 공부라든지 취미 활동에 불을 지피며 자아개발을 하는 것! 내 생활에 열중하다보면 공개연애의 슬픔 또한 서서히 잊혀지게 될지어니...

응원 형
한번 팬은 영원한 팬! 마치 부모와 같은 넓은 마음의 소유자. 내가 바란 건 오로지 내 아이돌의 행복이었으니, 마음 한켠으론 어서 헤어지길 바라지만 일단은 이들의 연애를 응원해주리라 마음 먹는다. 대신... 너네가 SNS에 연애하는 티 조금이라도 내는 날엔 무조건 전쟁이다!^^

쉴드 형
공개연애가 터지는 순간 인터넷은 아수라장이 된다. 수많은 대중이 내 아이돌 욕하는 모습은 일절 못 보겠는 덕후의 마음. 이때만큼은 "연예인도 사람인데 연애 좀 할 수 있지"라는 댓글을 연거푸 달며 내 아이돌 보호에 힘을 쓴다. 역시 아이돌에게 있어 팬이란 가장 든든하고 위대한 존재 아닐까.

감정의 무한반복 형
하루에도 수십번씩 여러 감정이 오가는 유형. 충격 먹어 얼떨떨 해 있다가 급격히 슬퍼지고 분노하는 게 여러번, 그러다가도 욕 먹고있는 내 아이돌이 불쌍해 응원과 쉴드 시전... 하지만 열애 포착 사진이 떠오르기라도 하면 또 다시 슬슬 열이 오르고, 슬퍼지고, 현실자각하고, 분노하기를 무한반복. 도대체 언제쯤 괜찮아지는 거냐고! 누가 정답 좀 알려줬으면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