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칼 그리고 옆의 여자는 이제 곧 약혼하고 결혼하게 될 로즈다
난 그녀가 마음에 들어 그녀의 집안과 이야기를 해 로즈를 내 아내로 달라고 했다
이때는 집안과 집안끼리 서로 이야기해서 혼인을 잡는게 당연한 시대였고
나 역시 그렇게 했다
결혼을 통해 그녀의 가문덕을 볼 수 있는것도 있었다.
그녀와의 약혼을 위해 당시 최고로 비싼 타이타닉 1등석 티켓을 여러장 구해 그녀와 그녀의 가족에게 줬다.
로즈는 피카소를 좋아한다고 한다
이건 뭐 낙서도 아니고 전혀 내 취향이 아니다
하지만 로즈가 좋아한다고 하니 뭐 어쩔수 없지...
사실 로즈 집안은 경제적으로 어려워서 지금 내가 지원을 해주고 있는 판국이라
저 그림들도 다 내 돈으로 산것일 거다
그래도 로즈가 좋다고 한다면야...
로즈가 식당에서 담배를 피다가
장모가 한마디하자 장모 얼굴에 담배연기를 뿜는다
아무리 막나가도 저건 아니다 싶었다
그래서 로즈가 피는 담배를 뺐었다
로즈가 좀 삐진거 같다
로즈가 갑자기 섹드립을 하고 자리를 박차고 나간다
나로선 이해가 안간다
갑자기 왜 남자 크기 얘기하며 섹드립인지
앞에 있는 못생긴 아줌마는 왠 산통 깨는 소리를 한다 니가 먼데 왠 오지랖이야
끝나고 로즈하고 이야기좀 해봐야겠다
로즈가 물에 빠질뻔했다가 구조되었다는 소리를 듣고 놀라서 달려왔다
깜짝 놀라서 로즈에게 가니 로즈가 몸이 꽁꽁 얼어 있었다
그래서 몸을 뎁혀주려고 애썼다
로즈를 구해준 청년에게 보상을 하기위해 20달러를 주자
로즈가 맘에 안들어한다
그래서 청년을 내일 저녁 식사에 초대했다.
지금 생각해보면 내가 미친놈이었다.... 이때 묘한 기류를 감지했어야 했는데
로즈가 사고로 죽을뻔하기도 하고
아까 식당칸안에서의 일도 있고해서
로즈를 달래주기위해 미리 준비해놨던 다이아 목걸이를 주었다
원래 약혼때 주려고 한건데
로즈가 지금 많이 놀라고 안스러워보여서 달래주고 싶었다
아 난 로즈가 자살시도를 했다고는 꿈에도 생각 못했다
자살 시도를 할 정도로 이 결혼을 싫어한다고는 생각하지도 못했다
그저 여자가 결혼이 다가오니까 생기는 일시적인 우울증 정도라고만 생각했다
그래서 마음을 담은 이 다이아 목걸이를 선물하면 기분이 풀릴거라고 생각했다
로즈를 구해준 잭을 초청해 같이 식사를 했다
식사가 끝나고 보니 로즈가 사라져있었다
어디에 갔는지 수소문해보니
글쎄 잭하고 같이 3등석으로 가서 밤새동안 춤추고 술먹고 있었다고 한다
곧 나와 결혼을 하게 될 약혼녀가 외간남자와 밤새동안 같이 춤추고 있었다니...
그날 밤 둘이서 뭔일을 했을까 온갖 걱정으로 잠 한 숨도 제대로 못잤다
아침에 로즈에게 3등석에 춤추고 놀다오지 않았느냐 라고 한마디했다
그러자 로즈가 사과는 커녕 왜 내 뒤를 쫒느냐고 따진다
화가 머리 끝까지 치솟았지만 애써 화를 억누르고
조용히 다시 그런 일 없도록 해달라고 말했다
결혼을 앞둔 약혼남으로서 당연히 할 수 있는 말이 아닌가?
하지만 로즈는 알았다고 미안하다고 하기는 커녕
난 시종이 아니고 약혼자라며 뻣댄다
아니 약혼자라면 더더욱 다른 남자와 단둘이 밤새 춤추고 놀다 오면 안되는 거 아닌가?
밤새 동안 뭔 일 있을까봐 걱정한 내 기분은 생각도 안하고?
진심으로 빡쳐서 상을 뒤엎었다
지금 생각하면 좀 심했던거 같다. 하지만 그때는 정말로 열받았다
약혼녀가 외간남자와 밤새 놀다와서 미안하다는 말 한마디도 없고 오히려 성질을 내니...
나도 모르게 폭발해서 상을 뒤엎었다
난 로즈네 집안에서 로즈와 장모가 투닥투닥하고 있을꺼라고는 전혀 알지 못했다
장모와 만나서 결혼 이야기할때는 장모는 그냥 그래 우리 사위 좋아 내 딸도 이번 결혼 기대하고 있어 이러고 있고
로즈는 나하고 있을때 자기 본심에 대해 말 한마디도 안하니까
내가 독심술을 쓰지 않는데 알수가 있나
사실을 알았다면 이렇게 비싼 돈 들여 결혼 준비하고 다이아 목걸이 준비하고 오도방정은 떨지 않았을텐데
갑자기 로즈가 사라졌다고 한다
뭔가 낌새가 이상했는데 잭하고 둘이 도망친 모양이다
하늘이 무너지는 줄 알았다
금고를 뒤져보니 왠 누드화와 편지 한장이 있었다
누드화는 로즈의 누드화였다.
로즈가 내가 준 다이아 목걸이만 걸친채 알몸이 되어 있었다
그리고 이거 먹고 떨어지라는 로즈의 편지까지...
난 정말 하늘이 노래질정도로 엄청난 충격을 받았다
식사시간에 로즈가 잭 보고 그림에 상당히 재능이 있다고 한말이 생각났다
보아하니 잭이 로즈 알몸을 보고 누드화를 그려준 각이다...
니들도 내 입장이 되어서 생각해봐라
결혼을 앞둔 약혼녀가 갑자기 사라지고
예물 목걸이 걸친 약혼녀 누드사진과 있고 이거나 먹고 꺼져 라는 편지만 덩그라니 놓여있다면....
이때 난 화가 너무 치밀어 올라
편지와 그림을 움켜잡고 찢으려고 했다..
하지만
이게 로즈의 마지막 흔적이 될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차마 찢지 못했다
그리고 잠시 울먹였다
그렇게 로즈는 떠나가는 듯 싶었는데
갑자기 배가 사고가 났다면서 나타났다
둘이 당당하게 손 꼭 붙잡고 내 눈앞에 나타난것이다
아니 얘네들 왜 저렇게 당당하게 온거지?
도망간건 도망간거고 배가 사고가 나니까 나보고 도와달라 이건가?
누드화와 편지로 빅엿 먹여놓고 이제와서 뭐 어쩌라고?
나도 막 나가기로 했다
내 약혼녀를 꼬드긴 저 기생오라비같은 놈을 목걸이 절도범으로 몰아 체포하게 만들었다
사실 목걸이 굳이 안 넣었어도 옷 절도범으로 잡혀갔을 놈이다
허락없이 빌려간게 훔친거지 ㅉㅉ
잭이 나가고 단 둘이 남자 로즈를 쏘아보았다
그런데 이 여자
여전히 미안하다 라는 말은 한마디도 안한채
그냥 날 쏘아볼 뿐이다
뭐라고 한마디 하려다가 차마 할말이 생각 안나고 울컥해서
처음으로 싸대기를 날렸다
로즈의 몸에 손을 댄건 이번이 처음이다
그만큼 울화통이 터졌다
여자 때리는 남자라고 욕해도 된다
타이타닉 배가 곧 가라앉는다고해서 구명보트로 향했다
상황을 보니 남자들 자리는 없고 여자들만 먼저 태운다고 한다
자칫하면 나도 목숨이 위험한 상황이다
질투심에 눈이 먼 나는 로즈에게 막말을 했다
그렇게라도 비꼬아야 속이 풀릴꺼 같았다
로즈를 구명보트에 태우려는데
로즈가 그 녀석을 찾겠다고 보트를 안 타려고 한다
붙잡아서 안된다고 하니 내 얼굴에 침을 뱉고 가버렸다
일단 살아야 한다는 생각에 승무원에게 돈을 찔러주었다
나같은 상류층 남성도 쉽게 보트를 탈 수 없었기 때문이다
구명보트는 먼저 여자와 아이들에게 제공되었기 때문에...
그 와중에 로즈와 잭을 찾았다는 소리를 들었다
제기랄
기껏 보트자리를 구했지만
로즈를 배에 두고 보트를 탈 수 가 없었다
그래서 로즈에게 달려갔다
다시 보트를 탈 수 있다는 가능성은 없음에도 불구하고
가보니 로즈하고 잭하고 말싸움중이다
잭은 로즈보고 보트에 타라고 하고 로즈는 잭이 안 타면 자기도 안타겠다고 하고
뻘줌하지만 그래도 로즈에게 잘 보이고 싶어서
괜히 좋은 분위기에 끼어들어
로즈에게 내 외투를 걸쳐주고 머리의 물기를 털어주었다
그런데 로즈가 이를 뿌리치고 잭이 다시 로즈를 가로채며 나만 민망해졌다.
이대로가면 로즈도 구명보트를 못 탈거 같다는 생각에
로즈를 일단 살리기 위해
잭 자리도 예약했다고 뻥을 쳤다
로즈는 순순히 믿고 보트를 탔고
난 내 약혼녀를 꼬드겨 바람을 피게 만든 놈에게 기세등등하게 한마디 했다
이 녀석을 위한 보트표를 예약해줄 마음은 전혀 없었다
무엇보다 나도 지금 보트를 못탈지도 모르는 판국에 무슨 남의 표를 예약해준다고...
그런데 보트를 타고 가던 로즈가 갑자기 보트에서 내려 잭에게 달려간다.
그리고 둘이 서로 얼싸안고 키스를 나누기 시작했다.
기껏 로즈를 살리기위해
난 내가 보트 탈 수 있는것도 마다하고 로즈에게 달려와 로즈를 보트에 태운건데
그녀는 보트를 박차고 나와 잭에게 달려간거다.
난 이때 크나큰 충격을 받고 비참해진 심정으로 비틀거렸다.
이때 난 이성을 잃고 총을 뺏어 총질을 했다
내가 생각해도 이때 내가 미쳤었던거 같다
정말 찌질하게 어디 한번 잘먹고 잘사나 보자! 라고 소리쳤는데
이때는 이말밖에 할말이 없었던거 같다.
내가 생각해도 정말 찌질하다
내가 그녀에게 덮어준 외투속에 다이아가 있다는걸 이제서야 알았다
그렇게 약혼 및 결혼 예물로 준 다이아는
그녀의 손에 들어갔고
그녀가 다시 되돌려주지 않아
더이상 되찾지 못했다
배에서 내린뒤에 우편으로라도 줬을 법 한데 끝까지 돌려주지 않았다...
떠난 여자는 떠난 여자고
어떻게든 난 살아야 했다
그래서 살기위해 보트를 찾았다
하지만 보트에는 보트를 타기위한 사람들이 가득있었다
그때 한 아이가 부모를 잃고 홀로 구석에서 울고 있는것을 봤다
내 코가 석자라 그저 잠시 지켜보다가 자리를 피했다
하지만 난 더이상 보트를 탈수가 없었고
궁여지책으로 아까 울던 여자아이를 데리고
딸이라고 구라를 쳐서
보트에 탈수가 있었다
어차피 여자애도 거기에 계속 있으면 죽었을테니
나때문에 산거고
나도 여자애때문에 보트에 탈 수 있었던거니
상부상조지 뭐
간신히 살아난 뒤 혹시나 하는 마음에
3등칸 생존자 쪽으로 가서 로즈를 찾았다
이미 로즈가 날 버린건 알지만
사람 마음이라는게 참 어처구니없는게
그렇게 대놓고 나에게 빅엿을 날린 여자라고 할지라도
쉽게 마음을 접을수가 없더라
마지막 미련을 가지고 열심히 찾아봤지만 어디에도 로즈는 없었다
그리고 칼의 최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