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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7일 서울 용산구 청파동에서 12세 조카가 휘두른 흉기에 숨진 고모 손모(41)씨가 생전 장애가 있는 조카 형제를 애지중지 보살피며 헌신했던 것이 알려져 주변을 숙연하게 하고 있다. 용산구청에 따르면 흉기를 휘두른 조카 A군과 그 동생 B군 모두 ‘심한 장애’ 등급으로 분류된 발달장애를 갖고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28일 유가족과 이웃의 설명을 종합하면 A군은 어릴 때 부모가 이혼한 뒤 아버지와 남동생, 조부모, 고모 손씨와 함께 서울 용산구 청파동의 한 주택에서 살았다. 그러나 5년 전 아버지가 지병으로 갑작스럽게 숨지고, 지난해 할머니까지 여의게 되면서 A군 형제를 돌보는 일은 고모 손씨의 몫이 됐다. 이들은 기초생활수급자로 의료, 주거, 생계, 교육 급여 대상이었다.
고모 손씨는 생전 조카들을 헌신적으로 돌봤던 것으로 전해졌다. 조카들의 사실상 유일한 보호자였던 손씨는 매일 같이 형제를 등교시키고, 치료 센터를 데리고 다니며 거의 24시간 동안 가까이서 돌봤다고 한다. 유족들은 “친엄마도 그렇게는 못할 만큼 아이들과 붙어살며 애지중지 길렀다”며 “자신이 버는 돈도 모두 조카들의 교육과 치료에 아끼지 않고 썼다”고 말했다.
하지만 중증발달장애 조카들을 손씨 혼자 돌보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었다. 유족들은 무엇보다 한 시간에 10여 만원씩 드는 특수교육이나 운동 프로그램 비용이 문제였다고 말했다. 그래서 손씨는 장애인활동지원 관련 교육을 받은 뒤 조카들의 전담 활동지원사가 됐다. 활동지원사는 일상생활이 어려운 중증장애인들을 돌보기 위해 이동 보조와 방문 목욕 등 서비스를 지원하는 인력인데, 시급은 1만1000원이 겨우 넘는다.
손씨는 장애인센터에 조카들의 활동지원사로 정식 등록해 한 달에 수백 시간씩 돌봄 노동을 인정받았고, 대가로 받은 급여를 다시 조카들을 돌보고 치료하는 데 사용했다. 유족은 “기초생활 급여만으로는 모자라니, 자기가 활동지원사로 받은 돈까지 보태가면서 아이들에게 무엇이라도 가르치고 싶어 했다”고 말했다.
손씨의 헌신적인 돌봄에도 형제의 장애는 쉽게 호전되지 않았다. A군은 2018년 구립 장애인복지관에서 언어, 미술 치료 등을 받았지만 큰 차도는 없었다고 한다. 특히 A군이 사춘기에 접어들면서 통제는 더욱 어려워졌다. 인근 주민은 “아이들이 사춘기가 오고 덩치도 커지면서 보통 사람들도 제대로 다루기 힘들어졌다”고 말했다.
유족에 따르면 A군이 고모를 살해한 것도 태블릿PC로 게임을 못 하게 하자 우발적으로 벌어진 사건이라고 한다. 경찰 관계자는 “촉법소년은 원래 조사가 끝나면 석방 후 보호자에게 인계하는 게 원칙이지만, A군을 보호자에게 인계시 사고가 발생할 수 있어 입원 조치했다”고 설명했다.
https://naver.me/5mgyKvRN
빈소에서 <한겨레>와 만난 유가족은 “고모가 훈계의 의미로 태블릿 게임을 못하게 한 것 같다. 폭력적인 게임을 했던 것 같다”며 “아이들은 고모와 친했고 말도 잘 들었는데 이런 일이 벌어졌다”고 말했다.
ㄱ씨는 조카들을 복지관과 치료센터 등에 보내며 치료·교육에 힘썼다. 유족들은 평소 ㄱ씨가 조카들이 게임에만 몰입하지 않도록 독서와 일기 쓰는 시간 등을 나눠 지도했다고도 했다.
하지만 2020년 코로나19가 확산하며 상황은 악화됐다. 초등학생이었던 두 조카는 학교에 가지 않는 날이 길어졌고, 바깥 활동은 극도로 제한됐다. ㄱ씨와 자주 소통하며 지원을 도왔던 한 장애인 단체 활동가는 “ㄱ씨가 코로나 때문에 나가지 못해 답답하다는 말을 했다. 예전엔 행사 참여도 자주 했는데 코로나 이후 잘 보지 못했다”며 “바깥 활동을 못하니 아이들도 게임 외엔 탈출구가 없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https://naver.me/5nPsJCKV
지난 27일 서울 용산구 청파동에서 12세 조카가 휘두른 흉기에 숨진 고모 손모(41)씨가 생전 장애가 있는 조카 형제를 애지중지 보살피며 헌신했던 것이 알려져 주변을 숙연하게 하고 있다. 용산구청에 따르면 흉기를 휘두른 조카 A군과 그 동생 B군 모두 ‘심한 장애’ 등급으로 분류된 발달장애를 갖고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28일 유가족과 이웃의 설명을 종합하면 A군은 어릴 때 부모가 이혼한 뒤 아버지와 남동생, 조부모, 고모 손씨와 함께 서울 용산구 청파동의 한 주택에서 살았다. 그러나 5년 전 아버지가 지병으로 갑작스럽게 숨지고, 지난해 할머니까지 여의게 되면서 A군 형제를 돌보는 일은 고모 손씨의 몫이 됐다. 이들은 기초생활수급자로 의료, 주거, 생계, 교육 급여 대상이었다.
고모 손씨는 생전 조카들을 헌신적으로 돌봤던 것으로 전해졌다. 조카들의 사실상 유일한 보호자였던 손씨는 매일 같이 형제를 등교시키고, 치료 센터를 데리고 다니며 거의 24시간 동안 가까이서 돌봤다고 한다. 유족들은 “친엄마도 그렇게는 못할 만큼 아이들과 붙어살며 애지중지 길렀다”며 “자신이 버는 돈도 모두 조카들의 교육과 치료에 아끼지 않고 썼다”고 말했다.
하지만 중증발달장애 조카들을 손씨 혼자 돌보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었다. 유족들은 무엇보다 한 시간에 10여 만원씩 드는 특수교육이나 운동 프로그램 비용이 문제였다고 말했다. 그래서 손씨는 장애인활동지원 관련 교육을 받은 뒤 조카들의 전담 활동지원사가 됐다. 활동지원사는 일상생활이 어려운 중증장애인들을 돌보기 위해 이동 보조와 방문 목욕 등 서비스를 지원하는 인력인데, 시급은 1만1000원이 겨우 넘는다.
손씨는 장애인센터에 조카들의 활동지원사로 정식 등록해 한 달에 수백 시간씩 돌봄 노동을 인정받았고, 대가로 받은 급여를 다시 조카들을 돌보고 치료하는 데 사용했다. 유족은 “기초생활 급여만으로는 모자라니, 자기가 활동지원사로 받은 돈까지 보태가면서 아이들에게 무엇이라도 가르치고 싶어 했다”고 말했다.
손씨의 헌신적인 돌봄에도 형제의 장애는 쉽게 호전되지 않았다. A군은 2018년 구립 장애인복지관에서 언어, 미술 치료 등을 받았지만 큰 차도는 없었다고 한다. 특히 A군이 사춘기에 접어들면서 통제는 더욱 어려워졌다. 인근 주민은 “아이들이 사춘기가 오고 덩치도 커지면서 보통 사람들도 제대로 다루기 힘들어졌다”고 말했다.
유족에 따르면 A군이 고모를 살해한 것도 태블릿PC로 게임을 못 하게 하자 우발적으로 벌어진 사건이라고 한다. 경찰 관계자는 “촉법소년은 원래 조사가 끝나면 석방 후 보호자에게 인계하는 게 원칙이지만, A군을 보호자에게 인계시 사고가 발생할 수 있어 입원 조치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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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소에서 <한겨레>와 만난 유가족은 “고모가 훈계의 의미로 태블릿 게임을 못하게 한 것 같다. 폭력적인 게임을 했던 것 같다”며 “아이들은 고모와 친했고 말도 잘 들었는데 이런 일이 벌어졌다”고 말했다.
ㄱ씨는 조카들을 복지관과 치료센터 등에 보내며 치료·교육에 힘썼다. 유족들은 평소 ㄱ씨가 조카들이 게임에만 몰입하지 않도록 독서와 일기 쓰는 시간 등을 나눠 지도했다고도 했다.
하지만 2020년 코로나19가 확산하며 상황은 악화됐다. 초등학생이었던 두 조카는 학교에 가지 않는 날이 길어졌고, 바깥 활동은 극도로 제한됐다. ㄱ씨와 자주 소통하며 지원을 도왔던 한 장애인 단체 활동가는 “ㄱ씨가 코로나 때문에 나가지 못해 답답하다는 말을 했다. 예전엔 행사 참여도 자주 했는데 코로나 이후 잘 보지 못했다”며 “바깥 활동을 못하니 아이들도 게임 외엔 탈출구가 없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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