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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퀴즈] 매일 등굣길 아이들에게 빵을 무료로 나눠주는 사장님.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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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10.21 15: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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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재석 슈트빨이 쥑이데예" 빵식이 아재 우여곡절 상경기 [뉴스원샷]


“하이고, 마. 심장이 벌렁벌렁거려서 죽는 줄 알았어에. 서울까지 가는 데 화장실을 몇 번이나 간 줄 아십니꺼? 여섯 번이라예, 여섯 번. 서울은 차가 우째 그리 밀리는지. 40분이나 지각했어예. 촬영이예? 몰라예. 하나도 기억이 안 나예. 뭐라뭐라 한 것 같은데, 벌써 끝났다 하대예. 근데 유재석은 참말로 멋있더예.”

경남 남해에서 서울까지 자동차로 4시간 남짓 거리. 새벽 5시에 출발했다는 그는 오전 11 40분이 돼서야 강남의 한 카페에 들어섰다. 조명 들어오고 몇 마디 주고받다 1시간이 훌쩍 지났고, 그 길로 내려왔다. 이렇게 우왕좌왕하는 사이, 남해 ‘행복 베이커리’ 김쌍식(47) 대표의 우여곡절 상경기(上京記)는 끝이 났다.

20일 방영되는 tvN 프로그램 ‘유키즈 온 더 블럭’에는, 유재석을 만나고 싶어 13년 만의 서울 나들이를 감행한 남해의 빵집 아저씨가 출연한다. 유재석을 만나고 돌아온 뒤 그는 “소원을 이뤄 행복하다”고 말했다. 주위와 행복을 나눠 행복하고 소원 같은 사람을 만나 더 행복한, 행복 빵집 아저씨의 사연을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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빵식이 아재


김쌍식씨는 빵 굽는 남자다. 2019 10월부터 남해초등학교 골목 어귀에서 작은 빵집을 하고 있다. 남해에서 김씨는 ‘빵식이 아재’로 통한다. 2020년 6월부터 등굣길 아이들에게 날마다 공짜 빵 70100개를 내놓고 있어서다. 전날 팔고 남은 빵이 아니다. 새벽마다 아이들에게 줄 빵을 새로 굽는다.

가난했던 어린 시절이 사무쳤을까. 빵집 앞에 내놓은 선반엔 ‘아침밥 굶지 말고! 하나씩 먹고 학교 가자. 배고프면 공부도 놀이도 힘들지요’라고 적혀 있다. 어렸을 적 그는 늘 배가 고팠다. 밥 못 먹고 학교 가는 날이 밥 먹고 가는 날보다 많았다. 김씨는 고등학교 2학년 때부터 제빵을 배웠다. 아마도 그때였을 게다. 빵 가게를 열면 학교 가는 아이들에게 빵을 나눠주겠다고 작정했던 게.

그는 지금 월세에 산다. 11평(약 36㎡) 남짓한 가게도, 가게 4층의 살림집도 월세다. 그런데도 부지런히 빵을 구워 나눠준다. 그가 빵 봉사에 나서는 단체는 12곳. 여기저기 나눠주는 빵이 1년에 2000만 원어치가 넘는다. 그의 몸무게는 54㎏이고, 결혼하지 않았다.

중앙일보는 6월 30일 그의 선행을 보도했다. 화제는 됐지만, 요즘 말로 ‘돈쭐’을 당하진 않았다. 마침 남해에 장맛비가 쏟아졌고, 코로나 확산세가 이어졌다. 남해를 찾는 발길이 뚝 끊겼다. 외지에서 주문이 들어오긴 했다. 하나 그는 모두 거절했다. 혹여 빵이 상할까 싶어서였다..



의인이 된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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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보도 이후, 방송국에서 출연 요청이 쇄도했다. 10건은 확실히 넘고, 20건은 안 되는 것 같다. 그러나 그는 라디오 프로그램 전화 인터뷰 한 건과 남해까지 찾아온 방송 프로그램 한 건만 빼고 출연을 거절했다. 그는 낯선 곳을 잘 가지 못 한다. 오래전부터 앓던 공황장애 때문이다. 가슴이 주체할 수 없이 뛰어, 처음엔 심장에 이상이 있는 줄 알았단다. 13년 전 마지막으로 서울에 올라갔던 이유가 심장 전문의를 만나기 위해서였다. 심장에 문제가 없다는 건 그때 알았지만, 공황장애가 있다는 걸 안 건 그로부터 몇 년 뒤다. 요즘도 정기적으로 병원에 다니며 약을 타 먹는다.

“난 달라진 게 없거든예? 근데 동네 사람들은 아니라예. ‘출세했더니 달라졌네’ 해싸며 자꾸 딴죽을 겁니더. 이것저것 달라기도 하고, 옛날엔 안 그랬는데 변했다 하기도 하고... 진짜 내가 변했을까예? 속상해예. 신문에 괜히 나왔나 봐예.”

두 달쯤 전 늦은 저녁 그가 신세 한탄을 늘어놨다. 통화를 끝내고, 그가 무척 외롭구나 생각했다. 오죽했으면 멀리 있는 기자에게 하소연했을까. 물론 해줄 수 있는 건 없었다.



행복 여행


그가 거절한 방송 프로그램 중엔 ‘유키즈 온 더 블럭’도 있었다. 김씨는 그게 제일 아쉬웠다. 유재석을 정말 좋아해서였다. 담당 작가가 코로나 사태 이후 지방 촬영을 못 하고 있다고 했다. 인연이 안 되나 보다 했었는데, 9월 다시 작가로부터 전화가 왔다. “유재석씨가 사장님 상 받은 기사를 읽으셨대요. 꼭 보고 싶어 하십니다.”

‘뭐라꼬? 그 유재석이 나를 보고 싶어한다꼬?’ 그날 이후, 김씨는 잠을 제대로 못 이뤘다. 며칠을 고민하다 13년 만의 상경을 작정했다. 남해에 사는 지인이 기꺼이 동행해주겠다고 했다. 병원을 찾아가 “약을 두 개 먹어도 되느냐” 묻기도 했다. 의사가 시키는 대로 하나만 먹고 출발했지만, 긴장감은 떨칠 수 없었다. 서울 가는 길, 여섯 번이나 휴게소에 들렀다.

“유재석이요? 연예인은 연예인이데예. 저처럼 말랐는데, ‘슈트빨’이 쥑이데예. 얼굴도 주먹만 하고예. 정신이 하나도 없어서 ‘사진 찍자’ 얘기도 못 했다 아닙니꺼. 방송국에서 사진 안 찍어줬으면 사진 한장 없을 뻔 했심더. 그래도 사고 없이 마친 게 어딥니꺼.”

핸드폰 너머 그의 목소리는 한껏 들떠 있었다. 세상 모두가 불행을 말하는 시절, 행복한 남자의 행복한 여행을 전할 수 있어 행복하다. 아침마다 아이들이 행복한 표정으로 빵을 받아갈 때 그는 제일 행복하다고 했다. 행복은 의외로 가까이 있다.


https://n.news.naver.com/mnews/article/025/0003142790?sid=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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